윤병화 세경대학교 기획처부처장

▲ 윤병화 기획처부처장

우리나라는 1995년 교육 개혁 이후 학교운영위원회 구성, 교육감 선거제 등 지속적인 교육의 자율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는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에 대해 더 이상 정부가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학교의 자율권이 강화될수록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다. 이러한 학교 운영의 투명성 및 책무성은 대학정보공시제도의 도입으로 이어졌다.

정부에서는 대학정보공시 포털사이트인 대학알리미를 통해 2008년 12월 1일부터 대학의 학생, 교육․연구성과, 대학재정․교육비, 교육여건, 대학 운영 등을 공시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정보공시제도는 대학의 모든 정보를 공시하면서 대학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공해 대학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한편, 교육 수요자에게 알 권리를 보장해 유리한 대학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즉, 대학정보공시는 대학의 기능과 관련된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해 대학 운영에 구성원의 민주적 참여를 촉진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대학정보공시는 대학의 지표를 총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국 대학 현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공급자인 대학 중심의 교육에서 수요자인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되면서 대학은 학생을 고객으로 인식하고 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정량적인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하지만 대학정보공시가 일률적이고 정량적인 형식에 맞춰지는 획일적인 내용과 역량 및 잠재적 발전 가능성이라는 질적 가치가 배제된 평가라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개별 대학에서 자의적 해석해 정보를 부풀릴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대학정보공시를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대학정보공시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학정보공시의 총괄관리기관인 대학정보공시센터는 대학알리미를 관리․운영하는 기관으로 전체 대학 정보공시사업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학정보공시센터가 정확한 지침과 매뉴얼을 보완․제시해 각 대학의 정보공시담당자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꾸준히 교육과 연수를 실시한다면 대학 간의 경쟁이 아닌 상호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둘째, 일원화 시스템을 구축한다. 대학의 각종 평가 지표는 대학 존립문제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지표관리체계가 일원화돼야 한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대학 구조개혁 평가) 및 한국대학평가원의 대학기관평가인증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정량적 지표는 대학정보공시시스템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교육편제단위 표준분류 시스템 등이 있다. 이 밖에 학과 분류체계도 통계청의 국제표준교육분류(ISCED),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교육편제단위 표준분류체계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이원화된 평가지표 및 학과 분류체계를 통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정보공시시스템에서 모든 관리체계를 통합한다면 대학 관계자 및 학생들의 혼선을 막을 수 있다.

영월의 세경대학교는 지난 2016년부터 3년 연속 대학정보공시 운영협력대학으로 선정됐다. 전국 공시대상 대학 중 세경대학교는 타 대학과의 협력체계 구축 및 정보공시에 관한 연구활동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방의 소규모 대학이지만 대학정보공시를 통해 학생, 학부모, 산업체를 위한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요즘 지방의 대학들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하지만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대학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세경대학교도 그런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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