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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기고
[대학通] 기업가형 대학 되기(Being an Entrepreneurial university)유상훈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획처 선임행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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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2  21: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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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에서는 ‘가치창출대학’ 또는 ‘기업가형 대학’이라는 개념이 각광받고 있다. 관련 서적들이 출간되는가 하면, 비전 선포식이나 총장 인터뷰를 통해서도 왕왕 언급된다. 더금더금 힘을 얻으며 대학 공통의 비전이라도 되려는 듯한 모양새다.

가치창출대학이란 문자 그대로 바람직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대학이다. 고등교육법 제28조의 교육·연구·성과확산·사회공헌 등은 가치 그 자체이면서 동시에 가치창출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가형 대학은 가치창출대학과 동일시되기도 하는데, ‘산업계·정부·지역사회 등과 활발히 소통하며 지식·기술의 이전·사업화와 창업(창직) 등을 통해 먹거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경제성장에도 기여하는 대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산출(output)을 넘어 결과(outcome)와 영향력(impact)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가치창출대학보다는 구체적이고 진전된 개념으로 보인다.

기업가형 대학의 대표 사례는 미국의 스탠퍼드대다. 스탠퍼드대는 학문 전 분야에 걸친 뛰어난 교육·연구 수준을 자랑하며, 기업가정신이 존중받고 창업(창직)이 장려되는 자유로운 문화적 환경(cultural milieu)에서 혁혁한 성과들이 현현되고 있어 실리콘밸리의 산파이자 브레인으로 상찬되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몇 년 전 화제가 됐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동문이 세운 기업의 수는 4만여 개(구글·넷플릭스·시스코·나이키·HP 등), 창출한 일자리와 연 매출액은 각각 540만 개와 2조7000억 달러에 이른다. 또 스탠퍼드대 출신이 세운 비영리단체도 3만 개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손재권 매일경제 실리콘밸리 특파원의 저서 <파괴자들>에 따르면 슈퍼 개인(super-individual)이 된 스탠퍼드대 교수와 학생들이 기부금으로 고마움을 표시한다는데, 한 해 1조원이 넘는다는 기부금은 연구와 창업 지원에 쓰인다니 참으로 훈훈한 선순환 구조다.

그런데 탁월한 것은 드물고 어려운 법이다. 누구나 기업가형 대학이 될 수는 없다. 일단 확실해 보이는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보자.

첫째, ‘기업가’라는 레토릭에 혹해 수익성만 좇는다고 기업가형 대학이 될 리는 없다. 부실한 교육과 연구에서는 절륜한 기술이나 지식이 나오기 어렵고, 탄탄한 기초가 없는 창업(창직)은 사상누각이다. 다만, 기업가형 대학은 ‘이공계’의 전유물은 아니다. 국내 한 대학이 운영하는 IC-PBL(Industry-Coupled Problem Based Learning)에 모든 전공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이유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도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을 강조한 바 있다.

둘째, 탐스런 열매는 단시간에 영글지 않는다. 오늘날의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도 씨줄과 날줄을 엮으며 수십 년의 성숙 과정을 거쳤음을 명심하자.

셋째, 신뢰에 기반을 둔 자유가 중요하다. 스탠퍼드대 총장을 지낸 존 헤네시 알파벳 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소한 것까지 관리하지(micromanage) 않고, 교수와 학생들이 흥미를 갖는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비공식적이지만 스탠퍼드대의 모토는 ‘자유의 바람이 분다’다.

요컨대 기업가형 대학은 구성원 각자의 역량을 최고도로 발휘하도록 북돋는 학풍 속에서 교육·연구·성과확산·사회공헌 등의 제 기능을 빈틈(lacuna) 없이 탁월하게 수행해 높은 수준의 가치창출을 하고 있을 때 비로소 허여되는 영예라고 할 수 있다. 대학들의 롤모델이자 비전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올여름은 너무 더웠다. 상쾌한 갈바람을 기다리며 ‘트리플 헬릭스 모델(Triple Helix Model)’ ‘지식생산의 제2양식(Mode2 knowledge production)’ ‘지식 트라이앵글(Knowledge Triangle)’ 등의 관련 논의들을 공부해두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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