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국 지음 《소확행》

3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 청년 실업률 사상 최대 등 유래 없이 팍팍한 삶의 현실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은 잘 살고 있다, 행복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한 삶의 여유를 즐기는 휘게 라이프, 한 번뿐인 인생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욜로족, 빈둥빈둥 놀고먹으며 일할 생각이 없는 청년무직자 니트족, 물건도 사지 않고, 해외여행도 다니지 않고, 정치에도 관심 없는 초식생활을 하는 니트족 등이 열풍처럼 불어오곤 하는 젊은이들의 삶의 모습을 잘 말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잘 사는 게 어떤 것이냐고? ‘잘 사는’ 것은 ‘잘사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재산을 많이 갖고 떵떵거리며 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니까. 잘 사는 것이란 행복한 삶을 가리키는 게 아닐까 싶다. 행복은 모든 이들이 바라는 소망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사람들은 입으로는 행복을 되뇌면서 더 많이 갖는 일에만 매달린다. 돈, 명예, 권력 따위를 많이 가질수록 행복도 덩달아 늘어날 것처럼 행동한다. 그렇지 않다. 소유의 양과 행복의 양은 별 상관이 없다. 그것은 잘살게 해줄지는 몰라도 우리를 잘 사는 곳으로 인도하진 않는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기분이 드는 상태’를 뜻한다. 흐뭇한 기분을 가지려면 먼저 기쁜 일이 있어야 한다. 풍광이 빼어난 모로코 해변을 걷는 것, 값비싼 선물 받는 것, 행운의 추첨에 당첨되는 것, 시험에 합격하는 것…. 이러한 좋은 일들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일이 살면서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하루 일과를 가만히 살펴보면 24시간 중에 아마 30분도 채 안 될 것이다. 그저 그런 일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만약 기쁜 일만 행복이라고 여긴다면 행복의 총량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는 소확행의 자세가 필요하다.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가리킨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집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를 맡는 기분’ 등을 행복의 사례로 열거하면서 유행한 말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작고 소소한 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다. 따뜻한 모닝커피, 북적이는 지하철,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언제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당신이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의 커트라인을 너무 높게 설정한 까닭이다. 커트라인만 낮추어 작은 일상들을 기쁨으로 받아들인다면 행복하지 않은 일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느끼는 소소한 삶의 아름다움,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삶의 자세에 관한 짧지만 힘이 되는 글을 담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 나아가 이 세상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따스하게 채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배연국은 매일 아침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삶과 행복을 주제로 글을 쓴다. 검색보다 사색을 좋아하고 꽃과 물방울을 사랑한다. 글쟁이로 언론사에 30년째 몸담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기자상을 두 번 수상했다. (글로세움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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