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大인] 삶과 죽음의 경계 위 마지막 구원자 ‘하트세이버’
[전문大인] 삶과 죽음의 경계 위 마지막 구원자 ‘하트세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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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조민아 대원대학교 응급구조과 3학년(2018년 하트세이버 인증 수여자)
▲ 수여식에서 조민아씨(오른쪽)가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받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생명을 소생시킨 사람’을 뜻하는 ‘하트세이버’는 심정지가 온 환자를 구한 구급대원이나 일반인에게 주어지는 인증서다. 환자를 살렸다고 모두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 심전도·자발순환 회복 △병원 도착 전후 의식 회복 △병원 도착 후 72시간 생존의 3가지 사항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평가 기준이 까다로운 만큼 소방서 구급대원들도 인증서 수여를 큰 영광으로 여긴다. 구급대원이나 응급구조사를 목표로 하는 응급구조과 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대원대학교 응급구조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유진‧조민아씨는 최근 나란히 하트세이버 인증을 받았다. 각각 청주 동부소방서와 증평소방서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심정지 환자를 살려낸 것이다. 한 학교에서 동시에 두 학생이 표창을 받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응급구조과 학생이라면 하트세이버 인증은 누구나 다 받고 싶어하죠. 인증을 받고 나서 학교 친구들에게 어떻게 환자를 살렸는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등 많은 질문을 받았어요. 사실 심정지가 온 경우 살리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전에 병원에서도 현장실습을 했는데, 제 경험으로 병원으로 들어오시는 심정지 환자분들 중 살아서 나가신 분은 거의 없었어요.”(조민아)

▲ 정유진(좌), 조민아(우)씨.

심정지가 왔다는 것은 환자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때 구조대원의 조치는 무척 중요하다. 조민아씨가 환자를 살린 날은 2018년 새해 첫날, 1월 1일이었다. 새벽 3시께 심정지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곳에는 50대 남성이 의식 없이 누워 있었다. 한편 정유진씨는 2017년 12월, 심정지 환자인지 모르고 출동을 했다가 긴급히 조치를 취한 끝에 60대 남성 환자를 살렸다.

“환자의 아내분이 신고를 하셨어요. 환자분이 깨워도 의식이 없는 것을 보고 신고를 하셨던 거죠. 맥박과 호흡을 확인해보니 심정지가 맞더라고요. 그래서 반장님의 지휘하에 즉시 CPR을 실시했습니다. 심장이 발작을 일으키는 ‘심실세동’ 상태가 계속돼 전기 충격도 실시했어요. 겨우 환자분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고 곧 자발순환을 하시더라고요. 수액을 달고 환자분을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반장님께서 대원들에게 역할분담을 잘 시키셨고, 환자분도 비교적 젊고 평소 질병을 앓고 계시지 않아 가능했다고 생각해요.”(조민아)

▲ 정유진(오른쪽 세번째)씨가 수여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할 때는 방송으로 신고 내용이 알려지는데, 그날 출동할 때 처음에는 심정지 환자로 추정된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심정지 환자가 아니라고 공지됐어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심정지 환자가 맞았죠. 그래서 제가 급히 제세동기 등 기구를 가져왔고, 바로 심폐소생술이 이뤄졌어요. 환자분이 손자랑 놀아주다가 갑자기 심정지가 와 소파에 엎드려 의식을 잃으셨는데, 신고하신 아내분이 처음에는 장난이라 생각을 하셨더라고요. 심폐소생술과 기관 내 삽관 등의 조치를 취해 환자분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정유진)

생명을 살려 영광스런 인증을 받게 됐지만, 긴급 상황을 대하는 일이다보니 생명을 살리는 경험보다는 잃는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실습 과정에서 조민아‧정유진씨는 여러 차례 아픈 경험을 해야 했다.

“처음에 CPR을 실시했던 환자분이 돌아가셨을 때 저도 슬펐지만 보호자분들이 우시는 걸 보니 더욱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제발 살아라’고 생각하면서 가슴압박을 할 때도 많았습니다.”(정유진)

현재 조민아씨는 생명을 살리는 구급대원이 되고자 국가고시 등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정유진씨는 병원에 취업해 임상경력을 쌓으며 환자를 처치하는 방법을 더 공부한 뒤 구급대원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의료 쪽에서 일을 해보고 싶고, 제 성격상 동적인 일이 잘 맞을 것 같아 응급구조과에 진학했습니다. 앞으론 국가고시가 남아있고 내년 4월에 있을 소방공무원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요. 소방공무원 시험에 체력시험도 포함돼있어 준비할 게 많습니다.”(조민아)

“졸업 후에는 병원에 취업해 환자를 처치하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 경력직으로 구급대원이 되고자 해요. 병원에 인계하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처치를,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구급대원이 되고 싶습니다.”(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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