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재정·학생선발 대학자율 촉구

55주년 개교기념사, 2005년 세계 40위권 진입 선포

서울대가 인사와 재정, 학생선발 등 학교운영 전반에 걸친 대학자율성의 확보를 교육당국에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이기준 총장은 지난 15일 제55회 개교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기념사를 통해 "2005년까지 세계 40위권 대학에 진입하기 위해 우수교수 유치와 입시 및 학사제도 개편, 국내외 연구기관들과의 교류협력 강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자율성의 부재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세계 유수의 연구중심대학과 겨루기 위해서는 적어도 2010년께는 1조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예산 회계제도에서 벗어나 수익사업과 발전기금모금 활성화를 통해 재원을 다양화할 수 있는 독립회계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재정의 자율성과 함께 대학의 입학정원과 신입생선발, 교직원 인사 등에 대한 정부의 통제와 관여가 계속되는 한 서울대가 원하는 우수한 학생 배출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세계 수준의 연구대학에서 이러한 통제와 관여가 있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자율에 대한 책임 부분에 대해서 서울대가 충분한 역량과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며 "대학운영에 대한 자문 및 정책심의기구인 이사회(Board of Regents)와 민주적 대의기구인 교수평의회(Faculty Senate) 등의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2010년까지 서울대가 50개 학문분야중 적어도 30개 분야에서 세계최고를 차지할 수 있도록 성별 국적 출신교 등을 가리지 않고 훌륭한 연구 경쟁력을 갖춘 교수를 증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으며 교수 임용심사기준 강화는 물론 교수의 연간 업적에 기초한 특별연구비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총장은 "서울대 구성원들은 사회적 책무를 절실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자성을 촉구하고, "서울대는 `헌신과 봉사 덕목을 갖춘 리더쉽 있는 인재 양성'이라는 막중한 사회적 임무를 잊지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제 남은 1년의 임기동안 '대학의 자율과 책임원칙에 입각한 대학운영체제(governance system)' 정비와 장기발전계획의 기초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연구인력 부족과 열악한 연구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초학문 지원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e-캠퍼스 구축 등 디지털 사회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 변화도 함께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