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말뫼의 눈물, 구미의 눈물
[시론] 말뫼의 눈물, 구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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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수 본지 논설위원/ 순천향대 일반대학원 경영학 교수(창업지원단장)

우리나라와 지구의 정반대편에 있는 나라, 적도(Equator)의 나라 에콰도르에 우리나라 국제협력단(KOICA)에서 혁신센터를 하나 건립해주고 있다. 해외원조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의 창업과 기업가정신, 기술혁신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해 현지 일자리 창출과 지역혁신으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필자는 이 사업에서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t) 역할을 맡고 있다.

에콰도르는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이 공존하는 해발 2500mm 이상의 고산지대로 석유와 바나나, 카카오와 같은 천연자원이 주된 생산품으로 국제유가와 농작물 작황에 국가경제가 많은 영향을 받는 전형적인 천수답 경제다. 에콰도르 정부에서는 이러한 경제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기술과 지식위주의 산업경제구조를 이식하고자 대덕연구단지와 송도신도시 모델을 벤치마킹해 현지에 지식도시를 건설 중이다. 지식기반도시를 위한 청사진도 그렸고 추진회사도 설립했는데 정작 혁신을 담당할 주도 세력이 없다. 혁신의 주도세력은 누구인가? 바로 기업이다. 그것도 기술과 지식기반의 제조기업이다. 유감스럽게도 에콰도르는 50% 이상이 서비스업이고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12%). 혁신도시 청사진은 그렸는데 입주할 기업이 없어 도시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있다.

30시간이나 걸리는 한국에서 에콰도르를 가는 길은 여러 항공노선이 있지만 멕시코항공을 타면 도중에 멕시코 동북부의 소도시 몬테레이(Monterrey)에 잠시 기착한다. 인구 100만의 작은 도시 몬테레이는 기후나 자연환경이 척박해 오랫동안 발전하지 못한 도시로 국제선 항공기가 기착하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텍사스와 인접했다는 이점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이주하면서 멕시코 제3의 도시로 급성장을 한다. 2016년에 우리나라 기아자동차가 미주 시장을 노린 자동차 공장을 완공해 연 25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가면서 항공 노선도 바뀌어 국제선 항공기가 그곳을 들르게 됐다. 기업이 들어서니 모든 것이 따라오고 자연스럽게 일자리와 혁신이 동반됐다.

며칠 전 구미시장이 삼성전자에 구미를 떠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통령께서도 인도에서 삼성전자 경영진을 만나 국내 일자리를 위해 투자를 더 늘려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뉴스를 봤다. 기업이 주인이다. 일자리 창출자고 혁신의 당사자다. 에콰도르는 큰 기업은 대부분 국영 석유회사이거나 대형 유통업체라고 한다. 내로라하는 대형 제조업체가 없다. 한국과 같은 지식과 기술기반의 혁신을 모방하고 싶지만 주도적으로 추진할 기업이 없다. 멕시코의 척박한 시골 도시는 지정학적 이점으로 인한 기업들의 이주로 갑자기 활력 넘치는 국제도시로 변했다. 주인공은 바로 기업이다.

구미의 운명은 삼성전자에, 군산의 운명은 GM대우 자동차에, 거제도의 운명은 조선사들에 크게 의존한다. 우리는 15여 년 전의 스웨덴 소도시 말뫼를 기억한다. 북유럽 조선업의 상징인 말뫼의 대형 크레인이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매각되면서 스웨덴 조선업의 종말을 아쉬워하던 말뫼 사람들의 눈물 말이다. 구미의 눈물, 군산의 눈물이 없어야 한다. 혁신을 하고 싶어도 기업이 없어 혁신을 못하는 다른 나라의 끔찍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기업이 있다가도 사라지는 비극을 기억해야 하겠다. (물론 말뫼는 조선업에서 다른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기업의 존재의미를 되짚어보자. 기업이 역동적으로 창업하도록 하고, 맘껏 성장하도록 하고, 세계로 뻗어 나가도록 하자. 기업은 우리의 생활이요, 편리함이요, 일자리이며, 기회다. 기업의 기를 살리자.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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