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욱 아주대 교수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아주대가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광학 소재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해 디스플레이 소재 및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상욱 아주대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는 차세대 광학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소재 및 필름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안정성이 높고 효율이 뛰어나 앞으로 LED를 비롯한 디스플레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연구 성과는 소재 분야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테리얼즈(Advanced Optical Materials)>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 제목은 ‘높은 안정성과 넓은 색 영역을 갖는 혼합 양이온 CsxRb1-xPbX3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및 필름 개발(Development of Mixed-Cation CsxRb1–xPbX3 Perovskite Quantum Dots and Their Full- Color Film with High Stability and Wide Color Gamut)’이다.

김 교수와 홍기하 한밭대 교수(신소재공학과), 임상혁 고려대 교수(화공생명공학부)가 함께 참여했다. 아주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백승민, 김성훈 씨는 공동 제1저자로, 석사과정 노재영 씨는 제2저자로 참여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압력이 가해질 때 전기를 발생시키는 압전소재로 최근에는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는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외부 에너지를 받아 기존 소재 대비 높은 효율의 빛을 낼 수 있는 덕에 발광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우수한 양자 효율과 좁은 파장 너비로 인해 기존의 광원 재료보다 뛰어난 색 재현율을 보인다. 즉 양자 효율이 우수해 입사된 빛의 양에 비해 발광하는 빛의 양이 많고, 파장 너비가 좁아 더 선명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적색·녹색·청색의 3가지 원색을 혼합해 여러 색상을 표현하는데, 원색의 파장 너비가 좁으면 색을 더 선명하게 나타낼 수 있고 덕분에 훨씬 많은 색상을 구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특성 덕에 페로브스카이트가 미래 디스플레이의 유망 소재로 떠올랐다. 

하지만 기존의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은 빛과 열 그리고 수분에 매우 취약해 소자화(application)하는 데 한계를 보여 왔다. 게다가 페로브스카이트의 ABX3결정은 매우 불안정해 쉽게 상(phase)이 변하거나 분해되기 때문에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김상욱 교수 연구팀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의 구조에 변화를 줬다. 이미 알려진 기존의 무기 발광 페로브스카이트 구조(CsPbX3)에서 세슘(Cs) 이온보다 크기가 작은 루비듐(Rb) 이온을 세슘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혼합 무기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만든 것. 

연구팀은 이 구조의 물성을 측정해 우수한 양자 효율(파랑: 86%, 녹색: 93%)을 확인했다. 더불어 빛과 열에 대한 안정성 역시 기존 소재 대비 높은 것으로 증명됐다. 실험 결과 기존의 소재는 100℃ 오븐 안에서 1시간 안에 빛이 사라졌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80% 이상 발광효율이 유지됐다. UV 안정성 실험에서도 기존 소재는 24시간 후 20% 수준으로 효율이 감소했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90% 이상의 효율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광학적 성능이 뛰어나고 수분 투과율이 극히 적은 고분자 재료(cyclic olefin copolymer, COC)를 필름 소재로 도입, 물속에서도 안전한 디스플레이 필름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세슘과 루비듐을 혼합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불안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페로브스카이트의 상업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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