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종료 앞두고 구성원 거센 반발에 '사면초가'

4선 연임 가능성 두고 경희대 구성원들 반발 거세지고 있어
“29일 이사회서 총장선출 방식 결정돼야 정상적 절차 가능해”

▲ 경희대 본관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경희대 현 총장이 11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총장의 4선 연임 여부를 두고 대학 구성원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경희대 구성원들은 대학 발전을 위해 적합한 총장선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지난 2006년 13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14년에도 연임이 결정되면서 오는 11월 23일까지 15대 총장으로서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인원 총장은 임기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후 거취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경희대 구성원들은 조 총장이 또 연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총장선출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지난 7월부터 경희대 법인과 대학평의원회는 관련 논의를 거치고 있다. 하지만 법인과 평의원회가 차기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 각자 안을 내놓았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실무회의가 수차례 이뤄졌음에도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

현재 경희대 내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13일 사학과 교수진 9명은 대학평의원회가 제시한 안을 지지하며 현 총장이 차기 총장직에 불출마할 것을 요구했다. 또, 20일 외국어대학 교수진은 성명을 통해 “12년 동안 우리는 대학 운영의 총체적 부실을 경험했다”며 “현 총장이 이러한 과오를 책임지지 않고 차기 총장직에 출마한다면 퇴진 및 불출마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희대 A교수는 “원래 법인이 총장을 임명한 후 교수들이 해당 총장후보자에 대해 신임투표를 진행해 총장 선출의 정당성을 얻었다. 하지만 현 총장은 14대 총장으로 임명될 때부터 신임투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게다가 15대 총장으로 선출될 때는 교무위원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총장에 선임됐다”면서 “이렇다보니 현 총장은 총장으로서의 정통성을 구성원들로부터 얻지 못했고, 2014년도 말부터 대학과 구성원들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고 주장했다.

A교수는 “대학의 부서 및 보직자들이 너무 많아 효율적인 행정 운영이 어렵고 불필요한 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개편 계획은 부재하다. 이처럼 총장의 리더십에서 비롯된 대학 내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역대 총동문회장 모임인 경희대 총동문회 고문단은 지난 20일 결의문을 통해 조 총장의 4선 연임을 반대하는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이사장은 그동안의 파행에 대해 사과하고 대학평의원회의 총장선출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합의 수용하라”며 “시대정신에 입각한 정당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총동문회는 학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정부, 언론, 사회단체 등과 함께 총장 및 재단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구성원들은 2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학평의원회가 만장일치로 제안한 안이 수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B교수는 “현 총장의 임기가 11월 말까지다. 9월 초에는 총장선출 과정이 시작돼, 10월 말에는 차기총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2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적법한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시간상 정상적인 총장선출 절차를 밟기 어렵고, 현 총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희대 구성원들의 주장에 대해 법인 측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영일 경희학원 이사장은 “이사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쟁점화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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