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예산 9조9537억원, 지난해보다 4550억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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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재정 당초 계획보다 2천억 삭감, 공영형 사립대 예산은 전액 미반영

유초중등은 6조 증가, 전문가 “고등교육재원도 법제화돼야”

▲ 2019년도 교육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단위 : 억원, %)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내년도 고등교육 분야 예산이 9조9537억원으로 편성됐다. 지난해 대비 4550억원이 늘었으나 당초 대학가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증가율은 보이지 못했다. 특히 국정과제인 공영형 사립대 예산은 전액 삭감되면서 이를 준비해오던 대학가에서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28일 ‘2019년도 교육부 예산안’을 75조2052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 본예산 68조2322억원보다 6조9730억원(10.2%) 늘어난 교육부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인 9.7%보다 약 0.5%p 높은 수준이다.

교육부는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을 두고 △공교육 투자 확대를 통한 국민 부담 경감 △고른 교육기회 보장 및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 △대학의 혁신 역량 제고 및 자율성 강화 △선취업·후학습 및 평생직업교육 훈련 혁신 등에 중점을 뒀다. 고등교육에는 등록금 동결 등 대학재정의 어려움을 고려해 올해 9조4987억원에서 4550억원 증액된 9조9537억원을 편성했다. 교육부 측은 “최근 5년간 최대 증가율(4.8%)을 보였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고등교육 예산은 0.4%, 1.1%, 2.3%씩 증가해왔다.

현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평생·직업교육에는 1496억원이 증액된 7420억원이 편성돼 전년 대비 25% 이상 늘었다.

■ 5개 사업 통합한 대학혁신지원사업, 국립대 육성지원 중점 = 일반재정지원과 국립대 육성 등 정부 기조에 맞춰 예산도 두 분야에 힘을 실은 모양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자율역량강화(ACE+) △특성화(CK) △산학연계(PRIME) △인문(CORE) △여성공학(WE-UP 등 5개의 특수목적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일반재정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 운용에 있어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되 성과지표에 따른 이행 중심의 성과 평가 등을 통해 공적 재원의 책무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5688억원으로, 기존 5개 사업의 사업비 4447억원에서 28% 증액됐다. 전문대는 기존 특성화전문대학육성(SCK)사업비 2508억원에서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비로 2908억원이 배정됐다. 교육부 측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식창출의 원천인 대학이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국가 혁신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국립대도 예산이 확대됐다. 전체 국립대 대상으로 지원하는 국립대혁신지원(PoINT)사업비가 2018년 800억원에서 2019년 1504억원으로 704억원 늘었다. PoINT 사업은 2017년 2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600억원, 올해 700억원으로 해마다 큰 규모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이 사업을 통해 국립대 전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대학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의 고등교육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진과 석면 등으로부터 학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국립대 시설확충 비용도 눈에 띈다. 국립대 내진보강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4997억원, 석면제거에 2018년부터 2027년까지 총 2204억원이 투입된다.

모든 학생에게 고른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원하는 국가장학금도 예산이 늘었다. 내년도 국가장학금 예산은 3조9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억원 증가했다. 아울러 교내근로 시간당 단가가 기존 8000원에서 8350원으로 인상됐고 교외근로 선발인원도 4만 명에서 4만6000명으로 늘린다. 2022년까지 대학생기숙사 5만 명 확충을 위해 1180억원의 예산도 지원된다.

신기술 개발과 지역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학 산학협력에도 전년 대비 713억원 증가한 2925억원이 편성됐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대학의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발굴·확산하는 LINC+사업 지원 규모는 2532억원으로 확대하고 대학이 보유한 연구 성과물과 특허 등 창의적 자산을 활용한 대학발 기술이전 사업을 확산하기 위해 BRIDGE+사업도 전년대비 32% 증가한 165억원이 편성됐다. 올해 10개교로 시작한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은 내년 20개교로 늘릴 방침이다.

기초연구 지원 확대를 위한 학술연구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691억원 증가한 8502억원이 편성됐다. 대학중점연구소·인문한국(HK), 사회과학연구(SSK) 등 인문사회 연구소지원을 개편하고 338억원의 예산을 배정한다. 국가 R&D 규모 증가와 연구자의 자율성 확대에 걸맞은 책무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 및 학회 등 학계의 연구윤리 확립 활동에도 10억5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 기대보다 적은 증액, “고등교육도 교부금 필요” = 전 부문에 걸쳐 예산이 늘었지만 대학가는 당초 기대했던 규모보다는 적다는 입장이다. 유·초·중등처럼 법적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교부금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됐다.

대학가의 이목이 집중됐던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일반대 기준 5688억원으로 배정됐다.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통해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된 대학들에 지원된다. 자율개선대학 수는 120개교이며 계산식의 포뮬러가 있으나 단순 배분으로 계산하면 1개교당 약 47억원씩 지원받게 된다. 여기에 교육부가 일부 역량강화대학에도 일반재정을 지원하겠다고 해 지원금액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대학가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대학당 50억원씩, 총 6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확보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 교육부도 이번달 초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업무설명서에 대학혁신지원사업 내년도 예산을 7120억원으로 잡았다. 김민희 대구대 교수는 “자율의 여지를 줬기 때문에 대학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처음에는 한 대학당 90억원 이야기도 나왔고, 50억원 이상은 예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줄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힘을 싣고 있는 국립대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는 건 같았다. 교육부의 같은 자료에는 당초 예산으로 2000억원이 배정돼있었다. 지난해에도 국립대 PoINT 사업에는 1000억원이 배정됐다가 200억원이 삭감된 바 있다. 증액 규모는 많이 됐으나 절대적인 값이 정부 기조에 비춰보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양석조 충남대 기획처장은 “(예산이) 많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원래 취지에 합당한 규모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국립대 네트워크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고등교육 분야 공약이었던 공영형 사립대는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교육부는 당초 일반대 3개교, 전문대학 2개교 규모로 81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었다. 김명연 공영형 사립대 추진 협의회 정책위의장은 “정부안은 나왔지만 어찌됐든 12월까지는 조정이 가능하니 계속 요구할 것”이라며 “국정과제니까 청와대와 국회를 통해 공영형 사립대 시범사업 예산이 상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령에 의해 예산이 대폭 증가한 유·초·중등과 비교했을 때 고등교육에도 교부금 형식의 예산 배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됐다. 내년도 유·초·중등 예산은 59조8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2024억원이 늘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세수증가 등에 따라 2018년 본예산 49조5407억원 대비 6조2024억원 증액된 55조7431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수가 늘어난 것에 연동해 예산도 증가했다는 의미다.

법에 의해 예산 확보 비율이 정해진 유·초·중등과 달리 고등교육은 강제성이 없어 해마다 협상을 되풀이해야 한다. 예산 확보의 안정성이 떨어져 교육분야의 투자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은 매번 제기돼왔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전체적으로 교육부 예산이 많이 증가했지만 지방교육재정이 6조원이나 늘었기 때문에 고등교육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고등교육의 재정도 법제화해서 안정적인 재원확보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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