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단계 가결과에 이의신청 냈지만 적용된 건 없어, 설명도 부족

대학가 “절차 때문에 하는 이의신청, 왜 하나”
교육부 “위원들이 다 검토, 특별하게 점수 변경할 건 없었다”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대학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가 3일 발표됐지만 대학가의 반발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각 대학이 제출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학가에서는 “이럴 거면 왜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가결과를 발표한 교육부는 24일부터 28일까지 대학별로 이의신청을 접수 받았다. 그 결과 이의신청 대상 대학 86개교 중 일반대 19개교, 전문대학 10개교 등 총 29개교가 이의신청을 했다.

이번 이의신청은 대학에서 제출하면 이의신청처리소위원회가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진단관리위원회가 심의·결정한 뒤 대학구조개혁위원회가 최종 결과를 확정한다.

대학들은 이의신청 기간 동안 자체적으로 짐작한 점수보다 현격히 낮은 점수가 나온 지표, 1단계와 달리 2단계 때 점수가 감소된 지표 등에 대해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에 의하면 이의신청 시스템도 지표별 내용만 쓰게 돼있고 기타 항목을 쓸 수 있는 별도의 항목은 없다.

그러나 29개교가 신청한 이의제기에 대해 아무런 결과 변동이 없자 대학가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1단계 가결과 이후 접수한 이의신청에서도 60개교가 이의를 신청했지만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최종결과에서 목원대·수원대·평택대가 예비 자율개선대학에서 제외되고 배재대·영산대·우송대가 최종 자율개선대학이 됐지만 이는 이의신청의 결과가 아니라 부정비리 패널티가 반영된 결과였다.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이어 2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의 1,2단계까지 이의신청으로 인한 변화가 눈에 띄지 않자 대학가에서는 “형식적인 절차 아니냐”고 지적한다. 위의 기획처장은 “이의신청할 때도 애초에 기대도 안했다”며 “(교육부도) 해야 되니까 한 거 아니겠나”고 전했다.

심지어 이의신청에 대한 교육부의 답변을 듣기도 전에 최종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의신청 절차에 대한 허탈함을 감추지 못한 곳도 있었다. 또 다른 기획처장은 “교육부는 항상 똑같다. 1단계 이의신청때도 공정한 심사를 했다고만 했지 이렇다 저렇다 설명이 없었다”며 “교육부에서 쇼를 하는 것 같다. 안하면 안 되는 과정이니까 억지로 하는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아예 이의신청을 안 한 대학도 있었다. 이의신청 대상 대학 중 한 대학의 평가팀장은 “1단계 가결과 이후 이의신청기간 때 수십 쪽의 이의신청서를 냈는데 교육부에서 ‘편람에 준하여 이상 없이 평가했다’는 일률적이고 형식적인 답변만 왔었다”며 “그 때 할 말을 잃었다. 이번에도 똑같을 것 같아서 이의신청을 안했다”고 설명했다.

대학가에서는 결과 수정의 여부를 떠나 해명이라도 해달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대학의 기획처장은 “우리가 다른 대학에 비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그래서 얼마나 점수가 깎인 건지를 알려줘야 되는데 이의신청을 해도 이의에 대한 설명도 없고 왜 안 받아들여지는지 이유도 알 수가 없다”며 “대학 명은 가리더라도 전체 점수라도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의신청을 받고 위원님들이 다 검토를 했다”며 “검토 결과 특별히 점수를 변경할 만한 대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