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주 경북전문대학교 유아교육과 학생(18학번)

나에게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뜨거운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12박 13일의 베트남 해외봉사 프로그램이었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 지금부터 그 솔직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도록 하겠다.

중학생 때에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나라의 아이들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경북전문대학교에 입학을 준비하면서 대학 자체개발 해외봉사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고아원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꼭 참여하고 싶어서 접수 기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봉사단 선발공고를 보고 봉사단에 지원해 면접을 보던 날, 얼마나 떨었는지 모르겠다. 합격자 발표 날 선발 문자를 받고서는 꿈만 같았다. 대학 생활에 지치고 힘들었던 시기였기에 봉사단 선발은 나를 기쁨과 기대로 가득 차게 해줬다.

선발된 18명의 봉사대원들은 학과 특성을 살려 알차고 쉽게 배울 수 있는 과정들을 준비했다. 나는 유아교육과의 특성에 맞는 풍선아트와 색종이 접기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유아교육과 학생이 나 혼자라는 사실에 겁이 나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아직 배운 건 이론이 대부분인데’ 생각에 두렵기도 했지만, 모처럼 주어진 기회에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자고 다짐했다. 인천에서 하노이, 하노이에서 껀터 공항으로 향했다. 껀터대 교수님 한 분과 학생 몇 분이 늦은 시간임에도 밝은 얼굴로 맞아주셨다.

만난 지 10분도 안 돼서 영어를 이리저리 맞춰가면서 껀터대 학생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다음날부터 봉사가 시작됐고 껀터대 학생들과 함께 어린이들을 만나게 됐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다음날 봉사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마쳤다. 저녁마다 150개 정도의 풍선을 다른 봉사단원들과 함께 불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즐겁게 도와준 단원들에게 항상 고마웠다.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등 낯설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매일이 새로운 이벤트 같았다. 나를 쳐다보고 있는 맑은 눈, 친해지고 싶어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천사들을 만나는,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던 행복이었다.

숙소로 돌아올 때 몸은 지쳤지만, 다음날 사람들을 만나면 다시 힘이 솟아올랐다. 그 힘으로 하루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했다. ‘내가 지금 학생이라면 외국인 선생님이 어떻게 가르쳐줘야 쉽고 재미있어 할까?’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내 마음이 전해졌는지 잘해보려고 열심히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나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나 어려운 공부라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베트남 고아원에서 아이들은 티 없이 맑은 눈동자로 쳐다보며 우리를 졸졸 따라오기도 했다. 정말 예쁘고, 소중한 아이들이었다.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고아원에 있을까?’라는 생각에 울컥했다. 그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함께 놀 듯이 봉사활동을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고, 봉사의 깊은 의미를 알게 된 것 같다.

참여하는 내내 매일 매 순간 웃을 수 있었고, 앞으로의 대학생활과 나의 성장에 크나큰 밑거름이 되는 시간이었다. 이 기회를 많은 학생들이 꼭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사회봉사협의회와 경북전문대학교 총장님, 함께 봉사에 참여해준 김경환 교수님 등 18명 봉사단원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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