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장보다는 ‘특기‧적성 살린 진로’ 선호 현상 뚜렷…학생‧학부모‧교사 시선 이전과는 달라져
대부분의 학과 수능 요구하지 않지만…인기학과 ‘간호학과’ 최저학력기준 있어 주의 필요

▲ 지난달 동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19학년도 전문대학 수시모집 고교 교사 입학설명회 및 대학별 입학상담'에 1200여 명의 수도권 고교 교사들이 참석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허지은 기자] 전문대학 수시 지원자의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자신만의 특기와 적성을 살려 진로를 정하려는 학생과 이를 지원하는 학부모의 성향이 매년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111만3236만명의 지원자가 수시를 통해 전문대학의 입학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만 봐도, 직업교육을 바라보는 달라진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전문대학 ‘전통의 강호’인 항공과 실용예술, 간호, 방송‧영상 관련 학과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전문대학의 특성화 학과들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증가세에 있다. 권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입학설명회, 입학정보 박람회에서도 학생‧학부모, 교사들의 뜨거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달 18일 동서울대학교 국제교류센터에서 열린 ‘2019학년도 전문대학 수시모집 고교 교사 입학설명회’에는 약 500개교의 수도권 고등학교에서 1200여 명의 교사가 입학 정보를 듣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각 대학의 위치를 비롯해 보건계열 등 취업에 유리한 강세 학과에 대한 부분이었다.

지난달 25일부터는 이틀간 동양미래대학교에서 ‘2019학년도 수시 수도권 전문대학 입학정보 박람회’가 이어졌다. 권역별 박람회임에도 불구하고 학생‧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양일간 1만1000여 명(25일 5800여 명, 26일 5200여 명)의 학생‧학부모‧진로교사 등이 찾아와 전문대학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장을 찾은 학생‧학부모들은 전문대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 높은 취업률과 관심 학과를 들었다. 일반고에 재학 중인 3학년 김예진‧신지원 학생은 “항공서비스 관련 학과에 관심이 있는데, 전문대 중 이와 관련된 학과가 많아 박람회장을 찾았다"며 “전문대에 진학하면 취업도 빨리 할 수 있고 전문대가 취업률이 높아 전문대 진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실습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박현숙씨는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는 전문기술이 있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 전문대 입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재직자전형으로 일반대에 가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학 모집 정원을 분석해보면 인기와 사회 수요를 반영하듯 간호‧보건 계열이 21.5% 수준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기계‧전기전자 △호텔‧관광 서비스 △회계‧세무‧유통 등 순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취업률 80%를 넘긴 △가톨릭상지대학교 △거제대학교 △경북보건대학교 △군산간호대학교 △기독간호대학교 △농협대 △삼육보건대학교 △영진전문대학교 △인천재능대학교 △조선간호대학교 △춘해보건대학교 △한국승강기대학교 등 12개 대학 역시 인기 학과가 강점인 대학들로 포진됐다.

황보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전문직업인 양성에 특화된 직업교육으로서, 높은 취업률이 보장되는 전공분야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반대와는 다른 전형 특성도 이러한 전문대 인기 상승 견인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대는 2019학년도에 전체 정원 34만8834명의 76.2%만을 수시로 모집하지만, 전문대학은 정원 20만4896명 중 86.6%의 인원을 수시로 선발한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 전문대 입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수험생에게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69.9%(14만3145명)를, 면접전형으로 10.6%(2만1689명)를, 서류전형으로 10.1%(2만600명) 등을 이번 수시에서 선발한다. 수능보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수시모집 전형유형별 모집인원 현황

안연근 전문대교협 진로진학센터장은 “내신이 좋은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전문대학 입시 전형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좋은 지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인기학과인 간호학과 등 보건계열을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학들이 있으니, 이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문대학=非수능’이라는 공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절대 아니므로 수험생들은 지원 전 모집요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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