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숙 총장은 "35년의 재직 기간 중 3주간의 2차 평가 준비 기간이 우리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가장 열심히 일한 기간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한양여자대학교는 두번의 진단 끝에 2018 대학 기본역량진단 결과 자율개선대학으로 최종 선정됐다.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초연결 시대, 이보숙 한양여자대학교 총장의 대학 운영 핵심 전략은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통한다. 대학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건학이념과 교육목표를 수호함으로써 대학의 정체성을 지키는 동시에, 이를 현대적 관점과 방식으로 풀어내 교과에 적용했다. 또한 학과 간 연결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구성원들과 함께 대학의 문제점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새로운 해결방안을 도출함으로써 서로 다른 학과의 목소리가 하나의 지향점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과 간 교육의 연결과 구성원 간의 연결로 한양여자대학교의 새로운 비전을 그려가고 있는 이보숙 총장을 만나봤다.

- 총장 취임 3년째를 맞았다. 그간의 소회를 밝힌다면.
“리더의 역할은 조직과 개인의 역량을 잘 발휘하게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우리 대학은 특성화전문대학육성(SCK)사업 선정, 사회맞춤형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LINC+) 선정, 교육부 지정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유치 및 관리인증기관 선정, 일학습병행 듀얼공동훈련센터 선정 · 운영 및 A등급 평가, 전문대학 최초 산학협력단 평가 A등급, K-MOVE 해외취업연수 최우수기관(A등급) 선정 및 2017 일자리창출 청년해외진출 분야 대통령표창 수상 등의 실적을 이뤄냈다. 나름대로 대학의 기본 역량을 충실히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교육부의 기본역량 진단 1차 평가에서 선정되지 못하자 우리 대학 전체 구성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다행인 것은 1차 평가 후 구성원 간 비난이나 책임을 묻는 소리보다는 위로와 서로 간의 격려로 2차 평가를 준비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35년의 재직 기간 중 3주간의 2차 평가 준비 기간이 우리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 가장 열심히 일한 기간으로 기억된다. 2차 평가에서는 재단의 책무성 평가가 있었는데 재단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셨다. 결과적으로 2차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았다. 대학 구성원 모든 분께 감사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상황이 그동안 우리 대학이 놓쳤던 것을 체크하고 전체 구성원들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우리의 성과를 알리고, 다른 대학들과 나누는 한편 다른 대학들로부터도 더 열심히 배워오는 노력을 할 것이다.”

- 35년간 한양여자대학교와 함께했다. 오랜 시간 지켜봐온 한양여자대학교는 어떤 대학인가.
“우리 대학은 많은 것을 갖고 있는 대학이다. 또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 우리 대학의 성과는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사학의 역량은 3개로 나뉜다. 대학 자체의 역량, 재단의 역량, 사회에서의 포지셔닝이 그것이다. 대학 자체 역량은 객관적으로 전문대 중 우수한 학생이 들어오고 있고, 역량 뛰어난 교수님들이 많으시다. 산학연계 활동에도 교수님들이 적극적이다. 재정지원사업을 제외하고 한 해 60억원 정도의 산학활동 수입이 발생하는데, 총 100건 정도 된다. 우리 대학의 교수님이 180여 분이시니까, 적어도 두 분 중 한 분은 산학활동을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대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교육시설도 우수한 편이다. 대학 자체의 역량에 있어 3박자인 학생‧교수‧인프라에 대한 역량은 갖춰져있는 것이다. 또 우리 대학을 든든하게 지원하는 재단이 있다. 이사장님 역시 한양여자대학교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한양대나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처럼 잘 키우고 싶어하신다. 사회에서의 포지셔닝은 두 갈래로 나눠서 본다. 하나는 입학 부문으로, 수험생이나 교사 부모님들이 한양여자대학교를 우수한 전문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하나인 사회진출 부문을 보면 우리 학생들 나가서 못한다는 소리 안 듣는다. 자신의 역할을 잘한다. 우리 대학이 산업현장에서는 우수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돼 일반재정지원을 받게 된다. 앞으로의 대학 발전계획을 듣고 싶다.
“현재 한양여자대학교는 기존에 수립된 ‘비전 2020’에 입각해 움직이고 있다. 벌써 2019년이 앞에 와있어 이제 ‘비전 2025’를 수립하려 한다. 이를 위해 2016년에 ‘미래전략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이후 24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대학 및 학과별 상황을 분석하고 도출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등 심도 있게 진행됐다. 조직의 특징과 성공 혹은 실패한 사례들, 지난 2년간의 대학상황 및 환경변화 상황을 처절하게 짚어본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과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 대두, 강사법, 우리 대학의 강점인 민관산학협력 강화 등을 반영할 생각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의 본질인 교육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중장기 발전계획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역량을 발휘할 ‘실력이 매력인 대학’으로 지속 성장하는 것이다.”

- 건학정신과 교육목표에서 인성을 중시하는 대학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바른 인성을 함양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 대학의 건학정신인 ‘사랑의 실천’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인 ‘창의’를 결합해 2년 전 ‘창의인성센터’를 세웠고 올해 이를 ‘창의인성교육원’으로 격상시켰다. 창의인성교육원에서는 △인성역량교육 △직업기초능력 향상 교육 △창의교육 △융합전공교육 등을 전담한다. 또 창의와 인성에 대한 과목이었던 ‘사랑의 실천’ 비교과를 정규과목으로 전환해 인성 교육을 강화했다. ‘사랑의 실천’은 4가지 교육목표를 2개의 교과목으로 만든 것으로, ‘사랑의 실천 리더십과정’과 ‘사랑의 실천 팀플과정’으로 나뉜다. 교재도 자체 개발했다.”

- 인문사회계열, 자연과학계열, 공학계열, 예‧체능계열까지 다양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계열‧학과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대학 운영 전략은 무엇인가.
“먼저 다양한 학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대의 역할과 거리가 먼 것이 아님을 밝히고 싶다. 일부에서는 전문대가 한 계열을 특성화해야 한다고들 말씀하신다. 그러나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를 보면 일반대처럼 다양한 학과로 이뤄져있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며 잘 운영되고 있다. 혁신은 인문학적 소양에서 나온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융합’이다. 쉽게 말하면 ‘연결’이다. 다양한 학과가 연결되는 데 있어 우리 대학이 인문계열을 포함한 다양한 학과를 갖고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 2016년 한양여자대학교가 복수학위제도를 전문대 중 최초로 도입해 ‘융합전공’을 구축했다. 4개 전공이 있고 이 중 비즈니스사무지원 과정은 주로 인문 및 예체능 계열 학생들이 듣는데, 이 과정을 들은 학생들의 졸업 이후 상황을 추적 조사한 결과 100% 취업이 됐다. 전문대 중 ‘경영과’라는 이름으로 된 과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모든 업무 영역에서 경영학적 지식은 필요하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경영을 연결해 가르쳐야 한다. 그러한 융합전공이 있으려면 대학 내 경영과가 있어야 한다. 글로벌 시대에는 다양한 언어의 지식도 필요하다. 이러한 학과들이 자체적으로도 잘 운영되는 한편 다른 과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연합하고, 다양한 계열의 과를 종합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과들의 활동을 다른 학과로 연결하는 전략도 취하고 있다. 한 예로, CJ프레시웨이와의 산학협력은 식품영양과에서 시작한 것이었는데, 이제는 디자인 계열과도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여러 과를 두루 발전시켜 왔다.”

- 한양여자대학교의 인바운드 글로벌 역량과 아웃바운드 글로벌 역량이 궁금하다.
“2017년 한양여자대학교가 해외취업분야 일자리 창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K-MOVE 사업으로 싱가포르와 일본 호텔에 학생들을 취업시키고 있다. 표창을 받은 것은 싱가포르 해외취업 활동을 인정받은 것인데, 우리 학교 학생들이 싱가포르의 5성급 이상 호텔에 취업하고 있다. 현재 우리 대학은 K-MOVE 사업을 13기째 운영 중이며, 해외취업연수기관 최우수 A등급을 3년 연속 받았다. 해외취업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취업시켰나보다 취업한 직무의 성장 가능성과 취업 유지율이다. 우리 대학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에 취업한 학생들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취업자 중 60%인 160여 명이 아직 현지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다. 또 호텔 특성상 초봉은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직급 상승에 따른 임금상승이 높은 편이다. 우리 대학은 아웃바운드 분야뿐 아니라 인바운드 분야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교육부 지정 교육국제화 역량인증제’ 유치 및 관리인증기관으로 2017년 선정됐고 2019~2020 정부초청 외국인 전문학사 장학생 수학대학으로도 선정됐다. 앞으로 외국인 유학생에게 수준 높은 교육으로 대한민국 전문대학의 위상을 전 세계로 알려 나가겠다.”

- 총장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인재상은.
“모든 시대에 걸쳐 인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성이다. 그리고 여기에 실력도 갖춰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실력은 잘 알려진 ‘4C 핵심역량’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바로 소통(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이다. 인성과 4C 핵심역량을 갖춘 실력 있는 인재가 이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 최용섭 본지 발행인(좌)과 이보숙 총장이 한양여자대학교의 연혁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 이보숙 총장은…
서울대에서 식품영양학과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이학박사를 했다. 1984년 한양여자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로 부임해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평생교육원장을 맡았고,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식품영양연구소장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양여자대학교 교무처장을 역임했고, 2015년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 최용섭 주간 / 사진 = 한명섭 부국장 겸 사진부장 / 정리 =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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