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 주기ㆍ보험료 갱신ㆍ휴대폰 구입ㆍ정기예금 등 다양

서울대‧전북대‧중앙대‧한양대 교수 ‘갑질’ 민낯 드러나
박경미 의원 “갑질은 엄연한 범죄…교육부 실태조사해야”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도를 넘는 대학교수의 ‘갑(甲)질’이 여전히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교수는 조교에게 개밥을 챙겨주라고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다른 교수는 지도학생의 인건비를 가로채 자택 공기청정기·휴대폰을 구입한 것도 모자라 정기예금을 들기도 했다. 학생의 장학금을 빼돌린 사례도 있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감사자료(2017년~2018년 7월)에 나타난 교수 ‘갑질’의 민낯을 공개했다.

전북대 A교수는 연구년 기간 중 출국 후 조교에게 개밥을 챙기라고 지시했다. 귀국 후에는 논문지도 학생들이 선물전달 목적으로 마련한 회식장소에서 조교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하고, 유리잔까지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쥐꼬리’ 수준인 학생의 인건비를 빼돌린 경우도 있었다. 서울대 B교수는 대학 사회발전연구소 발간 영문학술지 편집장직을 수행하면서 석사과정 대학원생의 인건비 일부와 인쇄비 명목의 사회발전연구소 지원금 등을 ‘편집장 수당’으로 조성하도록 지시해, 매월 45만원씩 본인 계좌로 이체했다. 이러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최소 1170만원 상당의 금액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B교수는 연구보조원인 학생이 지급받은 인건비 516만2400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후, 본인 소유 자동차 보험갱신 비용 77만원에 사용했다. 또한 △자택 공기청정기 구입 △손목시계 수리 △자동차 보험갱신비 납부 △가족용 선불휴대폰 구입 △축·조의금 지급 등 총 99건 등을 본인의 사적용도 사용했다. 본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333만원을 지불하도록 했다.

중앙대 C교수는 수백 차례에 걸쳐 학생의 인건비를 빼돌렸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 참여한 학생이 박사과정을 졸업하기까지 참여한 21개 연구과제 등에서 지급된 학생인건비ㆍ연구수당ㆍ장학금 등 1억6072만원 중 9400만원을 총 96회에 걸쳐 인출해 사적으로 사용했다. 

또한 2008년 3월~2016년 10월까지 연구과제에 참여한 석·박사과정 및 수료생 20명에게 지급된 학생인건비 중 1억8334만원을 194회에 걸쳐 인출했다. 그리고 총 10회에 걸쳐 자신명의 생활비 계좌로 2870만8056원을 이체하고, 총 22회에 걸쳐 1억3000만원을 자신명의 다른 계좌로 송금해 신규계좌 3개에 나눠 정기예금까지 했다. 이런 식으로 총 3억4204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양대 D교수도 학생의 인건비를 착복했다. 그는 2012년 7월~ 2017년 8월까지 15개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소속 학생연구원 21명의 인건비 및 출장비 등 4억1554만원 중 3735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이렇게 본인 대외활동비 등으로 총 1억4782만원을 사용했다. 

학생들의 장학금까지 가로챈 사례도 있었다. 전북대 E교수는 무용학과 학생 4명에게 전북대학교발전지원재단의 장학금을 신청하게 했다. E교수는 장학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1000만원을 학과 총무 통장으로 모은 후 서울 소재 모 의상실에 송금하도록 지시했다. 

근절되지 않은 대학가 ‘교수 갑질’에 대해 박경미 의원은 “‘갑질문화’가 아닌 엄연한 ‘범죄’”라고 지적하며 “교수 ‘갑질’ 문제에 대한 교육부의 철저한 실태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통해 교수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는 대학문화가 자리 잡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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