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교체기, 구성원 갈등, 역량진단 후폭풍 속 등판…소통 바탕으로 문제해결 기대

“대학기본역량진단, 어쩔 수 없지만 지방대에 극히 불리”
“4차 산업혁명, 글로벌 역량 강화 등 전략으로 제2의 도약 기틀 마련하겠다”

[한국대학신문 구무서 기자] 천안과 충남지역의 신흥 명문대로 도약하던 남서울대는 최근 변화의 기로에 섰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 역량강화대학에 위치하면서 자존심에 타격을 입었고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10년 넘게 대학을 이끌어오던 공정자 총장도 물러났다. 교육과 대학경영 대내외적으로 위기가 닥친 셈이다,

지난달 21일에 취임한 윤승용 총장은 스스로를 ‘구원투수’라고 표현했다. 대학이 당면한 문제를 단순히 봉합하는 수준을 넘어 제대로 해결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중간계투가 아니라 마무리투수로서 매조지를 담당하겠다는 의미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의 후폭풍,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악화, 리더십 교체기, 학내 갈등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윤 총장의 비책은 무엇일까. 13일 남서울대 총장실에서 윤 총장을 만났다.

- 남서울대 총장으로 오게 된 계기가 있나?
“교육현안에는 늘 관심이 있는데 총장직을 처음에 제안받고 여러 채널로 학교를 들여다봤다. 남서울대는 개교한 이래로 교수 선발이나 학생 선발 때 거대한 비리도 없고 지역대학 치고는 규모도 크고 캠퍼스가 잘 갖춰져 있었다. 잠재력이 있어보였다. 내가 제의를 받았을 때 대학기본역량진단이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온 상황이었고 교육부 특별감사가 실시되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좋은 대학인데 여건이 맞지 않아 위기에 처해있다고 생각했고 나도 도전해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왔다. 제2의 도약을 이룰 만한 여건은 충분히 있는 것 같다.”

- 올해 대학가 최대 이슈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이다. 총장께서는 이 정책을 어떻게 보고 있나?
“나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보지만 현재 정부가 대학 재정에 상당부분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대학 구성원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의 정부 개입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하지만 교육부의 평가 잣대에 맞추기 위해 대학 본연의 위상이 매몰된 채 수익성과 효율성만이 강조되는 점과 대학의 자율성이 과다하게 침해되는 점 등은 큰 문제다. 아울러 대학평가가 지방대에 극히 불리하게 적용되는 점도 시급히 개선돼야한다.”

- 대학 기본역량 진단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현재 대학발전평가단을 만들어 내부 분석 중이다. 우리가 1주기 때 평가를 잘 받았다보니 2주기에는 약간 안일했던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역량강화대학은 재정지원제한대학과 달리 기존처럼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학교 차원에서는 이번 결과를 계기로 3주기 때는 원상회복을 넘어 더 훌륭한 평가를 받겠다.”

- 남서울대의 특성화 전략은 무엇인가?
“남서울대가 지향하는 특성화 핵심은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이다. 4차 산업은 4차 산업혁신추진단을 발족해 이 분야를 총괄하고, 가상증가현실학과 대학원과정, 드론교육원 등을 설립했다. 드론은 현재 대학교육용으로는 가장 넓은 1만4000m²의 대규모 비행실습 교육장도 마련돼있다. 그 결과 국토교통부로부터 드론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천안시와도 드론산업 발전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시대를 앞서나가기 위한 우수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는 미국·영국 등 6개 국가 7개 대학과 협정이 체결된 글로벌 복수학위 프로그램과 특성회된 글로벌 전공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특히 치위생학과는 세계 최초로 치위생학과 박사과정을 개설하며 학생들을 세계적 인재로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진학률 저하로 입학자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나 등록금은 약 10년 째 동결돼 대학 재정난은 날로 악화되는 추세다. 대학 재정난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우리 대학의 예산 규모는 1200억원대인데 다른 사립대와 비슷하게 등록금이 대부분 재정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 재정 확보를 위해 다음 세 가지에 포인트를 맞춰 노력해 나가려고 한다. 먼저 산‧관‧학 연계 확대를 통한 외부 연구비 확충에 진력할 예정이다. 4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지식정보관은 다양한 연구에 적합한 컨벤션시설, 국제회의장, VR 연구시설, 비즈니스호텔까지 갖춰 여러 형태의 협력 사업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유관한 기업체 및 국가기관 등과 연계하는 공동연구 등을 통해 연구비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역사회 및 동문 등과의 적극적 연계로 기부금 유치, 안정적 재정 확보도 도모하겠다. 우리 대학은 그동안 안에서 양적‧질적 규모 성장을 위한 투자에 주력하다 보니 여타 대학에 비해 재단 적립금이 적은 편이다. 이제 우리 대학도 연륜이 쌓인 만큼 졸업생이 사회 중견인력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이 점을 고려해 동문과 유대 관계를 강화해나갈 것이다.”

- 우리 사회 화두 중 하나가 청년 문제다. 총장께서 진단하는 청년 문제의 원인과 해법, 대학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한국사회가 봉착한 최대의 난제는 청년문제다. 취업난, 혼인기피, 주거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모든 문제의 출발은 취업난이다. 청년 취업난은 글로벌 경제난에다 한국사회가 3,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환해가는 변환기라는 점 등이 중첩돼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문제, 특히 취업난은 단순한 청년 일자리 창출로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기본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의 확보와 직업군 간의 수익격차 축소 등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북유럽 국가는 의사나 변호사나 교사나 용접공의 생활수준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고소득자들에게 그만큼 더 세금을 물려 저소득층의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해주는 제도가 정착돼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청년들은 대기업 구직난, 시화공단은 청년층 구인난에 허덕이는 현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 등을 감안하면 청년문제 해결은 대학사회만이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이슈다. 사회 전부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 취임 전 총장 선임을 두고 학교 내부에서는 갈등도 있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건가.
“지난해 10월 교수협의회가 창립된 이래 학교 측과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 올해 들어서는 설립자 일원으로서 장기간 재임해온 총장이 물러나는 리더십 교체기에 이 갈등이 좀 더 증폭됐다. 부임해보니 지난해부터 여러 채널로 학교 측과 교협 간에 대화가 진행돼오다 중단된 상태였다. 상황을 파악해보니 기독정신에 기반한 학교발전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해결책에 대한 견해차가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갈등 증폭의 가장 큰 원인은 소통부재가 아닐까 싶다. 취임 일성으로 전 교직원 이메일 서신을 통해 ‘소통과 혁신’을 내세우고 공식적으로 교협에 대화를 제의했다. 다행히 교협이 대화에 응해 첫 상견례를 했고, 곧 두 번째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이뤄져온 대화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의 성실에 입각해 대화해 나가면 충분히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소통강화를 위해 교협 측에도 보직문호를 개방하는 등 이른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대연정’ 수준의 ‘협치’를 펴나갈 계획이다.”

- 남서울대 총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남서울대는 지금 3대 위기를 겪고 있다. 하나는 리더십 교체기, 또 하나는 대학기본역량진단으로 인한 위기, 또 하나는 구성원 간 갈등이다. 내가 구원투수 역할로 온 만큼 이 문제들을 봉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게 목표다.”

▲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이 윤승용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윤승용 총장은…
1957년 전북 익산 출생. 1985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을 거쳐 올해 우석대에서 명예 문학박사를 받았다. 1985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워싱턴특파원, 정치부장을 지냈으며 2005년부터 국방홍보원장,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 대통령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2015년에는 서울시의 폴리텍 대학 격인 중부기술교육원장을 지내 교육에 몸을 담았다. 저서로는 ‘신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비자금이란 무엇인가’ ‘실록 청와대’ ‘다시 원칙과 상식 위에 선 대한민국을 꿈꾸며’ ‘리더의 서재에서’ 등이 있으며 백상기자대상, 서울언론인상, 한국기자협회 한국기자상, 자랑스런 전언인상, 황조근정훈장 등의 상훈이 있다.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 / 사진 = 한명섭 부국장 겸 사진부장 / 정리= 구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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