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원 인하공업전문대학 교무처 (한국전문대학(교)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회장)

“이제 방학이면 한가해지겠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의 물음에 전문대학 교무행정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주변의 왜곡된 시선과 현실에 안타까움이 밀려오는 것은 어제 오늘 만의 일은 아니다. 

요즘 대학에서는 신입직원들을 만나볼 수가 없다. 대학의 재정악화로 신입직원 충원도 적지만, 그나마 어렵게 뽑은 신입직원들 중 교무행정 업무를 맡을 경우 얼마 버티지 못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나는 것을 보면 더욱더 씁쓸한 생각마저 든다.

대학의 여유로움은 찾아볼 수도 없는 지금, 모든 대학의 직원들은 어렵고 힘들다.

그중에 교무행정부서는 각종 평가지표에 기본항목을 맡는다는 이유로 일 년 내내 쉴 틈이 없다. 밀려오는 각종업무로 대학 내 기존 직원들조차도 기피하는 부서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교무행정 업무가 정말 녹녹한 일은 아닌 것이다.

2주기 기본역량 진단평가 준비에 밤낮없이 일하던 대학 행정직원이이야기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중압감을 버티다 못해 스트레스성 탈진 등의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으로 병원을 찾았다는 여러 매체를 통해 들을 때면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계속 반복돼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우리는 과거 10여 년간 대학의 체질개선보다는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 선정을 위해 쳇바퀴처럼 행정력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2주기 기본역량 진단평가 결과와 4년간 법안 유예라는 초유를 사태를 겪은 강사법 시행은 대학운영과 교무행정에 큰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당장 교무행정 담당자들은 강사법 시행 준비를 위해 몇 개월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대학은 규정개정부터 시작해 교육과정 운영계획, 많게는 수백 명 강사의 공개채용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과연 그 업무의 시작과 끝이 어디까지인지 깊은 한숨만 내 뱉고 있다.

그나만 한줄기 기대감은 현재 전문대학 교무입학처장협의회와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등이 공동으로 대학 강사법 실무운영에 필요한 TF를 구성하려는 목소리는, 모든 담당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으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인 지혜가 아닌가 한다.

직원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각종 평가 등으로 피폐해진 심신을 회복할 시간도 없이 새로운 학기를 맞았다.

단지 지쳤다는 이유만으로 제자리에 있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것이 변화를 통한 새로운 기회를 스스로 얻는 길이라 생각해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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