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루트 조사결과 치용규모 올해보다 13% 감소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던 2004년 채용시장이 내년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부진, 기업들의 투자규모 축소, 구조조정 등 각종 악재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던 올해보다 채용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상장·등록사 5백7개사를 대상으로 2004년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조사한 ‘2005년 채용전망’에 따르면 내년 채용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13%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 대상의 42.0%(213개사)가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21.3%(108개사)는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하는 등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이 63.3%(321개사)에 달했다. 채용규모는 1만6천764명으로 올해(1만9천274명)보다 13.0%나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같은 시기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9.2%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채용계획이 없는 기업’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채용계획이 없다’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63.3%)도 지난해(50.6%)보다 12.7%나 많아졌다.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도 36.7%(186개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시기 채용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이(49.4%)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채용계획 미정’인 기업들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결국 채용 여지를 남겨뒀던 기업들이 일찌감치 ‘채용계획 없음’으로 확정 지으면서 ‘채용 빗장문’을 아예 걸어둔 셈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36.7%의 기업들이 채용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그룹 계열사들이 2005년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이들 기업들이 예년 수준의 채용을 할 경우 채용감소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예년에 비해 적기 때문에 채용시장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2005년 ‘채용계획 없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업들이‘청년실업난 해소’ 차원에서 올해 신입 채용규모를 전년에 비해 크게 늘려 뽑았기 때문에 2005년 기업들의 채용여력도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채용 결산 조사에서 상장·등록사 174개사의 올해 채용인원은 2만4천393명으로 전년(2만688명)보다 18% 가량 늘어났다. 이런 증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올해보다 13.0%나 감소해 일시적인 증가에 그쳤다. 채용 견인차 역할을 하던 수출 중심 업종들마저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내년(2005년) 전 부문 업종별 채용기상도가 암울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기계·철강이 올해(2004년)보다 44.4%나 줄어들어 가장 많이 채용이 감소했다. 제약이 29.3%, 제조 20.7% 줄었다. 전기전자 업종마저 16.5%나 채용이 감소했고, 유통(-13.0%), 정보통신(-12.7%), 건설(-10.2%), 금융(-9.2%) 등도 10% 내외로 채용이 줄었다. 그나마 외식·식음료(-0.3%), 석유화학(-1.8) 등이 채용감소폭이 적었다. 결국 업종별로 채용이 증가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채용 규모별는 △전기전자(3408명) △외·식음료(2151명) △금융(1643명) △정보통신(1623명) △건설(1424명) △석유화학(1268명) 등의 순이었다. 2005년 대기업들이 대규모 채용보다는 필요한 인력을 그때 그때 채용하는 수시 채용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채용’을 하겠다고 밝힌 회사는 49.5%에 달했으며 ‘공개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 32.0%, ‘공개·수시채용을 병행한다’ 18.5% 등의 순이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채용시장이 올해보다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우리나라가 ‘고용 없는 성장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도 쉽사리 고용여력이 좋아지기는 힘들다”며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일자리 늘리기식의 근시안적인 방법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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