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통합 학위(디플롬,마스터), 학/석사 분리

오랫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던 독일 대학의 학위제도에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종전 디플롬과 마스터의 독특한 학위제를 고수하던 독일의 3천여 개 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분리한 학제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독일에서는 올해 학사나 석사과정에 등록한 학생이 전체의 10% 가량. 이는 유럽 내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이다. 지난 11일 독일 킬에서 열린 ‘2004 볼로냐협정’에서 에델가르트 불만 독일 교육부 장관은 “독일의 많은 종합 대학과 전문대도 국제경쟁이 불가피하며 국제적 학위제도로의 통일을 기반으로 점점 유럽대학에 근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사와 석사학위제의 도입은 학위를 받게 되는 학생들의 해외취업과 유학 등을 보다 용이하게 하자는데 있다. 학사와 석사의 분리학위제는 2003년 9월 베를린에서 40여 국가가 참석, 성공리에 진행됐던 베를린'볼로냐-프로세스' 내용의 주요 골자였다. 따라서 오는 2010년까지 40여 국가에서 학사와 석사가 통합된 디플롬과 마스터제도는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90년대 중반에 이미 보쿰 루대학과 아우그스부르그대학은 독일에서 처음으로 학사학위제를 도입했었다. 또한 독일의 경제와 공직분야에서 새로운 학위제도의 수용률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상승률을 보였다. 학사과정에 등록한 신입생과 재학생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기업이 신 학위를 얼마나 인정할지와 구직의 기회가 얼마나 될 것인가일 수 밖에 없다. 독일은 현재 2천9백여 개의 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학위제의 변화속도는 분야별로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국제적인 연결망을 가진 자연과학대학의 개혁은 다른 분야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법대와 의대, 사범대등 국가고시를 거쳐야만 하는 분야에서는 아직도 기존의 학위제를 고수하는 경향이 짙다. 공대의 엔지니어학과에서도 신 학위제의 도입을 실습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게 사실. 하지만 이같은 학사학위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풀브라이트 교육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90개 대학중 68%가 독일대학의 학사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일부 학부의 3년제 학사학위 인정문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델가르트 불만 독일 교육부 장관은 "독일 대학의 학사학위를 취득하면 유럽 각국의 대학에서 인정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대학중퇴율과 졸업연수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 '볼로냐협정'은 오는 5월 19일과 20일 양일간 노르웨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우니슈피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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