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남북 공동의 소통 플랫폼을 구축해보자
[시론] 남북 공동의 소통 플랫폼을 구축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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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숙 본지 논설위원/ 사이버한국외대 학장
윤호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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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북정상회담 및 고위당국자 간의 상호방문을 통해 남북 지도자끼리 화해의 의지를 굳히고 있는 등 남북관계가 과거와는 달리 그 어느 때 보다도 훈풍을 타고 있다. 민간 레벨에서 가장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남북이산가족상봉 행사는 지금까지 21번째인데 우리 정부가 내년에는 이를 더욱 활성화시켜 대면상봉 6회, 고향방문 3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산가족들의 연령이 초고령화돼 버린 지금, 남북 간 민간차원에서의 왕래와 교류가 더 이상 늦춰지면 그나마 실오라기처럼 근근이 이어져있던 혈연 간의 끈마저도 끊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공동체를 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원초적인 것이 혈연관계인데 이마저 유실된다면 앞으로 남북 간의 공동체 복원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이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산가족 2세, 3세들끼리의 상봉과 교류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북 간 공동체 복원 문제는 단순히 이산가족들 간의 문제로만 국한시켜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는 남북 주민 간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소통과 교류, 협력을 권장하고 촉진하는 방향에서 접근해 나가야 하는 문제다.

이제까지 서신교환과 상봉, 지극히 한정된 경제교류 등을 통해 이뤄져왔던 남북 간 기존의 소통 방식에 변화를 주는 새로운 접근 통로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 즉 남북 공동의 소통 플랫폼 구축을 검토해봄 직하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 플랫폼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전 세계는 지금 각 문화권ㆍ언어권ㆍ경제권 등에 따라 각자의 소통 플랫폼이 작동되고 있다. 영어문화권을 중심으로 한 페이스북은 전 세계 인구 4분의 1의 사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의 위챗은 약 8억5000만 명, 러시아의 VK(VKontakte)는 1억1000만여 명, 그리고 일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라인과 우리나라의 카카오톡 등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휴대전화만 손에 쥐고 있으면 전 세계 어느 나라의 누구와도 불편 없이 자유자재로 친구를 맺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세상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돼 언어의 장벽도 무너지고 있다.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서만 주로 이뤄져왔던 고전적인 아날로그 방식의 소통으로부터 온라인상에서의 소통방식으로 이미 훨씬 진화됐다. 이처럼 글로벌 환경은 온라인 매개체를 통해 지구촌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나가고 있다. 또 시대적 흐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남북 주민들 간의 공동체 복원 과정에 있어 온라인을 통한 소통 솔루션은 매우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이고 위력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지금의 남북 당국 간의 신뢰 구축과 교류 협력 분위기가 더욱 진전해 만약 장래 어느 시점에 삼성과 LG 등의 휴대전화 공장이 북한 땅에 들어서 생산을 개시, 북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 손에 휴대전화가 쥐어지는 날이 올 수 있다면, 남북 간 공동체 복원은 어쩌면 의외로 ‘이여반장(易如反掌)’이 될 수도 있다. 남북 당국자가 서로 공동 협의하에 우리 민족끼리 제2의 페이스북이나 제2의 카카오톡, 가칭 ‘어깨동무’ 앱을 개발해 보급한다면 그 긍정적인 파급효과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남북 주민들에 대한 동질성 교육 수단으로서 기존의 오프라인 교육기관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등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을 온라인 교육을 통해서 풀어나갈 수 있다. 이참에 남북 당국자 회담의 의제로 ‘온라인소통위원회’ 하나쯤 만들어놓고 여기에 남북 양측 간의 온라인 교육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남북 간 소통 기구를 ‘개통’하면 어떨까? 북한도 내부통신망인 인트라넷이 발달돼있고 이미 초등학교에서 원격수업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 그리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시기만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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