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섭 한국진로진학정보원 이사

진동섭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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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수시 1차 모집이 9월 28일 마감됐다. 올해 전문대학은 총모집인원 20만6207명(정원외 포함) 중 수시  모집에서 87%에 해당하는 17만9404명을 모집하며, 이중 75%인 13만4619명을 1차 수시모집에서 뽑는다. 총 모집인원 중 65%에 해당하는 인원을 이번 수시 1차 모집에서 뽑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가 수시 1차 모집이었다.

모집 결과를 두고 보면 올해 수시 1차 모집은 전체적으로는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어서 경쟁률 역시 예년과 비슷하다. 올해 수능 지원자가 지난해에 비해 미미하게 증가한 것도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에서 아직은 자유롭다는 뜻이다. 수시모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경쟁률 유지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수시 1차 모집 시기에 맞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및 여러 지자체에서도 수시  1차 모집 기간 중인 9월 중순까지 수시 박람회를 개최해 전문대학 지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크게 했다. 언론에서도 박람회에 관한 기사를 많이 다뤄 전문대학 입시 박람회 소식은 널리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접수 결과를 두고는 일반대학의 경쟁률에 대한 보도는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 비해 전문대학의 지원 마감 괸련 기사는 두드러지지 않아 관심이 커보이지는 않는다. 전문대는 수시 지원 횟수의 제한이 없을 뿐 아니라 수시 2차 모집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뉴스에 노출되는 것이 사회적 관심사의 크기와 관련이 되므로 전문대학 관련 소식이 더 많이 뉴스화되면 전문대학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검색엔진으로 찾아보면 개별 대학이 지역 신문을 활용해 소식을 올리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이런 노력도 전문대학의 학생 모집이나 홍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의 수가 적은 탓에 지금은 개별 대학 소식도 눈에 잘 띄는 형편이다.

진로·진학을 담당하는 교사 사이에서도 전문대학 입시 지도에 관한 이야기는 일반대학에 비하면 언급되는 횟수가 적어 보인다. 일반대학 원서접수 접수 시기에는 담당교사도 상담하랴, 자기소개서 지도하랴, 추천서 써서 입력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를 보내다 마감을 맞아 무용담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일반대학 마감이 지난 뒤에 오는 전문대학 마감 시기에는 사실 지도해야 할 대상 학생 중 더 많은 학생이 전문대학 모집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전문대 상담 때문에 정신없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다. 이는 전문대학 지원은 횟수에 제한이 없어 상담하지 않고 학생이 선생님과 깊이 있는 상담을 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고 학생이 스스로를 소외시켜 상담을 포기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진학지도 경험을 되돌아보면, 일반대학 원서 쓰는 시기에 대상 학생 면담을 끝내고 나면 전문대학 지원자 면담은 학생도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아 놓치고 지나간 학생들이 있을 때가 많다. 또 학생이 일반대학 상담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은 전문대학에 다닐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될 때도 있어 상담할 때 좀더 세심하게 대응했어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이런 점은 상담하는 선생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부분이다.

전문대학 수시 합격자 발표는 수시 2차 모집 시기인 11월 6일부터 20일을 지나 12월 14일까지로 돼 있다. 그런데 수시 1차 모집의 합격자를 수시2차 모집 시작일인 11월 6일 지나서 하는 대학은 거의 없다. 대부분 대학은 10월 말께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학생부교과전형 중심으로 전형하기 때문에 전형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더 빨리 발표할 수도 있어 보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면접이 포함된 전형 등까지 다 마친 다음에 일괄 발표를 하려면 이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일 것이다. 수시 1차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의 진학지도는 이로써 막을 내린 것이겠지만, 고배를 든 학생이나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받지 못한 학생의 전문대학 진로 상담은 11월이 또 한 차례 집중돼야 할 시기다.

다가오는 전문대 수시 2차 모집은 수능 시험을 전후해 이뤄진다. 수능은 11월 15일이고, 다음 날들은 수능 가채점 및 분석으로 진학지도 선생님들이 황망한 사이 수시 2차 모집 마감을 맞게 된다. 이때 상담에 목마른 학생에게 한 모금의 단물을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언론에서도 더 많이 다뤄 관심을 끌어주기를 바라고, 선생님들도 방황하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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