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학 총장 ‘one university multi campus’ 제시에 신촌캠 학생들 반발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연세대가 원주캠퍼스의 자율개선대학 탈락 이후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원주캠퍼스의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one university multi campus’ 구상을 밝히자 신촌캠퍼스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원주캠퍼스 학생들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원주캠퍼스의 자율개선대학 탈락이 결국 학교 구성원들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교육부는 6월 20일 대학 기본역량 진단 1단계 평가 결과(자율개선대학 선정 여부)를 발표한 데 이어 8월 23일 가결과를, 9월 3일 최종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연세대는 신촌캠퍼스(본교)만 자율개선대학에 선정됐다. 원주캠퍼스(분교)는 역량강화대학에 선정됐다.

자율개선대학은 정원감축을 권고받지 않고 3년(2019~2021년)간 별도 평가 없이 대학혁신지원사업(자율협약형) 지원을 받는다. 역량강화대학은 정원을 10% 감축해야 한다. 또 일부 역량강화대학만 대학혁신지원사업(역량강화형)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 선정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연세대와 달리 라이벌 고려대(서울-세종)를 비롯해 건국대(서울-글로컬), 동국대(서울-경주), 한양대(서울-ERICA) 등 주요 대학들은 본교와 분교가 모두 자율개선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비상이 걸렸다. 이에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9월 27일 원주캠퍼스 구성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원주캠퍼스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본교-분교 체제에서 one university multi campus 전환’, ‘미래 캠퍼스로 명칭 변경’, ‘신촌캠퍼스와 교류 활성화’, ‘전공 선택권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문제는 ‘one university multi campus’ 구상이 신촌캠퍼스와 원주캠퍼스 학생들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one university multi campus’ 구상은 신촌캠퍼스와 원주캠퍼스의 통합을 의미한다.

먼저 신촌캠퍼스 학생들이 불만을 드러냈다. 연세대 대나무숲(페이스북)에는 “원주캠퍼스 문제를 신촌캠퍼스에 부담한다는 얘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신촌캠퍼스와의 통합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생각은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 “김용학 총장과 학교 측의 독단적인 캠퍼스 통합 계획과 당사자를 배제한 일방적 통보를 규탄하며 진실 규명을 촉구한다”, “뿌리가 다른 두 학교를 통합한다는 논의는 할 가치가 없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원주캠퍼스 학생들도 맞서고 있다. 한 원주캠퍼스 학생은 연세대 대나무숲에 “원주캠퍼스 다니는 학생이다. 저희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연세 ‘원주’캠퍼스라고 생각한다”면서 “실제로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된 이후에도 학식, 방만한 교직원 행정, 높은 학비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시설, 셔틀버스 문제 등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만 지적했지 총장님께서 통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이원화는 상상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신촌캠 학생들만큼은 아니어도 열심히 사는 분들 많다. 소수의 몇몇 분들이 배치표 상으로 2~3등급 대인데 4~5등급 대 대학이라고 욕하면서 말에 담기 힘든 인격 모독들을 하는 데 터무니없는 비하는 자제 부탁드린다”며 “안 그래도 가짜 연세대라는 사회적 낙인에 상처받는 원주캠 학생들이 많다.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연세라는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학생으로서 배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김 총장은 4일 연세대 총장실에서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생들과 면담을 갖고 “물리적인 통합은 법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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