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입시TIP]수능시험과 편입으로 진로를 재설계한 A군과 B양
[전문대 입시TIP]수능시험과 편입으로 진로를 재설계한 A군과 B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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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청원고 교사
배상기 교사
배상기 교사

학교는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에 큰 책임이 있다. 그들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개인적인 성향이나 강점 등을 좀 더 잘 파악한 후에 지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고 진학만을 목표로 하거나 취업만을 목표로 하면 좌절하면서 새롭게 진로를 선택해 도전하는 경우가 생긴다.

필자가 경험한 두 학생, 즉 일반대에 진학한 A군과 전문대에 진학한 지인의 딸 B양도 그런 경우다. 각 개인으로는 큰 경험이겠으나, 젊은 시절에 겪지 않아도 되는 어려운 것들을 경험해야 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8월 말에 졸업생 A군이 학교로 왔다. 대입 수능시험 원서를 접수하기 위해서 학교에 왔다가 들른 것이다. A군은 4년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한 대학에 진학했다.
전공은 취업이 잘된다는 전자공학과였으며, 우리나라 최고 전자 생산기업인 S전자에 취업하는 비율이 재학생의 30% 정도인 학교다. 그런 그가 대학 2학년을 마치고 군 복무를 끝냈는데, 전공을 바꿔 다시 대학에 가고 싶다고 했다.

A군은 대학에 가서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대학에서 배우는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으며, 거의 모든 과목의 학점이 낙제를 겨우 면한 정도라 했다. 원래 희망하지 않았던 학과인데 취업이 잘된다고 해 진학한 것이다. 그러니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필자 지인의 딸 B양은 6년간 요가 강사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교사가 꿈이었다. 친구들하고 선생님 놀이를 하면 항상 선생님 역할을 했고, 가르치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고 줄곧 생각해왔다. 그러나 몸이 약해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고, 고등학교에서의 성적은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그래서 교사가 되는 길을 포기했다.

고3 담임은 지방대학에 가기를 권했으나 가르치는 것을 생각해 온 B양으로는 딱히 무엇을 전공하고 어떤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그러던 차에 지적과에 가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제안에 따라 서울의 한 전문대학의 지적과로 진학했다. 자격증을 따면 나중에 지적공사에 들어가거나 지적 관련 공무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란 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나 입학하고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문과적 성향의 그녀는 자연계적인 성향의 학과에서 학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론은 그런대로 이해하고 수업을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학과 과학은 고등학교 시절에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기에 수업이 어려웠고, 실기도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자격증 시험에서도 어려운 실기의 벽 때문에 번번이 실패했다.

졸업할 때가 가까워지면서 B양은 자신이 진로를 잘못 선택한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새로운 전공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특히 몸이 약한 그녀는 대학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려웠다. 우선 몸이 약한 것을 극복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요가를 알게 됐다. 한 달 정도 요가를 배우면서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의 꿈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어서, 그녀에게는 매력적으로 생각됐다.

B양은 전문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요가 학원에 다니면서 배웠다. 자신의 건강도 되찾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 아예 전공하기로 했다. 그래서 강사과정을 이수하기 시작해 전문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다녔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대학의 요가 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이때에는 지적과에 다닐 때보다 더욱 쉽고 재미있게 공부를 할 수 있었다. 2년간 아주 재미있게 공부했고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A군과 B양처럼 진학만을 목표로 하거나 취업만을 위한 진학을 하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신이 선택한 진로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때 어떤 새로운 진로 선택을 할 것인가?

진학을 지도하는 학교와 교사, 그리고 부모와 진학의 당사자인 학생은 이점을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학교와 교사 부모가 책임져주지 않는다. 학생 이외의 사람들은 조언은 할 수 있지만, 학생의 인생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고통과 좌절, 상실감, 시간 낭비 등은 오롯이 학생의 몫이다. 그런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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