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자녀 논문 공저자 게재사태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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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건 ‘문제없음’ 판정…대학들의 ‘제 식구 감싸기?’
연구부정 139건 중 9건 그쳐…조사결과 미제출
대학가를 뜨겁게 달궜던 ‘교수 자녀 논문 공저자 게재’ 사건의 후속조치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논문 대다수가 대학들의 자체조사결과 ‘문제 없음’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
대학가를 뜨겁게 달궜던 ‘교수 자녀 논문 공저자 게재’ 사건의 후속조치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논문 대다수가 대학들의 자체조사결과 ‘문제 없음’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한국대학신문)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대학가를 뜨겁게 달궜던 ‘교수 자녀 논문 공저자 게재’ 사건의 후속조치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논문 대다수가 대학들의 자체조사결과 ‘문제 없음’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10일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수가 직계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139건의 논문 가운데 대학 자체조사를 통해 연구부정으로 판정한 논문은 9건에 불과했다.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9건의 논문을 제외하고 130건의 논문을 기준으로 보면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비율은 7%에 불과하다. 대다수 자녀 공저자 게재 사례가 ‘면죄부’를 받은 셈이다.  

특히 문제로 지적된 대학은 서울대 성균관대 상명대다. 이들 대학은 전수조사 결과를 교육부에 일체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대와 성균관대는 게재 사례가 많은 대학이기도 하다. 올해 교육부가 두 차례에 걸쳐 자녀 논문 공저자 사례를 집계한 결과 서울대는 가장 많은 14건의 사례가 나온 대학이었다. 성균관대에서는 사립대 중 가장 많은 10건의 사례가 나왔다. 상명대는 그나마 1건의 게재 사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박찬대 의원은 “관련 논문에 대한 조사결과조차 제출하지 않는 것은 대학들의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대학들은 학내 여건 등으로 인해 당장 결과를 제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는 조사위원 구성에 어려움이 많아 내년에야 자체조사를 끝낼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거론된 대학들 가운데 상명대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1건의 논문은 해당 교수가 상명대에 부임하기 전 연구소 재직 시절 작성한 것이기 때문. 조사결과를 교육부에 제출하지 않은 것은 시기의 문제일 뿐 제대로 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상명대 홍보 관계자는 "해당 연구소에서도 문제를 인식해 자체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안다. 우리 대학도 관련 내용에 대해 조사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절차에 따른 이의제기 기간이 이달 19일이 돼야 마무리 된다. 제 식구 감싸기로 오해받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본래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논문 저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법령상 금지 규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이에 따라 논문 저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교수 자녀도 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녀 논문 공저자 게재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여론의 공분을 산 끝에 실태조사로 이어진 것은 대입 스펙 활용 가능성 때문이다. 현 대입 수시전형의 한 축을 이루는 특기자전형은 교외활동을 평가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교내활동만 평가 대상으로 삼는 학생부종합전형과 달리 특기자전형에서는 논문 저자라는 점을 통해 성과를 낼 여지가 충분하다. 교육부도 지난 4월 2차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대입 활용 여부를 조사해 입학취소 등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대학별 자체조사 결과가 대부분 ‘문제없음’으로 결론지어짐에 따라 입학취소 등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9건의 사례 중 국내대학에 입학한 사례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한편,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기관들이 연구비 지급 이후의 사후조치에 소홀했다는 비판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연구부정으로 판정한 논문 9건 중에서는 8건이 공신력을 인정받는 국내 등재지나 SCI급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가운데 4건에 교육부 등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이뤄졌다. 연구부정 판정을 받지 않은 121건의 논문 중에서도 정부 지원을 받은 사례는 많았다. 73%에 해당하는 89건의 논문이 정부기관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은 논문으로 밝혀졌다. 

박찬대 의원은 “대학별 자체조사가 불성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육부가 자체 조사결과에 구애받지 않고 직접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재조사를 통해 연구부정 행위로 밝혀진 연구자는 지급된 국가연구자금을 환수하고, 향후 국가 연구개발 사업참여도 제한해야 한다”며 “관련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연구윤리를 확립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의 지적처럼 교육부가 향후 대학들을 재조사할 여지는 남아있다. 대학들의 검증결과가 적절치 못할 경우 교육부가 직권조사를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부정행위를 가려내는 1차 주체를 대학 내 연구진실성위원회로 명시한 교육부 훈령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은 교육부의 재조사 또는 협조요청 권한에 대한 규정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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