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부 기능 재편을 추진하라
[사설] 교육부 기능 재편을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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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중앙교육부처는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학기술부, 교육부로 명칭이 변경됐다. 인적자원의 효율적인 개발을 명분으로 교육인적자원부가 출범했고, 인적자원개발에 과학·기술업무를 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명분하에 교육과학기술부로 바뀌었다. 2013년에는 정부조직개편으로 과학기술 분야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내주고 다시 교육부가 됐다. 

정부조직 개편에는 나름대로의 명분이 담겨있고 그에 따른 기구개편이 뒤따른다. 교육인적자원부로의 개편으로 대학, 방송통신대학, 전문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의 정책 추진 부서가 일원화됐고,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인력수급, 학술연구지원, 직업교육 등을 연계 추진할 수 있도록 기능중심의 개편이 이뤄졌다. 교육과학기술부로의 개편에는 기존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인력양성 · 기초과학정책 · 원자력 안전 및 연구, 산업자원부의 산업인력양성기능을 인적자원개발 기능과 연계 · 통합하는 측면이 강조됐다. 그러나 양 부처 통합은 의도했던 시너지 효과가 기대만큼 일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로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로 과학기술분야가 분리됐고, 12년 만에 교육부 체제로 돌아왔다.

문재인정부는 교육부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대신 ‘교육부의 기능 재편’을 선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교육부는 대학교육만을 담당하고 교육에 대한 장기계획은 독립기구화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 담당토록 한다”는 뜻을 확고히 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 폐지‘를 들고 나온 타 후보와 비교해 현실적인 대안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문대통령의 ‘교육부 기능재편’의지는 국정과제에 담겨 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방향이 담긴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중 76번째 국정과제가 ‘교육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강화’다. 이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6개 실천과제 중 하나가 ‘교육부 기능 재편’이다. 초ㆍ중등 사무를 교육청으로 이관하고 교육부는 대학교육·직업교육·평생교육에 그 기능을 집중한다는 것이다. 

유은혜 장관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실질적으로 준비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 간사로서 활동했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중 사회정책 수립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교육정책의 방향과 국정과제를 그리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정부 교육정책의 계획도를 작성한 주체가 실행의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이다.  유장관도 취임사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교육부 기능 개편’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유장관은 취임사에서 “중앙정부가 가진 초ㆍ중등교육 권한은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 교육청과 학교로 이양”하고 “교육부는 고등·평생·직업교육 영역을 중심으로 기능을 개편해 발전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교육부 기능재편’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교육개혁 방향을 명확히 해 나갈 것임을 공언했다. 

일단 방향을 잘 잡았다. 5년 단임정부의 성격상 개혁정책의 유효기간은 1~2년 남짓 남았다. 유 장관이 재임 중 ‘교육부 기능 재편’만 이뤄내도 ‘적지 않은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소신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장관 길들이기’란 말이 있다. 의욕을 갖고 임기를 시작한 장관들이 몇 개월 안 돼 관료들의 장막 속에 갇혀 기존정책의 관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유 장관은 결코 짧지 않은 의정생활 중 교육위 활동을 하며 관료들의 생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위치에 있다. 좌고우면하면 타이밍을 놓치고 허망하게 임기를 마치게 된다. 임명에 이르기까지의 길도 험했지만 앞으로 헤쳐나갈 길도 결코 만만치 않다. 의원 시절 쌓아온 경륜을 갖고 재임 중 가능한 ‘교육부 기능 재편’ 과제만이라도 해결하고 나오는 소신 있는 장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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