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첫 발행 ‘수요판 1년’ 독자들은 어떻게 봤을까
전문대 목소리 각계 전파한 전도사로서 상당한 기여 긍정적
기업·중등교육기관 소통 강화…확실히 대학 비판하는 모습도 필요

[한국대학신문 김의진·허지은 기자] 고등교육 정론지로 대표되는 본지는 대학의 발전이 곧 국가의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신념으로 오랫동안 대학 여론을 주도해왔다. 그리고 지난 9월 고등직업교육과 전문대학의 영향력 확대, 능력중심사회로 나아가는 세계적 흐름에 부응해 주 2회 발행 체제로 바꿨다. 한국대학신문이 월, 수요일 판을 발행한 것. 전체 136개 전문대학, 2491개 학과, 고등직업교육과 관련된 수많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가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공유되기 시작했다. 주 2회 발행 체제는 한국대학신문 30년 역사상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국회와 정부 부처의 ‘전문대 홀대론’을 놓고 연일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종합일간지나 온라인 뉴스 포털에서 전문대 관련 소식을 찾기는 힘든 일이었다. 전문대학 소식을 언급하기보다는 여전히 ‘더 큰 시장’인 일반대에 대한 뉴스가 앞다퉈 보도돼 왔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대학신문 수요판’의 지난 1년은 전문대학과 고등직업교육 대표 전문지라는 독자들의 응원 섞인 사랑을 받아 왔다.

(그림=김상돈 화백(경민대학교 교수))
(그림=김상돈 화백(경민대학교 교수))

‘한국대학신문 수요판’은 지난 1년간 독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달려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만, 쓰디쓴 약도 달게 받을 줄 알아야 발전이 있는 법. 본지는 지난 일주일 동안 독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문대학과 고등직업교육 정론지라는 ‘한국대학신문 수요판’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독자들의 대답을 빼거나 덧붙임 없이 솔직하게 정리했다.

독자들은 특히 ‘전문대학 사회를 정확하게 대변하는 언론’이라는 점에서 신뢰감을 드러냈다. 수요판이 전문대학 목소리를 각계에 전하는 통로 역할로서 상당히 기여했다는 것이다. 수요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전문대학 현장에서 현 정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정책 논의나 수렴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보직자 협의체 차원에서 진행된 많은 노력과 연구들에 대한 뉴스 역시 연이어 쏟아냈다.

양광호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소장(한국영상대학교 교수)은 “예전에는 관심을 가지고 찾고, 문의해야 알 수 있었던 내용들을 지면을 통해 매주 파악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 원장(동원대학교 교수)은 “전문대학의 다양한 정보, 특히 입시 정보가 다양하게 포함되고 있는 부분에서 가장 만족한다”며 “캠퍼스 뉴스를 통해 현재 대학의 변화하는 모습을 소개해주고 있는 부분도 좋다”고 말했다.

허정석 WCC총장협의회 회장(울산과학대학교 총장)은 “직업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다채롭게 돼 만족스럽다”며 “직업교육에 초점을 둬 학문교육과의 차별화가 부각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회장(대구보건대학교 총장)은 “대학 최고의 정론지인 한국대학신문도 (수요판 발행) 전에는 전문대학 지면을 일부 할애하는 정도였다”며 “이제는 12면으로 6배 이상 늘어 그만큼 전문대학에 대한 다양한 심층, 소식, 콘텐츠, 의견수렴과 정책제시를 담아낼 공간이 생겼고 공유가 늘어났다”고 했다.

남성희 회장은 이어 “교육부를 포함한 관계 기관과 고등학교 등에 소개돼 전문대학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며 “전문대학 입장에서 보면 수요판 발행은 한국대학신문 30년 역사에도 큰 획을 그을 만한 큰 사건이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인천재능대학교 총장) 역시 “전문대와 일반대는 고등교육의 양익(兩翼, 좌우 양쪽 날개)으로 고등직업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균형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교육에서 전문대학이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과는 별개로 일반적인 이해와 인식이 매우 일천했다. 수요판을 계기로 전문대학과 고등직업교육을 바라보는 시선뿐 아니라 중등교육기관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고 평했다.

■특정인물로 몰리는 것은 문제…다양한 구성원 소식 다루길 = 반면 기관장 등 주요 인물에 대한 보도로 치우치는 부분이 어느 정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총장들과 보직자 협의체 회장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기사화된다는 점이 언급됐다. 전문대 정책을 개선하는 데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들의 소식이 긍정적 내용이라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직업교육 사회를 이루는 더욱 다양한 구성원에 대한 뉴스가 나오길 바란다는 답변이다.

이형민 본지 수요논단 논설위원(수성대학교 경영부총장)은 “일부 기사는 선전지 성격의 느낌을 받게 한다”며 “전문대학 관계자들에겐 긍정적이었을지 모르지만, 고등학교나 행정부, 사회 일반에게는 이러한 이유로 더 큰 반향을 이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남 회장 역시 “심층대담과 정책제안들이 훌륭한 콘텐츠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소개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관장 중심이었으며 몇 분의 의견이 지속, 반복되는 느낌이라 아쉬웠다”며 “모든 구성원들의 소식을 공평하게 담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가급적 골고루 담아야 할 필요 또한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 혁신사례 발굴…확실히 비판하는 언론의 모습, 신뢰감 높이는 방법 = 독자들이 제시한 수요판의 새로운 보도 역할론은 어떤 영역에서 찾을 수 있을까. 조사를 통해 확인한 독자들의 답변을 보면 △법인의 비건전성, 대학의 비민주성 △건전사학의 기여도, 재정지원 인식개선 기획 △갑질문화, 비인권적 행태 △프로그램, 사업 등 개별대학 혁신사례 발굴 △해외대학 사례 발굴 △전문대학 관련 여론조사 △강의·수업방법 등 교수법 지식 공유 등이 나왔다.

정영선 오산대학교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무엇보다 환골탈태 수준의 대학 혁신이 필요하다”며 “국내외 대학의 혁신사례들을 발굴해 보도한다면 더욱 좋겠다”고 제안했다.

허정석 회장은 “대학의 교육은 결국 교육내용이나 교수 학습방법이 본질”이라며 “교수학습 수행현장에 대한 내용을 많이 알려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유재원 전문대학 상생협력TF위원회 위원장(한국영상대학교 총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사학을 중심으로 교육이 발전하고, 사학의 비중이 높은 국가”라며 “사학의 기여도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이제는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국가·국민이 인식할 수 있는 비중 있는 기획 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우 전국전문대학홍보협의회 회장(인하공업전문대학 대외업무팀)은 “한국대학신문이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깊이 있는 취재와, 때로는 전문대학이 듣고 싶지 않은 부분도 과감하게 밝힐 수 있는 언론 본연의 자세도 필요하다”며 “기자의 시선으로 보는 전문대학 비판이 대학 입장에서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비판을 통해 대학도 성장하고 수요판도 더욱 신뢰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 중등교육기관 끌어안는 방법 모색 = 전문대뿐 아니라 주변의 인식과 관심을 더욱 환기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는 보도의 개방·유연성도 주문했다.

유재원 위원장은 “한국대학신문이 독자층의 한계를 극복했으면 한다”며 “대학 교직원에 국한된 언론이 아니라 대학과 관련된 중·고등학교 학생·교사·학부모가 대학의 소식, 특히 전문대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독자층 확보 방법을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우 회장은 “대기업·중견·중소기업들이 전문대학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수요판 내에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중등교육기관에서 전문대학에 바라는 점 등 개선과제를 통해 폭넓은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는 지점들도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문大인’, 인사 등 피플·문화면 강화 = 기존 콘텐츠에 대한 독자들의 바람도 전달됐다. △월·수요판 일반대·전문대 핵심소식 공유 △‘전문大인’에 대한 소개 확대 △심층대담 대상을 기관장 위주에서 각계 전문가로 추가·확장 △교육부 재정사업 발표 시 문답식 해설기사 보도 △학교법인·대학본부 인사 소식 강화 △일반대·전문대 교육목표 차이점 부각 등을 주문했다.

이호웅 원장은 “9면 피플·문화란의 대학인사 현황에 대학 내 보직자 변경, 수상소식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이 추가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영우 회장은 “전문대학은 일반대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좀 더 부각해, 전문대학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는 기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선 총장은 “월요판과 수요판에서 일반대와 전문대 소식이 따로 보도되다 보니 아무래도 월요판은 관심에서 멀어지고 잘 읽히지가 않는다”며 “일반대와 전문대 소식을 함께 다뤄 기사의 양을 균등하게 하는 것이 독자의 입장에서 일반대에 대한 기사까지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고, 한국대학신문을 통해 많은 시사점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로 인한 기존 콘텐츠 제한 없어야 = 본지가 개최하는 행사 보도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남 회장은 “프레지던트 서밋 등 특정한 행사나 회의에 대한 지면 비중을 조절했으면 한다”며 “특별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대학의 반발이 우려되는 동시에 행사 보도로 인해 뜻하지 않게 지면에서 배제되는 콘텐츠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남 회장은 이어 “주최 행사 기사가 우선시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다른 콘텐츠를 위해 지면을 늘리는 방안도 강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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