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나보코바ㆍ조인원 지음 《지구의 운명 평화로 가는 길》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현재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는 생각보다 위협적이다. 기후과학자들은 지구 기온 상승에 따라 극지방 빙권이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고 있는 지구의 과열 현상이 ‘자기증식 피드백 고리’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난화, 극지방 메탄 방출, 사막화, 열대우림과 산림 훼손, 빙하와 판빙 유실, 해양 온도 상승, 바닷물 산성화, 산호초 파괴와 같은 것들 중 어느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도미노처럼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과학자들인 이같은 기후변화 위기는 인간의 문명 활동이 자초한 인위적인 변화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문제인 동시에 초국적 사안으로, 인류의 공동 인식과 대처가 필요하다.

한편 4월 27일 한반도에서는 11년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한 달 뒤 두 정상은 다시 만났고 9월에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러한 한반도의 봄이 세계 평화 실현을 위한 촉매제로 떠오르고 있다. 휴전선으로 끊긴 육상 교통로가 다시 열리면 부산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문명벨트’가 형성된다.

그러나 유라시아 문명벨트가 개발과 성장을 우선하는 산업화 방식을 답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문명벨트가 지구 온난화와 자원고갈, 부의 불평등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인원 경희대 총장과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리나 보코바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은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의 위기, 한반도 평화와 유라시아 문명벨트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지구의 운명 평화로 가는 길》은 김민웅 경희대 교수의 사회로 6월 7일 두 사람이 나눈 대담을 수록한 책이다. 두 사람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적 위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긴장과 갈등 △한반도 평화와 유라시아 문명벨트 △새롭게 다가서는 미래를 위한 교육과 정치 △세계시민의식을 주제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현실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해법을 찾아나섰다.

1부에서는 기후변화 위기의 심각성과 그 본질에 대해 다룬다. 다양한 연구결과와 사례를 들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며, 위기의 본질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 진단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시안적 현실정치를 경계하고, 지구적 감수성을 가진 시민의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부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유라시아 문명벨트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다. 최근 남북 관계 개선 흐름을 언급하며 남북 간 차이가 창조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유라시아 대륙 전체의 미래와 연관되는데, 유라시아 문명벨트라는 꿈의 미래를 바라보면서도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지구적 위기와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평화의 길을 모색한다. 미래를 위한 교육과 정치에 초점을 맞춰 생존과 번영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그 삶의 공적 의미와 파장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경희대는 2012년부터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인연을 맺어왔으며 2018년 3월 보코바 전 사무총장을 미원석좌교수 겸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으로 초빙했다.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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