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육성도 ‘속도보다 방향’이어야
[기자수첩]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육성도 ‘속도보다 방향’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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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 평가‧인증안을 놓고 2년제 학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인증안대로 관련 교과목을 70학점 이상 편성해야 할 경우 사실상 2년제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무기록사) 과정을 운영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제 학과들의 속내를 보면 무조건 인증안의 취지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증안대로의 운영은 앞서 밝힌 이유로 불가능하고, 3년제로 개편해 운영하고자 해도 대학본부를 설득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현 인증안대로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학제를 늘리려면 정원 조정에 따른 대학 재정이 추가로 투자돼야 한다. 심지어 1년간은 졸업생을 낼 수 없다. 2년제로 입학한 학생들과 3년제로 입학한 학생들 졸업 사이에 1년 공백이 있기 때문이다. 자격증 응시자도 당연히 1년간은 내지 못한다.

또 학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려면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자격증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취업수요는 극히 적은 상황이다. 의료법시행규칙 38조 2항을 보면 ‘종합병원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수의 의무기록사를 둔다’고 돼있다. 그러나 그 수는 현재 정해져있지 않다. 이 때문에 보통 종합병원에서는 1명의 의무기록사를 둔다. 종합병원을 제외한 기타 병원에서는 의무기록사를 채용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때문에 의무기록사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학과들 중 상당수가 의무기록사 외에 병원 일반 행정에 관련한 다양한 교과목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의무기록사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이 반드시 의무기록실에 취업하는 것도 아니다. 병원 행정과 관련된 다양한 직무로 취업이 이뤄지고 있다.

보건의료정보관리교육 교과목을 70학점 이상 편성하기도 어렵지만, 이에 더해 의무기록사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학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들 역시 취업이 불분명한 의무기록사 하나만을 놓고 학점을 ‘올인’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학과가 보건의료정보관리 인증을 포기할 경우 자칫 인증이 설치된 학과보다 수준이 낮은 학과라는 인식을 줘 입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염려돼 인증을 포기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재 2년제로 운영하고 있는 학과들이 처한 현실이다. 현장에서는 “2년제는 버리고 가는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살펴봤을 때 2년제 학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결국 자격증 과정에 대한 인증안을 만들면서 취업 수요에 대한 분석과 수요 확대에 대한 고민이나 노력 없이 인증 절차만 강화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일정한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의미하는 자격증은, 그 자체로 해당 분야로의 취업이 전제돼있다. 따라서 자격증 과정을 신설하고 운영할 때 취업 수요에 대한 분석은 필수적이다.

현장의 불만에 대해 인증안 자문에 참여한 한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증 절차의 강화는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육 실행자의 공감도 100% 확보하지 못하고 산업 수요도 보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자격증 인증 강화는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달리는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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