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대비 20% 미만 확보…'교육투자 인색' 비판
한려대 3.5% '최저' 대구예대 신경대 영산선학대 순
서울권 주요대학, 과기특성화대 열람석 '충분'

일부 대학들이 최소한의 도서관 열람석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기준치 이상의 열람석을 확보 중인 중앙대 중앙도서관 풍경 (사진=중앙대 제공)
일부 대학들이 최소한의 도서관 열람석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기준치 이상의 열람석을 확보 중인 중앙대 중앙도서관 풍경 (사진=중앙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일부 대학이 법으로 정해진 정원 대비 도서관 열람석 확보비율 20%를 지키지 못하고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이찬열 마른미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도서관 열람석 자료에 따르면, 200개 일반대 중 열람실 좌석 보유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대학이 43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찬열 의원이 공개한 자료 가운데 특성상 열람실 확보와 관계가 낮은 사이버대, 방송통신대를 제외한 결과다. 

현행 ‘대학설립‧운영 규정’은 교사시설의 구분 항목을 통해 대학마다 정원 20%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열람실 좌석을 두도록 요구한다. 지적 대상이 된 43개 대학은 열람석 비율이 20%를 밑돌았다. 

가장 열람석 비율이 적은 대학은 3.5%의 비율을 보인 한려대다. 이어 대구예대(5.3%) 신경대(7.7%) 영산선학대(9%) 나사렛대(10.4%) 추계예대(11.9%) 케이씨대(12.4%) 한체대(13.6%) 순으로 열람석 확보 비율이 낮았다. 

이들 대학 가운데 일부는 100억원이 넘는 누적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2017 회계연도 기준 우송대는 445억5947만원의 적립금이 있었고, 나사렛대도 108억4502만원을 쌓아둔 것으로 확인됐다. 재학생들의 학업역량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가 도서관 열람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도서관 투자에 인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들 대학 외에도 대구예대는 36억5622만원, 케이씨대는 35억853만원, 추계예대는 23억1347만원의 적립금을 보유 중이다. 

열람석 비율이 가장 낮은 한려대와 세 번째로 낮은 신경대는 앞으로도 해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폐쇄된 서남대와 설립자가 같아 향후 학교 존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8월 발표된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도 두 대학은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제한 등 가장 강도 높은 처분을 받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Ⅱ에 선정된 상태다.

도서관 열람석 문제로 비판 대상이 된 대학들과 달리 충분한 열람석 규모를 보인 대학들도 있다. 호남신학대 총신대 영남신학대 광주가톨릭대 대전가톨릭대는 정원보다 많은 열람석을 확보, 열람석 확보비율이 100%를 넘겼다. 상대적으로 정원이 적은 종교대학이기에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 대전신학대 장로회신학대 등도 80% 이상의 열람석 확보 비율을 보였다.

종합대학 대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과기특성화대학들도 열람석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텍은 101.8%로 정원보다 많은 열람석 비율을 보였고, DGIST와 GIST대학도 80% 이상의 높은 열람석 확보 비율을 보였다. UNIST는 58.4%, KAIST는 41%로 여타 과기특성화대비 열람석 확보 비율이 낮았지만, 마지노선인 20%와 비교하면 충분한 좌석을 보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주요 대학 중에도 기준을 지키지 못한 곳은 없었다. 서울대가 74.8%의 높은 비율을 보인 가운데 비율 순으로 보면 성균관대 서강대 연세대 고려대가 40%대, 서울시립대 경희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가 30%대의 비율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인서울’ 대학 중 기준을 지켰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아 지적을 받은 곳도 존재한다. 23.1%의 열람석 비율을 보인 광운대를 필두로 21.7%의 국민대, 21%의 상명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찬열 의원은 “서울 대학 중 일부는 간신히 기준선을 넘긴 턱걸이 수준”이라며 해당 대학들을 언급했다.

기본적인 학업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열람석을 충분하지 못한 대학들을 향한 비판은 거셌다. 이찬열 의원은 “시험‧취업준비‧자기계발 등 학생들의 도서관 수요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열람실 좌석으로 인해 자리싸움과 갈등이 빈번하다”며 “도서관 이용조차 경쟁이 필요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주기적으로 실태를 진단해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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