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지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현지 기자] 여자대학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최근 한 20대 남성은 나체 상태로 동덕여대 강의실, 복도, 화장실 등에서 저지른 음란행위 사진과 영상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됐다. 이 남성은 얼마 전 경찰 조사에서 “여대라는 특성 때문에 갑자기 성적 욕구가 생겼다“고 범행 동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해당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광주여대 도서관 열람실에서도 한 30대 남성이 음란행위를 하다가 적발됐다. 이처럼 여자대학 내에서 외부인에 의한 성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공포는 날로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 전 몇몇 여자대학 관계자들을 대면한 자리에서, 이 같은 성범죄가 과거부터 꾸준히 발생해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대화가 오고갔다. 해당 관계자들은 최근까지 여대 내에서 발생한 다수의 성범죄 사건에 대해 한마디씩 보태면서, 대학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는지 토로했다.

동덕여대 역시 비슷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신분이 확인된 남성만 대학에 출입하도록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 재학생들이 불안감을 표하며 요구한 △외부인 출입 시 신분증 확인 △대학 내 모든 책상, 의자 교체 △건물마다 경비원 한 명 이상 배치 △순찰 강화 등 대안을 일정 부분 수용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온라인상에서 동덕여대를 조롱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학생들이 요구한 대안을 두고 “과한 요구를 한다”라고 하거나, 대학의 대책에 대해 “지금이 어느 때인데 대학을 ‘금남(禁男)’의 구역으로 만드느냐” 등과 같은 비난이 그 예이다.

비난하기에 앞서 현재까지 외부인에 의해 발생한 여자대학 내 성범죄 사건들을 톺아볼 필요가 있다. 일련의 사건들을 돌아본다면 학생들의 요구와 대학의 대처가 마냥 과하다고 치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제 이 같은 여대 내 성범죄 사건을 단순히 해당 여대만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할 때이다. 학생들이 체감하는 불안과 공포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대학 울타리 안에서 일어난 성범죄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후속 대처가 이뤄져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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