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지금 사립대들은 3중고를 겪고 있다. 반값등록금정책, 대입 전형료 인하, 입학금 폐지로 재정난이 극심하다. 학령인구감소시대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 구조조정과 변혁을 감수해야 한다. 세계 유수 대학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사립대들의 현주소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생존 위기’다.

그러나 사립대들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 반대로 사립대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국가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실제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교육경쟁력평가에서 우리나라 대학들의 교육경쟁력은 2011년 39위에서 2017년 53위로 하락했다. 동시에 WEF(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평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011년 24위에서 2017년 26위로 하락했다. 사립대들이 재정난을 겪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립대들의 생존 위기는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사립대 지원=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인식에서 사립대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립대학 지원 특례법’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 시급하다. 이는 사립대들의 숙원이자 주문이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국민들은 사립대들의 등록금이 비싸다고 생각한다. 적립금 문제도 항상 도마 위에 오른다. 일부 사립대 비리는 전체 사립대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대다수 국민들은 정부가 사립대들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사립대학 지원 특례법’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은 요원하다. 사립대들은 장학지원 확대, 비리 척결, 지역사회 봉사 등에 더욱 앞장서며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할 것이다.

본지는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와 공동으로 10월 25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대학재정 확보’와 ‘대학구조개혁 방향’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한 대학생이 토론자로 참석해 등록금이 비싸다고 호소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전전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만일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다면,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인하하려면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립대들의 등록금 의존율은 평균 60%대다. 등록금이 인하되면 사립대들의 재정난은 가중된다. 또한 적립금은 사용 목적이 건축, 장학, 연구 등으로 제한된다. 물론 재정난 해소를 위해 적립금을 풀 수 있다. 그러나 당장의 문제를 해결한 뒤 미래의 위기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결국 정부와 정치권의 몫이다. 핵심은 ‘사립대학 지원 특례법’과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법 제정을 추진할 때 사립대들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 법 제정은 희망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립대들도, 대학생들도 함께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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