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과정 국내최초 3월 개설…장애·나이·지역·거리 ‘장벽 초월’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대구대 일반대학원 장애학과가 내달 9일까지 두 번째 신입생을 모집한다. 사진은 7월에 진행한 학과 토론회 모습. (사진=대구대 제공)
올해 3월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대구대 일반대학원 장애학과가 내달 9일까지 두 번째 신입생을 모집한다. 사진은 7월에 진행한 학과 토론회 모습. (사진=대구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대구대(총장 김상호) 장애학과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대구대는 올해 3월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에 개설된 장애학과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31일부터 내달 9일까지 두 번째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31일 밝혔다.

장애학은 기존 장애인복지 특수교육 재활과학 등과는 다른 새로운 학문 분야다. 장애를 개인의 결함으로 보지 않고, 장애를 규정하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요인 등을 탐구하며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를 중시하는 다학제적 학문이기도 하다. 

대구대는 장애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올해 3월 일반대학원 석사과정에 장애학과를 만들었다. 교육과정은 △장애학 개론 △질적연구방법론 △정책과 법률 △양적연구방법론 △장애와 문화‧예술 △장애학과 교육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지원 △장애와 고용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대구대 장애학과 교수 전원은 이 분야 선진국인 미국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학과장인 조한진 교수는 지체장애인이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일리노이대에서 장애학을 공부한 학자다. 2013년에는 국내 장애학 분야 학자들이 최초로 출간한 ‘한국에서 장애학하기’의 편집자‧공동저자로 참여했다. 2015년에는 ‘한국장애학회’를 설립, 1-2대 회장을 역임 중이다.

아이오와대를 나온 손홍일 교수는 지체장애인이면서, 대표적 장애학 도서인 로즈메리 갈런드 톰슨(Rosemarie Garland Thomson)의 ‘보통이 아닌 몸: 미국 문화에서 장애는 어떻게 재현되었는가’를 직접 번역했다. 한국장애학회 이사이자 문학특별분과위원장으로 장애 문화‧예술 분야를 연구해 왔다. 

시각장애인이면서 미시건주립대에서 장애인 직업재활상담 분야를 전공한 조성재 교수는 장애인 고용과 수용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 인권 신장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시라큐스대에서 통합교육을 전공한 김건희 교수는 장애학과 특수교육 분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오고 있다. 한국장애학회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외에도 6명의 교내‧외 교수들이 현재 강의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할 예정이다. 대구대는 교원을 더욱 확충하기 위해 내년 봄 학기부터 강의할 전임교원 초빙공고를 지난달 19일에 내기도 했다. 

대구대 장의학과는 국내 장애학 거점을 목표로 기관‧대학과 교류에 열심이다. 지난달 12일에는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와 MOU를 체결했다. 내달 9일에는 일본 리츠메이칸대 생존학연구센터와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대구대 관계자는 “국내에는 장애학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관련 연구자를 양성하는 곳이 거의 없다. 한국의 장애학을 선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노력 중”이라고 했다.

대구대에 따르면, 현재 수업을 듣고 있는 장애학과 재학생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비율은 절반 수준이다.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한 학생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중 절반은 대구‧경북 외 지역 거주자지만, 매주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를 찾고 있다. 대구대 관계자는 “현재 재학생 중 장애인이 12명, 비장애인이 14명이다. 자연스러운 장애인-비장애인 간 통합교육과 통합사회가 구현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다. 재학생인 양영희(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씨는 “현장의 장애인들이 장애학의 관점을 공부하고 이를 현장에 녹여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장애학을 공부하는 것은 내 인생에 있어 제2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오와대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신재인씨는 재학생이자 학과 조교다. 신씨는 “처음에는 생소한 학문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 장애학을 공부하면서 비단 장애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사회의 잘못된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다른 분야와 어떻게 접목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연구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대구대 장애학과의 두 번째 신입생 모집기간은 31일부터 내달 9일까지다. 입학생에게는 대구대에서 제공하는 각종 장학금이 지급된다. 장애등급을 보유한 경우에는 장애학생장학금도 지급한다. 학위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게는 장애학 석사 학위가 주어진다. 

입학전형은 서류전형과 면접이다. 입학 관련 상세 내용은 대학원 홈페이지(https://grad.daegu.ac.kr/hakgwa_home/grad/)를 참조하거나, 일반대학원 행정실(053-850-5035) 또는 장애학과 사무실(053-850-5065)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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