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일본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일본 기업들의 상담 및 면접부스가 배치돼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일본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일본 기업들의 상담 및 면접부스가 배치돼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일자리도 부족하고, 남들보다 스펙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항상 불안했었다. 그런데 일본어 능력만 받쳐주면 일본 취업이 더 쉽다는 이야기를 듣고 박람회에 오게 됐다.”

단정한 정장을 입은 뒷모습은 어엿한 직장인의 모습이었지만, 말을 걸기 위해 들여다 본 얼굴은 앳되기만 했다. 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일본 취업박람회’를 찾은 유모씨(28, 명지대 졸)의 이야기다. 심각한 취업난으로 국내 취업준비생들의 발길이 일본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산업인력공단,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등이 주관한 일본 취업박람회에는 국내 청년 구직자들로 붐볐다.

청년 구직희망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청년 구직희망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일본 취업을 특화한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답게 일본기업 114개사가 700여 개의 일자리를 들고 한국 인재를 찾기 위해 직접 방한했다. 특히 참가기업 가운데에는 세계적 경제 매거진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2000 기업’인 소프트뱅크와 닛산자동차 등도 포함됐다.

행사는 구인기업-구직자 1 대 1 면접을 포함해 일본취업 환경설명회, 취업전문가의 일본특강, 컨설팅관 등으로 구성돼 일본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에게 취업 노하우 습득부터 실제면접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참여기업이 사전 서류심사를 통과한 청년구직자와 국내 취업박람회장에서 직접 채용 면접을 하는 데에 있다. 이는 일본 현지 기업의 채용절차와 비슷한 방식이다. 사전 예약면접 시스템을 통해 박람회 참가기업의 40%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질 정도로 일본 기업이 선호하는 제도다.

전경국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지원과 주무관은 “참여기업이 월드잡플러스를 통해 박람회 개최 2개월 전에 구직신청을 접수했다”며 “서류합격자에 대해 박람회 장소에서 예약면접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는 정장 차림의 많은 사람이 몰렸으며, 박람회장에 설치된 부스별로 채용면접이 실시됐다. 예약 면접시간이 임박한 것처럼 보이는 청년구직자들은 챙겨온 구두로 갈아 신거나, 넥타이나 상의를 가지런하게 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 일본어로 채용 면접이나 상담이 이뤄졌지만, 일부 기업들은 한국어로도 상담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진=김의진 기자)
대부분 일본어로 채용 면접이나 상담이 이뤄졌지만, 일부 기업들은 한국어로도 상담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진=김의진 기자)

이미 일본 취업이 결정돼 올 연말 일본으로 출국한다는 취업성공 선배들도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 이들은 취업 준비를 하면서 요구하는 스펙이 많아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위해 자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뜨거운 취업 열기를 직접 느끼고, 청년구직자를 격려하기 위해 권평오 KOTRA 사장과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현장을 방문했다.

권평오 사장은 “KOTRA가 알선해 해외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궤적을 조사했더니, 안정적으로 정착한 것은 ‘일본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었다”며 “전체의 60% 정도는 안정적으로 정착하지만 여전히 40%는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 기업문화 적응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어 “일본 취업 뒤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일본 구인수요가 많은 IT분야 취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더욱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왼쪽)과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이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왼쪽)과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이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다만 이번 박람회에서도 ‘선호기업’과 ‘비인기기업’ 간 구직자들의 시각차가 뚜렷해, 이에 대한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 닛산자동차 등 글로벌 대기업 부스에는 구직희망자들의 많은 관심이 집중됐지만, 같은 시간 규모가 작은 기업부스에는 발길이 뚝 끊겼다.

고용부는 국내 청년들이 양질의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구인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수기업을 선별하고, 경력관리를 연계해 사후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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