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면접·적성고사 등 '빼곡'…17일부터 내달 9일까지
논술·면접 기출문제 '최우선'…공교육 자료집 '효과'
'시간안배' 중요한 적성고사…'훈련 필요'

수능이 끝나면 대학별 고사가 본격화한다. 논술은 물론이고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특기자전형 등의 면접, 적성고사까지 대다수 고사일정은 수능 이후다. (사진=한양대 제공)
수능이 끝나면 대학별 고사가 본격화한다. 논술은 물론이고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특기자전형 등의 면접, 적성고사까지 대다수 고사일정은 수능 이후다. (사진=한양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어느새 성큼 다가온 수능이 끝나면, 대학별고사가 본격화된다. 수능 전 대학별고사를 마친 대학들도 있지만, 본격적인 ‘시즌’은 수능 이후부터다. 논술은 물론이고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 특기자전형 등의 면접, 적성고사까지 대다수 고사일정은 수능 이후에 배치돼 있다. 

수능 이후로 본격화될 대학별고사. 어떻게 준비해야 최선의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까. 수험생들의 성공적인 대학별고사를 위해 입시기관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봤다.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 서울대 비롯 ‘대다수’ =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부지기수’다. 수능최저학력기준를 적용하는 대학은 물론이고 적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많다. 서울대도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과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일반전형의 대학별고사를 모두 수능 이후로 정해 놨다. 

이처럼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가 ‘주류’인 것은 수능최저의 영향이 크다. 학생들의 학업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수능을 활용하는 대학들은 통상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한다. 가채점을 통해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한 수험생들의 불필요한 시간 소모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도 실응시생이 줄어드는 것은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너무 이른 대학별고사가 고3 교육과정 파행을 낳는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고교 학사 일정을 이유로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를 권장하고 있다.

대학별고사를 치를 예정인 수험생이라면, 수능이 끝난 당일부터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수능이 끝난 주말부터 대학별고사가 실시돼 준비할 시간이 길지 않다. 수능으로부터 이틀 후인 17일만 보더라도 △고려대(기회균등)를 비롯해 △명지대(크리스천리더·사회적배려대상자·기회균형) △세종대(고른기회·사회기여및배려자) △숙명여대(소프트웨어융합인재·글로벌인재·국가보훈대상자·기회균형선발·사회기여및배려자) 등의 면접이 예정돼 있다. 다음날인 18일에는 단국대·동국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에리카) 등의 논술이 시작된다. 이후 수시 합격자 발표 시한인 14일 전주 주말인 12월 9일까지 매주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면접·논술고사가 빼곡히 실시될 예정이다.

■논술 대비, 기출·모의논술 ‘최우선’ = 수험생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할 대학별고사는 논술이다. 학생부 성적이 다소 좋지 못하더라도 ‘일발 역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목을 사로잡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논술고사는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논술전형의 경우 학생부는 무시해도 될 정도로 비중이 낮다”고 했다.

올해 수능 이후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많다. 서울대와 고려대가 논술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를 비롯해 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이화여·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주요대학 논술이 대거 수능 이후에 실시될 예정이다.

논술 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출문제’다. 지난해 치러진 논술고사 기출문제를 확인해야 함은 물론이고 대학들이 실시한 모의논술 기출문제도 중요히 다뤄야 한다. 모의논술은 실제 논술고사가 아니지만, 올해 출제경향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매우 높다. 김명찬 종로학원 학력평가연구소장은 “논술 대비 전략에 있어 전년도 기출과 올해 모의논술 문제를 확인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원대학의 출제경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올해 모의논술을 분석한 결과 경북대·동국대·숙명여대·한국외대 등은 출제경향에 변화를 줬다. 바뀐 내용을 숙지하고 대비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대학별 기출문제를 참고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대학마다 논술을 출제하는 방식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논술은 대학마다 출제 경향뿐 아니라 문제유형과 평가기준 등이 전부 다르다. 시험시간과 시험지 스타일 등 사소한 부분에서도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기출문제는 대학별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를 참고하면 된다.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선행유발 출제 유무를 검토하기 위해 대학들이 기출문제와 채점기준, 출제의도 등을 충실히 담아놨기 때문이다. 별도의 논술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한국외대·등에 지원한 경우라면 해당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상 논술가이드북에는 보고서보다 한층 더 많은 정보가 들어가 있기 마련이다.

논술을 시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학이거나 모의논술을 실시하지 않아 참고할 자료가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는 ‘비슷한 유형’을 출제하는 대학을 찾아야 한다. 특히,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만 보는 대학, 수학과 과학을 병행하는 대학으로 유형이 완전히 나뉜다. 과학논술은 다시 시험범위가 과학Ⅰ만인지, 과학Ⅱ까지인지로 구분 가능하다. 이러한 유형들을 확인해 최대한 비슷하게 시험을 출제하는 대학의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다. 김명찬 소장은 “실전연습 과정에서 기출문제가 많지 않다면 지원 대학과 유형이 비슷한 대학의 기출문제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기출문제를 활용할 때에는 먼저 제시문을 보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후 해설과 채점기준 등을 활용해 자체적인 ‘첨삭’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그간 출제됐던 문제들을 검토하고 우수 답안, 문제풀이, 평가 기준 등을 참고해 답안 작성을 연습해 봐야 한다. 만약 대면·지면 첨삭을 받을 수 있다면, 기존 답안과 비교해 차이점을 인식하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진 소장도 “논술은 직접 써 봐야 한다. 실전처럼 시간을 재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내용을 쓰더라도 제시문에 근거해 설득력 있게 써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이 주로 고민하는 부분은 수능최저다. 수능 가채점 결과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이 높지 않다거나 충족 여부가 애매한 경우 논술고사를 치르러 가야 할지, 포기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다소 점수가 애매한 경우라면 논술고사에 응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채점 등급컷은 실제 등급컷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만기 소장은 “가채점 등급컷이 1~2점 차이 수준이라면, 채점 오차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대학별고사에는 일단 응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올해 수능최저를 다소 높인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이라면 ‘기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질적인 경쟁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명찬 소장은 “올해 이화여대는 수능최저를 전년 대비 상향조정했다. 이 때문에 수능최저 충족비율과 실질경쟁률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고사를 잘 치른다면 합격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경우 ‘글솜씨’에 신경을 쏟는 경향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핵심어’다. 김병진 소장은 “화려한 글 솜씨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채점기준에 따라 문제마다 필요한 핵심어를 포함시켰는지가 중요하다. 제시문에서 핵심어를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지, 어떻게 답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학습해야 한다”고 했다. 이만기 소장은 “논술에서는 요약형 문제도 빈번하게 출제된다. 제시문의 핵심 내용을 200자에서 500자 내외로 요약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대학별고사 대비의 가장 우선은 '기출문제'다. 대학들이 기존에 활용했던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다만, 논술의 경우 올해 출제경향을 엿볼 수 있는 모의논술도 필히 확인해야 한다. (사진=건국대 제공)
대학별고사 대비의 가장 우선은 '기출문제'다. 대학들이 기존에 활용했던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다만, 논술의 경우 올해 출제경향을 엿볼 수 있는 모의논술도 필히 확인해야 한다. (사진=건국대 제공)

■면접 대비 '유형 따라 달라져야' = 면접의 기본도 논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 시작은 ‘기출문제’에서부터다. 지난해 기출문제를 확인해 제시문의 형식과 내용 등을 철저히 분석해야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 제시문의 경우 지문 수준에 맞는 독해력이 필수다. 수학과 과학 제시문이라면 문제풀이 능력, 국문 제시문이라면 논리적인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등이 필요하다.

면접고사는 논술에 비해 유형이 훨씬 복잡하다. 분류방법도 입시기관에 따라 제각각이다. 기본소양과 전공적합성의 유형으로 나누는가 하면, 서류형과 제시문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다만, 면접유형을 가르는 기본 토대는 서류를 주로 활용하는 인성 면접과 제시문을 활용하는 학업역량·기초소양 확인 면접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제시문형 면접은 대비법이 비교적 명확하다. “질문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고 조리 있게 의견을 말한다”는 것이 요체이기 때문이다. 자주 출제되는 주제를 파악하고, 최근 시사·상식·사회·이슈 등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성공적으로 면접을 치를 수 있다. 

다만, 제시문형과 달리 기출문제를 구하기 어려운 면접고사도 종종 나온다. 학생부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면접이나 기본소양을 파악하는 인성면접이 시행된 경우 별도의 공통 기출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제시문형 면접인 경우에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를 활용하면 되지만, 서류기반 면접이나 인성면접으로 제시문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공교육이 내놓은 면접 자료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교육계 면접 자료는 강원교육청이 발간한 ‘2019 대입 구술 및 면접 길라잡이’와 부산교육청이 내놓은 ‘2018 대입 면접후기 자료집’이다. 두 자료집에는 실제 지난해 면접에 참여했던 수험생들이 복기한 문제·질문이 담겨 있다. 평가방법과 실제 합격생들의 답변 또한 수록돼 있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서류 기반 인성면접 등인 경우에는 자료를 확인한 후 스스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해 보는 것이 좋다. 김명찬 소장은 “서류형 면접의 경우 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 등의 내용을 토대로 질문이 나온다. 활동 결과보다는 과정과 동기에 대한 질문이 많으니 미리 예상질문을 뽑아 대비해야 한다. 자기주도성·전공적합성·의사소통능력 등이 주된 평가요소”라고 설명했다. 김병진 소장은 “서류 기반 면접은 본인 서류에 대한 숙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구체적인 활동 상황이나 느낀 점들을 정리해 둬야 한다”고 했다.

‘모의면접’도 면접을 대비하는 좋은 방법이다. 교사나 학우들의 도움을 받아 예상질문을 타인이 묻고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모의면접을 진행한다면, 실제 면접장에서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이 질문에 답하는 태도와 말투 등을 촬영해 점검하는 것도 바람직한 면접 대비법이다.

의학계열이나 교육계열 지원자는 ‘다중미니면접(MMI)’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아주대·인제대·한림대 등은 한 명의 수험생이 여러 면접실을 돌며 다회 면접을 치르는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한다. 해당 면접의 경우 대부분의 기출문제가 공개돼 있으므로 이를 기반 삼아 면접을 대비하면 된다.  

■적성고사 ’시간안배‘ 중요…‘부단한’ 연습 필수 = 수능 이후 대학별고사로는 적성고사도 있다. 올해 수시에서 적성고사 선발을 실시하는 12개 대학 가운데 절반인 6개 대학이 수능 이후에 고사를 실시한다. 

적성고사는 ‘부단한 연습’이 필수다. 1시간에 60문항을 풀어야 하는 한신대의 사례처럼 문제마다 주어진 시간이 1분 내외에 그치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1시간에 50문항을 풀어야 하는 가천대·평택대도 빠른 문제 해결이 중요한 곳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적성고사는 일명 ‘속도검사’라고 불린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는 연습을 통해 시간 안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항과 시간을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다소 여유 있게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실전에서는 OMR마킹 등에 필요한 시간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병진 소장은 “연습 때부터 OMR 마킹까지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 안배를 위해서는 일부 문제를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김병진 소장은 “아는 문제부터 빠르게 풀어야 한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문제를 끝까지 붙잡고 있기보다는 아는 문제부터 풀고 남는 시간 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인 시간 운용 방법이다. 자신 있는 영역부터 푸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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