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행정(16)] 연구비와 간접비에 대한 동상이몽
[대학행정(16)] 연구비와 간접비에 대한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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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열 고려대 연구기획팀장
유신열 고려대 연구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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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의 연구과제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비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이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각 연구주체인 정부·대학·연구자 간에는 연구비를 이해하는 관점이 서로 조금씩 다르다. 연구비는 구체적으로 직접비와 간접비로 구성되는데, 연구책임자가 연구 목적으로 직접 활용하는 직접비에 대해서는 연구주체 간에 어느 정도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간접비에 대해서는 가지고 있는 생각이 서로 조금씩 다르다. 간접비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에 ‘연구개발과제 수행기관이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공통적으로 들지만 개별 연구개발과제에서 직접 산출할 수 없는 비용’이라고 돼있다. 그리고 비영리법인의 간접비에 대해서는 정부가 ‘2년마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해 그 계상기준을 정해 고시’하도록 돼있다. 이 간접비에 대해서 지원기관인 정부는 대학에 지급하는 인센티브지만 사용용도를 제한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 대학은 연구투입비용에 대한 실비보상으로, 연구책임자는 연구비의 일부라고 본다. 이 인식의 차이가 연구주체 간 갈등을 유발하고 연구 정책을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원인이 된다. 간접비에 대한 기본 정의에서부터 다시 생각해 본다면, 대학이 이해하고 있는 간접비 개념이 맞다. 간접비를 ‘overhead cost’라고 하는 이유도 연구비가 아닌 별도의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간접비를 두고 각자 동상이몽을 한다. 그 원인을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연구비 계약과정의 기술적인 방법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살펴봤으면 한다. 정부는 대학 및 연구자와 연구계약을 할 때 간접비를 그 과제 안에 포함해서 계상하고 한꺼번에 계약을 한다. 그렇게 되면 연구자는 간접비를 연구비의 일부라고 인식해서 대학이 연구비만 떼어가고 지원해주는 것이 없다고 느끼게 되고, 정부는 간접비도 직접비처럼 관리해야 하는 대상인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된다. 정부는 대학과 연구계약을 할 때 직접비와 간접비를 분리해서 지원하는 것이 옳다. 예전엔 연구자와는 직접비에 대한 부분만 계약을 하고 그 과제에 대한 간접비는 대학에 직접 지원하는 연구과제도 존재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사라졌다.

두 번째는 관료제 방식의 연구 관리가 간접비를 본래의 개념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관료제는 연구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결국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교하게 작용된다. 특히 국가의 세금을 통해서 지원되는 연구비는 더욱 그렇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연구비가 학교회계에서 관리되면 다른 예산과 섞여서 잘 구분되지 않고 불투명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연구비를 별도회계로 관리하고 정교한 정보시스템을 통해 회계의 투명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것이 산학협력단 법인이 탄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원인들이 겹쳐 간접비가 점점 더 직접비 개념으로 흡수돼가고 있고, 그만큼 간접비에 대한 대학의 자율권은 침해된다.

정부는 현재 간접비를 대학이 14가지 구체적인 사용용도 항목으로만 쓰도록 규정화해서 제한하고 있다. 또 대학은 간접비 원가 산출을 위해 구체적이고 방대한 자료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사용용도 항목이나 원가산출을 위해 대학이 제출해야 하는 자료가 계속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부분적 목적만 추구하다보면 큰 방향을 놓치게 된다. 잠시 멈추고 멀리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간접비를 대학에 맡겨 일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계의 투명성은 연구비 관리 관점이 아니라 대학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하면 된다. 간접비는 비용으로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대학의 자산이 돼 연구역량을 강화하는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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