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크로우ㆍ윌리엄 다바스 지음 / 한석수 ㆍ방진이ㆍ 박홍석ㆍ 서영석 옮김 《새로운 미국 대학 설계 – 성공적인 대학 개혁 모델》 / 아르케

1. 개요

이 책은 지정학적으로 낙후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학문적으로도 특별히 주목받지 못하던 변방의 주립대학을 미국에서 제일가는 혁신아이콘으로 만든 개혁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공저자 마이클 크로우(Michael Crow)는 2002년부터 애리조나주립대학(ASU; Arizona State University)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애리조나주립대학 개혁을 진두지휘했다. 이 책에는 그 추진 배경과 과정, 방법 등이 자세히 기술돼 있는데 저자는 이를 통해 ‘새로운 미국 대학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과 문화적 배경이 다르지만 우리나라 대학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익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저자의 주요 관점

우선 실용주의, 평등주의적 능력주의를 실천하는 공립대학을 지향해 연구중심대학들이 입학 지원자의 대거 탈락을 통해 대학의 평판을 관리하던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우수한 학문적 플랫폼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높이고(특히 사회경제적 하위 그룹) 학문의 융복합화로 실용적 R&D를 실행해 문제해결력 제고를 통한 대학의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학에서도 Astro Teller가 제시한 'moonshot thinking (10 X is easier than 10 percent)'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창조성, 열정, 지속성을 가지고 Google X처럼 University X를 추구해 하버드 대학 따라하기를 탈피한 ‘새로운 미국대학(The New American University)’ 설계 모델을 주창했다.

마이클 크로우 총장은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 가능성, 특히 사회경제적 하위 그룹 학생들의 우수한 학문적 플랫폼을 갖춘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접근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미국 경제 발전 및 사회계층 이동성(희망 사다리 역할) 제고에도 기여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입학자보다 배출되는 학생의 수준으로 대학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학과간 과감한 통폐합, 융합을 통한 대학의 재개념화를 추진하고, use-inspired research를 강조하면서 사회적 문제해결을 통한 사회적 영향력 제고를 강조한다.

2002년 총장으로 부임해 구성원들과 지속적인 논의과정을 거쳐 개혁은 해당 대학의 내재적 논리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인식아래 10년 넘게 지속적으로 대학 개혁을 추진한 결과 미국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됐다.

3. 번역 계기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으로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미국 동향을 파악하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변방의 대학을 혁신의 아이콘으로 이끈 리더십과 개혁 과정을 다룬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이클 크로우는 2002년부터 16년째 애리조나주립대학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하버드 대학 따라 하기를 벗어나 공립대학에 체화되었던 평등주의 신조와 실용주의 뿌리를 살려 새로운 미국 대학을 설계하겠다는 그 취지와 추진 사항들이 우리나라 대학들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석수 원장

한국대학신문이 2015년 주관한 대학총장 프레지던트 서밋에서 기조강연을 했을 때 이 책을 소개하고 우리 대학들도 Moonshot Thinking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좀더 체계적으로 널리 소개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번역을 시도했는데 바쁜 일정으로 미루다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연구원들과 분담해해 번역을 하게 됐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좀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성원 간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자율성에 근거한 융복합 등 단위 구조조정이나 대학 간 연합, 통폐합 등 해당 대학의 특성에 맞는 ‘재개념화(reconceptualization)’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