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 박준훈 한국교통대 총장 “자율성 신장과 안정적 예산확보가 대학발전의 열쇠”
[심층대담] 박준훈 한국교통대 총장 “자율성 신장과 안정적 예산확보가 대학발전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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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개선' 집중하는 행동가 면모…국내유일 교통특성화종합대학 발전 '기대'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국내 유일의 교통특성화종합대학인 한국교통대의 제7대 총장으로 올해 7월 취임한 박준훈 총장은 1991년 한국교통대의 전신인 충주대에 부임, 교수로 지내는 동안 발견한 개선점들을 바꾸기 위해 행정에 뛰어들었고, 이후 대학을 이끄는 수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참여하고 개선하자’는 말을 달고 사는 박 총장은 우리 사회 어디에나 있는 변화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바꾸기 위해서는 말만 하기보다 참여를 통해 개혁·개선해야 한다는 굳은 심지를 지닌 ‘행동가’다. 박 총장은 대학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열쇠로 ‘자율성 신장’과 ‘안정적 재원확보’를 제시한다. 대학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율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재정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총장이 남은 임기 동안 만들어낼 한국교통대의 발전상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 대학 총장이 돼 바라본 우리나라 고등교육정책에 대한 생각은?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율성 신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특히 국립대는 교육부 제한에 따라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대학 자율권을 보장하면서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국립대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안정적인 재정확보도 대학 발전에 있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기본역량진단 평가 등이 조금 더 통합된 형태로 대학 자율성을 신장시키는 방향에 맞춰 이뤄지길 바란다.”

- 특성화대학이긴 하지만, 대학 이름이 곧 성격을 나타내는 것은 독특한 사례다. 
“교통에서 말하는 운송 수단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동차·항공·해운·철도다. 한국교통대는 이 중 해운을 제외한 자동차와 항공 철도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육상 교통 수단인 도로와 철도를 모두 다루는 것이다. 단순 인프라만 연구하는 것은 아니다. 철도 시스템이나 전자·신호체계와 같은 부분도 연구 대상이다. 특히, 철도에 있어 중요한 토목 등의 인프라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교통전문대학원을 통해 법률·정책 등 제도적인 부분들도 연구한다. 자동차학과를 설치해 자동차 자체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자동차도 학내 테스트베드를 통해 시범 운행하며 연구 중이다. 특히 수소자동차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수소차 생활화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기술 발전은 사람의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수소차나 신재생 에너지 활용 자동차는 정부 투자 의지가 분명하고, 많은 노하우를 지닌 기업이 있어 탄력을 받는다면 금방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항공의 경우 국립대 유일의 항공운항학과를 비롯해 항공서비스학과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공군 ROTC를 운영하는 것도 국립대 최초다.” 

- 교통특성화 대학이면서 규모가 상당한 종합대학 면모를 지니고 있다.
“우리 대학은 ‘국내 유일의 교통특성화종합대학’이다. 교통특성화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여타 분야들도 있어 종합대학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거점국립대에 비하면 조금 적지만, 재적생 1만2000명 정도로 국립대 중에서 작지 않은 규모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이라고 하면 교통수단에 집중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중국에서 교통은 소통,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상하이교통대는 교통대학이면서도 의대 등을 가진 종합대학으로 세계 상위대학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교통의 의미는 폭넓기에 종합대학의 성격이 충분히 녹아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 종합대학이 아닌 교통을 전문으로 다루는 위치를 유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는지.
“한국교통대는 충주대와 청주과학대와 먼저 통합하고, 2012년 철도대와 통합하면서 만들어졌다. 충주캠·증평캠·의왕캠의 세 개 캠퍼스를 운영하는 것은 이러한 역사 때문이다. 하나의 분야만 다루게 되면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갈 여지가 줄어든다. 융합연구 등에 있어서도 제한받을 수 있다. 통합하는 과정에서 시너지 낼 수 있는 장점들을 한 데 잘 모았기에 긍정적 영향이 컸다고 본다.”

- 최근 학생 모집에 어려움 겪는 대학이 많다. 한국교통대 사정은 어떤가.
“지방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모든 학생들이 서울권으로 진학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지난해 6.4 대 1에서 7.2 대 1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올해 입시에서도 경쟁률이 높아졌다. 국립대 중에서 취업률 톱5 안에 드는 성과가 주효했다고 본다. 국립대이기에 한 학기 205만원 정도로 등록금도 상당히 낮다. 장학금도 전체 등록금 총액 대비 86.8%를 지급하는 등 유리한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대한 좋은 인재를 받아 양질의 경쟁력 있는 학생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 높은 취업률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만족도가 높다. 한국교통대 졸업생들은 교통 분야에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인력들이다. 예를 들어 철도공학부의 경우 기관사 양성이란 목적에 맞게 KTX나 전철 등의 기관사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개선 중인 부분들도 있다. 학사구조에 유연성을 주고, 학생 선택권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기존 대학 교수방법은 교수자 위주 강의로 채워졌다. 이를 프로젝트 중심 교육(PBL; Project Based Learning)이나 플립트 러닝(flipped learning) 등을 통해 학습자 위주로 개선하려 한다.”

- 재학생 인성교육을 위한 시도로는 어떠한 것이 있나.
“국립대학이기에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려 한다. ‘전인적 교양인’ 양성이 1차적 목표이자 인재상이다. 같은 맥락에서 인성교육을 위한 특강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경험·경륜을 배울 수 있도록 한 옴니버스 특강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회봉사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보건생명 분야로 특화된 증평캠의 경우 지역민에게 응급구조 관련 강연·교육 등의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지역 저학년 학생의 과학 흥미를 북돋는 과학문화진흥센터 사업, 다문화가정에 혜택 주기 위한 초청 축제, 라오스·캄보디아 등으로 나가는 해외봉사 등도 빼놓을 수 없다. 1학년 때는 전공 세미나 과목을 통해 기본 소양 등을 배우게 된다. ”

- 공약으로 내건 ‘BEST KUNT’의 뜻은?
“KNUT는 한국교통대의 영문명인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Transportation의 약자다. 여기에 네 글자를 따서 만든 조합어인 BEST를 덧붙였다. B는 베이식(Basic)에서 따 왔다. 기본이 충실한 대학을 만들자는 뜻에서다. 여기서의 기본은 교육·연구·봉사 등 모든 분야를 의미한다. 대학이 지닌 모든 기능은 튼튼한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는 앙상블(ensemble)을 의미한다. 대학은 여러 구성원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성향도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소통이나 협력에서 힘든 부분이 없잖아 있다. 갈등 요소를 제거하고 소통과 협력을 이뤄 구성원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기 위해 앙상블을 공약에 넣었다. 취임 이후 학과장 회의를 매달 한 차례씩 정례화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S는 시스템(System)이다. 여러 구성원이 모인 대학은 조직 체계로 움직이며 복잡한 내용들을 다루는 곳이다. 개인의 역량 차원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종합대학에 걸맞은 시스템을 만들고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T는 미래를 뜻하는 투모로(Tomorrow)다. 미래와 내일을 준비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표현이다.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국책사업을 수주하는 등 대학의 안정성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

- 총장으로서 남은 임기를 통해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현재 대학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공약인 ‘BEST’에 맞춰 차근차근 해 나가려 한다. 이번 계획의 차이점은 수립 과정에서 일방적 톱다운이 아닌 톱다운과 바텀업 방식을 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 요량이다. 이를 통해 2021년 예정된 3주기 기본역량 진단 평가를 착실히 준비하려 한다. 계획이 만들어지면 그에 따른 로드맵, 구체적 추진·이행계획 등도 차례대로 내놓을 생각이다. 1차 연도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계획을 만드는 준비단계라면, 2년차와 3년차는 이를 정착시키는 단계가 될 것이다. 4년차에는 다음 총장에게 발전계획이 잘 연결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 하는 데 힘쓰겠다.”

- 남북관계 화해모드로 인해 교통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철도가 각광받고 있는데.
“남북이 화해와 협력 모드에 접어들면서 교통이 이슈로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철도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해선과 경의선을 통해 남과 북을 연결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중국·러시아를 통해 유럽까지 닿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현재 대륙 끝에 위치한 한반도는 유라시아 교통망이 연결되는 순간 시작점이 되면서 큰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부분들을 조금 더 정책적·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연구하기 위해 유라시아 교통연구소를 최근 설립했다. 평양철도대학과 MOU 맺는 방안을 통일부를 통해 제안하고, 국회의원들과 함께 포럼도 열었다. 북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인원들을 일부 들여와 교육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인력양성을 통해 교류하며 하나의 남북 협력 모델을 만들어 보려 한다. 국가가 지향하는 어젠다를 민간과 학계 차원에서, 나아가 국립대 차원에서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

- 우리나라 철도교통 현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개선과 발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달 말 중국에서 열린 유라시아 교통대학교 총장협의회에 참석했다. 협의회 다녀오는 과정에서 중국 고속철을 시승해 볼 기회가 있었다. 중국은 고속철 길이만 2만km가 넘는다. 1000km 미만인 우리나라와는 규모에서부터 차이가 크다. 기본 기술력에 더해 막대한 철도 설치 과정에서 획득한 현장 노하우까지 지니고 있는 곳이 중국이다. 현재 중국은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 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하이퍼튜브 등 연구기술 분야에서는 뒤떨어지지 않지만, 현장 기술에서 다소 부족함이 있다. 국가 차원에서 관심 가지고 자체 고속철 사업 등을 지원해야 한다.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 부분을 빨리 선점하지 못하면 경쟁력 측면에서 따라가기 어려워질 것이다.”

- 한국교통대에 어떤 학생들이 입학하길 바라는지.
“진취적이고 도전하려는 정신을 가진 학생들이 오길 희망한다. 현재 역량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무언가 얻어 내겠다는 자신감을 가진 학생들이 많이 온다면, 우리가 제공하는 시스템 내에서 자신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을 조금 더 소중히 여겼으면 한다. 결국 꿈을 꾸는 사람이 사회를 이끌어나가고 자신과의 싸움도 이겨내는 것 아니겠는가. 총장이 된 것도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학생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움직였으면 한다.”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이 박준훈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이 박준훈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박준훈 한국교통대 총장은…
1957년 서울 출생으로 성균관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모두 취득했다. 삼성전자 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한국교통대의 전신인 충주대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철도대와 통합 이후에는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를 맡고 있다. 첨단과학기술대학장, LINC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대담=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한명섭 부국장 겸 사진부장/정리= 박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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