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채용비리와 사학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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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전국대학노동조합 정책실장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의혹이 연일 보도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싸늘하다. 인사권자가 채용의 절차와 공정성을 부정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 사람 심어 넣기를 하는 과정을 보면 한편으로는 비리 사학들의 어두운 그늘을 떠올리게 된다. 교육기관인 사립대학에서 특정 1인에 의한 천문학적인 금액의 횡령과 배임을 포함한 각종 부정과 비리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왜 이러한 사학비리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횡행하고 근절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사학 비리의 이면에는 비리 사학운영자의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를 비호하거나 동조 내지는 방조해 온 인적 카르텔이 있다. 이미 많은 사학들에서 이사나 총장, 주요 보직이 친·인척 또는 지연, 학연의 인맥으로 얽힌 인사들로 채워져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카르텔은 교직원의 채용 등 인사에 관한 사학운영자의 독점적 권한으로 다시 한 번 더 공고해지게 된다. 

대학의 부정과 비리에 대해서는 대학행정을 직접 담당하는 교직원들이 사실상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사학 운영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대학 행정을 자신의 인적 카르텔을 통해 장악함으로써 학교 운영권 유지와 부정 비리에 대한 방벽을 쌓으려 하게 된다. 이러한 방편으로 채용된 교직원의 경우 학교의 비리와 부정, 비민주적 운영을 묵인하거나 동조할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대학의 사적 소유를 공고히 하거나 운영권 방어에 용이하게 이용될 수밖에 없다. 사립대학 교직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에 대해 사학재단들이 유독 경기를 일으키는 이유도 대학 행정의 세부 내용을 잘 아는 교직원들에 의해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 위험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조 설립 초기에 십중팔구 주요 간부에 대한 해고 등 극도의 노조 탄압이 자행되는 이유다. 역으로 보면 재단을 견제하고 사립대학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견인해야 할 노동조합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학에서 교직원의 채용 등 인사권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는 배경에는 대학을 설립자 개인이나 그 일가의 사적 소유물 내지는 개인 회사 정도로 보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개인 회사이다 보니 교직원 채용이나 승진, 전보 등을 사실상 인사권자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막강한 인사권은 교직원들을 통제하고 학교의 부정에 침묵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다. 사적 소유의 관점은 대학 재정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것으로까지 나아가게 만든다. 최근 사립유치원의 부정 비리 역시 유치원을 교육보다는 개인의 수익 사업체로 인식하는 관점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학의 비리를 예방하기 위해 사립학교 교직원의 법적 지위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교원에 대해서는 그 자격과 임용, 복무, 신분보장, 징계 등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명문화하고 있다. 하지만 교직원에 대해서는 학교법인의 정관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한 줄 조항이 전부다. 교직원이 사학재단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이,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복무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비리사학의 동조자가 되지 않을 수 있고 부정과 비리도 사전에 예방돼 보다 투명하고 깨끗한 대학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사학 비리에 대한 내부 견제자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학비리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사립학교 교직원의 법적 지위와 신분 보장에 대한 사립학교법 개정을 생각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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