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우수 장학금’ 신설 등 예산 증액에 반색

이기우 회장이 15일 교무입학처장협의회 워크숍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문대교협 제공)
이기우 회장이 15일 교무입학처장협의회 워크숍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전문대교협 제공)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는 15~16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하반기 연수를 개최하고 교무 및 입학 관련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연수에는 100여 개 전문대학에서 130여 명의 교무‧입학처장들이 참석했다. 

연수회 첫날에는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새 정부에 바라는 전문대학의 입장', 배진숙 교육부 사무관이 '2019년 전문대 정책 및 운영 방향',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이 '2019년 전문대교협 운영 방향',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 원장이 '고등직업교육기관평가 인증'을, 이현대 전북과학대학교 학사운영처장이 '학사제도개선에 대하여', 이승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이 '2019학년도 수시 입시분석 및 향후 전략'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했다. 

이날 먼저 배진숙 교육부 사무관은 전문대학 관련 예산이 당초보다 증액 편성될 것 같다고 언급해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배 사무관은 “14일 저녁 교육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사업) 후속으로 진행될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이 700억원 규모로 결정됐다. 또 163억원 규모의 전문대학 우수 장학금 신설돼 소위원회를 통과했다”며 “이후 심사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힘이 돼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예산 증액 소식에 대해 전문대학은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전부터 전문대학 예산 증액 등 지원 강화의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이기우 회장도 이날 '새 정부에 바라는 전문대학의 입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다시한번 전문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전문대학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재정위기 쪽에 모아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입학금 감축, 등록금 인하‧동결, 강사법 개정안 등이 그렇다. 또 인건비와 장학금만 해도 전문대 예산의 80% 가량을 차지한다”고 전문대학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전문대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평생직업교육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고졸자, 재직자, 은퇴자, 전직자, 경력단절자 등의 평생직업교육을 전문대가 맡아야 한다. 이들의 등록금의 80%정도를 국가가 부담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40세 이상의 고졸 성인학습자의 정원 외 입학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호웅 원장이 기관평가인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이호웅 원장이 기관평가인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전문대학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대 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이를 위한 방안들이 제기됐다.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장은 주제발표에서 현재 대학 자율인 기관평가인증을 향후 대학이 필수적으로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관평가인증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인증 과정에 대한 예산 지원의 효율성을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기관평가인증은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이자 교육수요자에게 대학 정보 제공이라는 목적이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기관평가인증을 받는 것이 대학의 자율이었다. 꼭 평가를 신청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필수적으로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12월 초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연수에서 이에 관련한 자세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황보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주제발표에서 영국 직업교육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이를 통해 한국 전문대학이 변화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황보 사무총장은 “영국은 16살에 직업교육 트랙으로 갈지, 일반 교육을 받을지 결정한다. 직업교육 트랙으로 갔어도 일반 교육 트랙으로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다”며 학생의 선택권을 중시하는 영국의 사례를 들었다. 이어 “기업 및 지자체와의 연계는 영국에서 필수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을 실시한다”면서 “직업교육 현장에서도 영어, 수학 등 기초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점을 한국 전문대에서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영국이 도제교육 확산을 위해 법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영국은 2017년 4월부터 기업에는 도제세를 부과하고 특히 300인 이상 기업이 도제교육을 의무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법안을 실시해 도제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실장은 2019학년도 수시입학박람회 및 진로진학교사 대상 설명회에 대한 경과보고를 했다. “전국권 입학정보 박람회는 성황리에 진행됐고, 지역별 박람회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다. 올해 처음 진행한 교사대상 설명회도 지역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고교 선생님들에게 전문대를 알리는 자리였다”면서 “앞으로 지역 박람회는 교육청과 연계해 개최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마지막 순서로 교무‧입학처장협의회의 정기총회가 진행됐다. 안건은 이종엽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남은 임기를 대신할 다음 회장을 추인하는 것이었다. 협의회는 앞서 임원회의를 열고 입학회장인 강석규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입학처장을 차기 회장으로 결정한 바 있다.

정기총회에 참석한 각 대학 교무‧입학처장들은 강석규 회장의 추인에 동의했다. 강석규 신임 회장은 이종엽 전 회장의 남은 임기인 내년 9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강석규 신임 회장은 “강사법 시행 등 현안을 앞둔 시점이지만, 이종엽 회장의 뒤를 이어 남은 임기를 잘 수행하겠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종엽 회장은 “앞으로도 교무‧입학처장협의회가 중심이 돼 힘을 모아주시고 응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16일에는 시간강사법, 2022년 대입개편안 활동보고, 교무 TF 활동보고 등 분과별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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