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입학수당 ‘정상화 되려나…교육부-대학 관계자 회동
‘엉망진창’ 입학수당 ‘정상화 되려나…교육부-대학 관계자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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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담당자 초과수당 지급불가 사태 만든 ‘원흉’
전형기간 해석 달라져야…9월 아닌 3월부터 대입전형시작
올해 8월 발표된 전형료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은 초과수당을 전형료 수입에서 지급할 수 없도록 하는 현실성 없는 규정을 담고 있다는 데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올해 8월 발표된 전형료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은 초과수당을 전형료 수입에서 지급할 수 없도록 하는 현실성 없는 규정을 담고 있다는 데 있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초과수당을 전형료 수입에서 지급할 수 없도록 하는 현실성 없는 규정으로 입학 실무자들의 지탄을 샀던 입학수당 문제가 정상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내년 3월까지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 대입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을 볼 때 조속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교육부-대학, 입학수당 관련 논의 시작 =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 관계자와 연세대·서강대·중앙대·선문대·남서울대 등의 입학 관리자들이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회동을 가졌다. 

전형료 전산화 시스템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이 자리에서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 관리자들에게 입학수당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해결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내부 논의를 위해 문제점들을 정돈해 줄 것도 요청했다. 

■입학수당 왜 문제되나…전형기간 해석 좁고, 직원 지급대상 제외 = 이번에 불거진 입학수당 문제는 올해 8월 개정내용이 발표된 ‘대학 입학전형료 책정 및 집행 가이드라인’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교육부는 관련 규칙을 통해 △출제 △감독 △평가 △준비·진행 △전형안내 △회의 6개 유형으로 수당을 정리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떠한 유형의 수당을 활용하더라도 초과근무를 한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에게 적절한 대가를 지급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본지는 지난달 24일 ‘입학처 직원은 야간‧주말도 수당 없이 일하라?’ 제하의 기사를 통해 문제를 지적했다. 

6개 유형 가운데 초과근로를 언급한 수당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이드라인은 준비·진행 수당 항목에서 “시험문제 출제를 비롯해 시험·평가·전형안내 준비와 진행에 투입되는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의 추가적인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문제는 입학전형 기간을 너무 좁게 해석했다는 데 있다. 단서로 따라붙은 ‘입학전형의 원서접수 시작일로부터 등록 마감일’인 입학전형 기간에 한해 지급 가능하다는 점이 독소규정이다. 

통상 대학들의 원서접수 시작일은 수시원서를 받는 9월 중순께다. 올해는 9월 10일부터 14일이 수시 원서접수 기간이었으며, 내년에는 9월 6일부터 10일까지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단서 규정대로라면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9월 10일이나 6일 이후부터나 초과근로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들에게 초과근무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한 해 입시가 마무리되는 2월 말부터 3월 정도를 제외하면, 전형을 알리고 준비하기 위해 쉴 틈이 없다. 최근에는 고교현장 등 수요자들과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지방 출장 등도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 가이드북이나 백서 등의 자료집을 만들기 위해 들이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추가 업무들은 교육부가 내놓은 전형기간보다 앞서 이뤄지는 일들이다. 

전형안내 수당을 활용하는 방법도 막혀 있다. 설명회나 박람회 등에 참여해 전형을 안내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전형안내 수당은 정작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입학업무를 담당하는 입학처나 입학본부 직원은 물론이고, 전임입학사정관도 수당 지급 대상에서 빠져 있다.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고 가이드라인에 추가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한 주요대학 입학팀장은 “전형안내 수당은 이전 규정에서의 홍보수당과 성격이 비슷하다.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에게 지급할 수 없다는 규정이 따라붙으면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안내 수당은 사실상 무의미한 수당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을 제외한 사람들만 지급대상이 돼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현실에서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학의 입학팀장도 “결국 입학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교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 등에게 수당을 주라는 것인데, 대부분의 설명회는 입학업무 담당 교직원들이 맡아서 진행한다. 수당을 지급할 일이 없는 것”이라며 “박람회처럼 규모가 아주 큰 행사는 인원이 부족해 외부 인력을 동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드문 사례에 불과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처럼 '엉망진창'인 가이드라인이 나왔음에도 큰 문제로 비화되지 않은 것은 시행시기가 내년부터라는 점 때문이다. 8월에야 개정이 이뤄졌기에 올해는 전년도 규정에 준해 전형료를 쓸 수 있다. 

■해결책 ‘명약관화’…전형기간 정의 바꿔야 = 복잡한 내용처럼 보이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준비·진행 수당에 따라붙은 ‘입학전형기간’의 정의를 바꾸면 된다. 넓게 해석하면 할수록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기는 쉬워진다.

대학가에서는 3월말부터를 입학전형기간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대학 입학팀장은 “대입전형 준비라는 것은 ‘사전’ 준비일 수밖에 없다. 기본계획 발표 시한인 3월 31일 시점부터 전형기간이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렇게 하더라도 물론 3월 한 달은 공백으로 남게 된다. 이때도 초과근무 수요가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9월로 돼 있는 현 규정에 비하면 훨씬 현실을 잘 반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가이드라인이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가이드라인이 이처럼 엉망으로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형료가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산정기준과 금액 등을 언급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같은 달 국민권익위원회가 ‘대학입시 전형료 회계관리 투명성 제고’ 권고를 내며 대학들을 압박했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게 됐다.

초과근무 수당을 전형료 예산에서 활용 불가능하도록 한 조치는 수당을 ‘인건비’로 보는 생각이 깔려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전형료를 인건비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과 같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의 지원금만 인건비로 활용 가능하다. 초과근무 ‘수당’도 인건비라고 접근하다 보니 이번처럼 현장 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게 된 것이다. 

가이드라인 정상화가 불발되는 경우 입학 담당자들은 기존 지적처럼 ‘야간과 주말에도 수당 없이 일하는 처지’에 내몰리게 된다. 등록금을 기반으로 하는 교비를 통해 지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입학전형료가 엄연히 있음에도 등록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본격적인 초과근무가 시작되는 3월 말 전까지는 바뀐 규정이 나와야 한다. 이번에는 전형료 관련 규정들을 개선한 탓에 8월이 돼서야 가이드라인이 나왔지만 통상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시기는 5월. 내년 가이드라인을 내기 전 선제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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