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혁신지원사업 시행기관 선정 논란에 부쳐
[사설] 대학혁신지원사업 시행기관 선정 논란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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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대학현장에서는 정부의 교육예산 확보노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국회에서의 논의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학이 예산철만 되면 온통 국회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 시기가 되면 대학협의체 회장단들이 교육위원회와 예결위원회 의원실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결같이 대학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그만큼 대학재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학재정은 대학의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재원으로 대학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열쇠다. 주로 등록금과 재단의 전입금, 그리고 정부의 재정지원금으로 충당된다. 이 중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등록금은 반값등록금정책으로 재정비중이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정부의 재정지원 비중이 늘어나는 형편이다.

정부도 부족한 대학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의 교육환경 및 여건이 크게 개선됐으며 우수인력 양성, 교수 연구력 제고, 대학의 국제화 및 산학협력 강화 등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대학재정지원 사업에 좋은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가에서는 오히려 비판적인 의견이 압도적이다. 혹평의 요지는 대학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나친 정부주도의 대학재정지원정책으로 지원 방법상의 문제가 쉽게 간과됐고, 평가지표, 평가주체, 사업관리 등 재정지원정책 내용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재정지원의 일환으로 붙인 각종 조건이 대학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재정지원사업 평가지표가 규제로 작동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대학에 불합리한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실제로 정부는 대학재정지원 사업을 고등교육 정책을 대학현장에 적용시키는 유력한 정책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정부재정지원사업은 시기별로 형태를 달리하며 추진됐다. 일반재정지원사업과 특수목적지원사업이 교대로 시행됐다. 재정지원사업 시행기관도 정부, 대학협의체, 연구재단, 국책연구기관 등으로 자주 바뀌었다. 대체로 정부재정지원사업의 성격에 따라 사업 시행기관도 달라진 듯이 보인다.

현 정부에서 특수목적성 사업을 통합해 일반재정지원사업으로 전환하는 목적은 명료하다.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재정지원의 성과를 제고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사업시행기관 선정 문제가 쟁점이 된다.

현재 대학에 지원되는 재정지원사업 중 R&D 사업 비중이 가장 크다. 한국연구재단이 R&D 사업 중심기관으로서 R&D사업 시행기관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그러나 인력양성 분야에 있어서는 다른 의견이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R&D사업 관리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인력양성이 방점이 찍힌 일반재정지원사업의 시행기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그동안 사업관리에서 드러난 교육부 ‘2중대’ 역할론에 이어 ‘전문성’ 문제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인력양성은 대학 고유의 기능이다. 대학인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길 때 최대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학재정지원 사업 중 인력양성 사업의 대표 격인 ACE+ 사업의 시행기관은 대교협이다. 그동안 대교협이 보여준 사업관리능력은 이미 전문기관에서 검증되고 인정된 바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대학재정지원정책이 일반재정지원사업의 형태로 전환됨에 따라 사업의 시행주체도 대학의 자율적 협의체에 맡기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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