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명지전문대학 산학취업처 취업지원팀

김용원 명지전문대학 산학취업처 취업지원팀
김용원 명지전문대학 산학취업처 취업지원팀

취업하는 학생들을 분석해보면 대체로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고, 그것을 자기소개서에 적절하게 풀어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질문에 합당한 단어를 찾아낼 줄 알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지원하는 기업에 맞게 가공도 잘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은 인사담당자나 기타 취업전문가들이 쓴 자소서 참고서를 읽더라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다. 책에 나와있는 대로 해보려 해도 여기저기에서 막히고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 쓸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소위 ‘겉멋’을 잔뜩 부린 현학적 표현만 쓴다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직접 경험했던 직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면서, 핵심 단어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쉽게 말해 “자신이 어떤 것이든 다 잘할 수 있다”는 말은 반대로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과 동급으로 취급될 수 있으니, 이미지를 형상화 할 수 있는 핵심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지원 동기나 장래 포부는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일반론적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남들도 다 아는 극히 평범한 이야기를 자기소개서에 늘어놓은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일반적인 주장을 피력하는 것으로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형상화 할 수 없다. 자신을 타인에게 소개한다는 전제 하에서 기술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다 읽었는데도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면 문제가 커진다. 따라서 타인에게 소개한다는 큰 전제를 깔고, 자신을 객관화시킨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기획해야 한다. 한마디로 ‘남과 다른 나만의 역량’을 간파하고 차별화 해야 하는데, 종종 취업준비생들은 자기 소개서에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막막해 한다. 이유는 글감이 없기 때문이다. 글감이란 글의 주제를 뒷받침하면서 글의 내용을 이루는 재료인데, 좋은 글감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수식어로 자기소개서를 도배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입사하고 싶은 회사만을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을 구안·실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사담당자를 설득하려면 깔끔한 편집과 정리를 통해 끝까지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문가로부터 첨삭지도를 받아가며 고쳐 쓰기를 반복하는 게 좋다.

옛날에 아버지와 아들이 짚신을 삼아 장터에 내다 팔았다. 아버지의 짚신은 인기가 좋아서 한나절이 되기도 전에 모두 팔리는데 아들의 짚신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기술에 차이가 없는데…” 그 까닭을 물어도 아버지는 한사코 가르쳐 주지 않았다. 임종 때 아들이 애원하자 아버지는 힘없는 목소리로 "털, 털…."하다가 눈을 감고 말았다. 아들은 짚신을 다시 꼼꼼히 비교한 끝에 그 해답을 찾아냈다. 아버지는 짚신에 붙어 있는 잔털을 말끔히 다듬는 끝손질을 잘했던 것이다.

짚신장수 부자(父子)의 얘기는 퇴고(推敲)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꼼꼼히 체크하자. 우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서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잘못된 한자나 외래어 사용,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 한자성어 등도 감점 요인이다. 본인은 사소한 실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사담당자는 기본적인 능력을 의심하거나 성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