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25년이 됐다. 그 사이 양국은 ‘동반자적 관계’로 발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베트남 교육계가 한국 대학 교육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학교 간 MOU를 맺거나 공동 포럼을 개최하는가 하면 베트남 교육계 관계자들이 직접 한국을 찾아 대학을 시찰하기도 했다.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베트남 교육훈련부 차관단의 방문 일정을 취재하면서 그 열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베트남 사회과학원 소속의 한 교수가 보여준 모습이었다.

차관단 공식 일정을 마치고 그는 기자에게 따로 연락을 해 왔다. 베트남의 교육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마침 차관단 일정을 취재하며 베트남의 고등교육이 궁금했던 차였기에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돌아오는 화요일에는 귀국을 한다기에 급히 일요일 오후로 시간을 잡았다.

그는 현재 베트남이 세계적인 산업 흐름의 변화로 유치원 과정부터 대학 과정까지 전 교육 과정에 있어 교육 내용을 새로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IT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시골과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곳에는 교육 장비가 부족해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또 그는 베트남의 직업교육에서 실습보다는 이론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 지적했다. 학교 내 실습실이 있기는 하지만 기자재가 옛 것이다 보니 교수자들이 실무보다 원리를 가르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베트남은 이 점을 문제라 인식하고 현재 이론 70%, 실습 30%로 진행되는 직업교육을 실습 70%, 이론 30%로 실시하도록 정책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 교육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베트남 교육이 더 발전하기 위한 방안과 이 과정에서 한국 교육계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교육의 어려움을 한국과의 협력으로 해결해나가고 싶다는 의미였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베트남 교육 관계자로선 산업체에서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하고, 실제 현장을 모방한 실습실을 갖춘 한국의 전문대는 꽤 성공적인 직업교육을 하고 있는 기관이라 여겨졌을 것이다.

2015년 KOTRA의 호찌민무역관이 쓴 ‘베트남 교육시장 커진다’는 글을 보면 베트남의 교육수요는 증가하고 있고 베트남에는 400개가 넘는 고등교육을 위한 해외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나 여전히 해외 협력 기관을 찾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반 교육보다는 직업이나 기술교육이 유망하다고 이 글은 밝히고 있다.

한-베 교육협력은 양국 대학들이 모두 원하는 바다. 한국의 대학들 역시 베트남 대학과의 교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해외 유학생 유치, 해외취업 확대, 교육 프로그램 수출을 통해 대학 경영의 활로를 모색하고자 함이다. 베트남 교육계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금 이때, 양국의 교육교류를 확대해 한-베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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