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 존재감 올려놓은 ‘경영통’
“세계 최고의 특성화 대학 만들겠다”…‘특성화집중육성학부(과)’ 추진

황운광 총장은 LG그룹에서의 34년 경영 경력, 우송대에서의 대학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림대학교를 세계 최고의 특성화된 전문직업교육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황운광 총장은 LG그룹에서의 34년 경영 경력, 우송대에서의 대학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림대학교를 세계 최고의 특성화된 전문직업교육기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황운광 대림대학교 총장은 LG그룹에서 34년간의 경영 경력을 가지고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 부총장, 우송대 국제교류부총장으로 고등교육계에 입성했다.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이 현재의 존재감을 갖는 데에는 황 총장의 공헌이 지대했던 만큼 그는 ‘진짜 경영통(通)’이다.

이러한 덕분에 황 총장은 지난해 대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중량감이 남달랐다. 장기 비전에만 매달리다, 단기적인 목표를 소홀히 하면 ‘망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대학 혁신성장’과 ‘신입생‧유학생 모집, 재정자립 기반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황 총장의 ‘경영 노하우’를 직접 듣기 위해 대림대학교를 찾았다.

- LG그룹의 성장과 황 총장이 함께했다.
“부친을 포함해서 모든 형제가 대학 교수였다. 저만 유학도 가지 않고, 교수도 한 적이 없다. 당시 금성사(현 LG전자)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응용 신제품이 나왔는데 저에게 두 번째 모델을 만들자는 제안이 와, 선택을 했다. 부친이 여러 차례 유학길을 선택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당시 故 최순달 LG전자 중앙연구소 연구소장이 ‘황군이 하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응용이 세계적으로 유망한 연구 분야이며 황군의 실력이 독보적’이라며 부친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결국 부친이 ‘너는 그 길을 가라’고 하셨다. 우송대 부총장으로 부임하기 석 달 전에 부친이 돌아가셨다. 이제는 제가 교육계에 온 것이 하나의 숙명이라고 여긴다. 잘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림대학교 총장 임기 동안 잘 하려고 한다.”

-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에서 교육경영 능력도 탁월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LG그룹의 경험을 포함해 대림대학교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계획인가.
“LG전자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맡아서 경영에 대해 배웠다. 우송대에서는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의 부총장과 국제교류부총장을 겸직하며 대학 경영을 배웠다. LG전자와 우송대의 경험을 활용해 대학의 혁신성장과 지속가능성 확립, 이를 위한 정원 외 학생 모집, 유학생 유치 등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제8대 대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학생에게는 가장 가고 싶은 대학, 기업에는 졸업생을 기꺼이 채용하고 싶은 대학, 동문과 교직원에게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학을 만들겠다.”

- ‘가고 싶은 대학’이라. 어느 정도 변화가 이뤄졌는지.
“방향을 향해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입시지원율도 오르고 있고, 28개 학과 가운데 21개 학과가 입시 면접을 하고 있다. 내년도부터는 모든 학과에서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입시에서 면접을 하고도 지원율이 오른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보다 올해 1차에서 400명이 늘었다. 확실히 오려는 학생은 그 학과에 입학해서 무엇을 배워서 어떤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목표가 일관성 있게 연결이 된다. 이런 것이 면접을 통해 확실히 갈리므로 면접에서는 전공적합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런 학생이 취업에도 성공하고, 이것이 다시 후배 학생에게도 그대로 승계되는 ‘긍정적 선순환 구조’가 된다고 생각한다.”

- 본지 서밋을 통해 소개된 인천재능대학교 사례가 있다. 8등급 아래로는 지원을 못 하게 제한하는 모험수를 둔 것인데, 이게 지금의 인천재능대학교를 만들었다. 대림대학교 입장에서도 ‘전체 학과 면접 실시’가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이기우 총장님은 10여 년간 인천재능대학교를 지금의 위치까지 잘 가꾸어 오셨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입안해도 총장이 오래 재임해야 경영의 일관성이 유지돼 이를 실천하고 대학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2년 임기의 전문대학 총장들이 많다고 들었다. 좋은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실천이 관건이라고 본다. 입시에서의 면접 실시는 전에 있던 대학에서부터 갖고 있던 소신이고 이를 통해 전공적합성과 인성이 좋은 학생을 선발해 잘 교육시켜서 잘 취업시키는 선순환이 계속돼야 한다. 저는 총장 임기 동안 학생이 가고 싶은 대학, 기업에서 채용하고 싶은 대학을 잘 만들겠다.”

- 대기업과 일반대, 전문대학. 거버넌스 측면에서 차이점이라면.
“기업과 학교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영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 차이는 학생 교육기간만 봐도 대학은 2~4년으로 회임기간이 장기적인 데 비해 기업은 대개 1년으로 비즈니스 사이클이 짧은 장점이 있는 반면,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은 후불이 일반적이고 대학은 선불을 받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문대학은 급변하는 외부 직업 환경에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데 학교가 기업보다 속도가 더디다고 생각한다.”

- 자율개선대학으로 일반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올해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통해 대림대학교 자율개선대학 선정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구성원 모두의 노력의 결과다. 기본역량 진단의 발전계획 및 성과 지표부터 교육성과 지표까지 6개 항목, 16개 지표는 대학운영의 전반적인 교육역량의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지표라고 생각한다. 대외적으로 교육역량이 매우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은 것이며 이에 머물지 않고 3주기 진단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자율개선대학의 일반재정지원금으로는 특성화집중육성학부(과)의 차별화된 특성화 추진을 통해 대학의 혁신성장을 꾀하고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높이기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 대학 중장기발전계획 ACE Daelim 2023의 7대 전략과제 및 핵심성과지표를 더욱 강하게 추진해 세계 최고의 특성화된 전문직업교육기관을 달성하겠다.”

- 학위가 필요 없는 시대로 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학위의 중요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 입학생이 줄고 있으며, 언젠가는 대림대학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입시에서 경기도권 전문대학들도 미달을 경험했다. 올해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나중에는 수도권 일반대학에서도 미달학과가 나올 것이다. 우선 여기에 대응하려면 학령인구가 줄더라도 대학을 유지할 수 있게 재정적으로 자립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 정원 외 학생 모집에 답이 있다. 외국인 유학생 교육, 산업체 위탁 교육, 일학습병행 교육, 평생교육 등 현 수준은 미미하나 이를 지속적으로 키운다면 미래에는 대학 재정에 상당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현재 있는 직업들의 상당수는 없어질 것으로 본다. 새로운 직업 또한 생길 것이다. 학문 위주의 일반대와 미션이 달라 전문직업교육을 시켜야 하는 전문대는 이러한 직업의 변화에 맞추어 대학의 학과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 직업 변화에 일반대보다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체계와 체질을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 일반대와 다르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전문대는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즉 취업처별로 필요로 하는 교육을 시켜 채용과 동시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특성화를 하려면 자율성 있게 해야 한다. 학부(과)별로 새로운 차별화된 진출직무를 찾아내는 특성화를 실행하고 여기에 맞춘 특성화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해 특성화된 전문직업인재 양성과 학생이 원하는 취업을 달성시켜 이러한 성과가 우수한 신입생 모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체계를 만들 것이다.”

- 총장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인재상은.
“대학에 와서 전문 교육뿐 아니라 ‘인성교육을 하자’ 생각했다. 지난 학교에서부터 느낀 것이다. 인성교육이라면 가정교육이나 초‧중‧고에서 이미 됐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전문교육을 시키는 대학에서 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도 했다. 결론적으로 대학에서 인성교육을 안 하면 안 된다. LG에 있을 때,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하는가를 두고 회의를 한 적이 있다. 갑론을박 끝에 우리가 잘 뽑은 사람이 누구일까라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 임원이 돼 있는 사람이다. 이들의 특징이 무엇이냐. 인성이 좋은 사람이다. 구성원들과 협업을 잘 하고, 남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LG에서 인재를 수없이 이런 기준으로 채용했다. 요새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렇게 사원을 채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학생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입생과의 대화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다. ‘자기의 꿈을 비전으로 만들어라. 인성을 연마해라. 인성은 교실에서 강의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 자기 자신의 실천으로만 이뤄지는 것이다. 2~3년 배울 전문지식이나, 실무능력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잘 연마하면 성공할 수 있으며 이미 리더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이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전문지식, 실무역량을 갖춘 기능인뿐 아니라 모든 일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새로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올바른 자세와 사회생활을 함께할 수 있는 올바른 인성을 갖춘 전문직업인이 됐으면 한다.”

- 끝으로 ‘어떠한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지속가능성을 확립한 대학 총장으로 기억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대학진학률 감소라는 잘 알려진 도전 외에 향후 4차 산업혁명뿐 아니라 계속 다가올 많은 산업계의 변화에 따른 기존 직업의 소멸과 새로운 직업의 출현에 따른 변화를 전문직업교육기관으로서 때맞춰 대응해야 하는 생존의 과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말 것이다.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첫째, 정원 외 등록금 수입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 체계를 갖춰 재정적으로 자립 경영의 기반을 만들고 둘째, 산업계의 변화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학과포트폴리오 메인터넌스 체계를 갖춰 미래 산업계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체계와 체질을 만드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대학, 구성원이 행복한 대학이 됐으면 한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황운광 총장이 대림대학교 중장기발전계획인 ACE Daelim 2023의 7대 전략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발행인(왼쪽)과 황운광 총장이 대림대학교 중장기발전계획인 ACE Daelim 2023의 7대 전략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황운광 총장은…
서울대 공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LG그룹 공채로 입사했다. 1982년 LG전자 중앙연구소와 1983년 미국 실리콘밸리 R&D센터에서 근무했다. 2002년 PC사업부장(LG전자 부사장), 2003년 정보통신사업본부 CDMA사업부장, 2005년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장, 2009년 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우송대 국제교류부총장, 2013년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 부총장으로 교육계에 발을 들였다. 지난해 제8대 대림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발행인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김의진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