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훈 소셜혁신연구소 소장(행정실무과 교수)

안지훈 소장. (사진=허지은 기자)
안지훈 소장.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한양여자대학교에는 좀 독특한 연구소가 있다. ‘소셜혁신연구소’가 그것이다. 이곳은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곳으로 소셜벤처 생태계 구축을 돕고, 소셜벤처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협의체를 만드는 등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소셜벤처뿐 아니라 더 크게는 공공혁신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이다. 지난 16일에는 한양여자대학교와 서울시내 30여 개 특성화고등학교가 사회적 경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안지훈 소장이 주축이 된 소셜혁신연구소는 지난 7월 설립돼 활동을 해왔으며 오는 28일 정식 개소식을 갖는다. 소셜혁신연구소가 소셜벤처에 주목한 이유는 소셜벤처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믿기 때문이다.

“소셜벤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입니다. 공공서비스를 대체하는 일을 하죠. 그런데 일반 기업이 공공서비스를 대체하는 경우 영리에만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은 설립 목적 자체가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있고, 또 해산 시 국고로 귀속되기에 영리에만 빠지지 않습니다. 또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 집단은 특성상 혁신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소셜벤처를 설립한 이들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니까 혁신을 위해서는 노력하고요. 이러한 소셜벤처의 동력이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본래 정당에서 대학생을 위한 정책을 만들던 안 소장은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던 2014년, 성동구청 정책보좌관으로 있으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는 정책에 관심을 갖고 연구했다. 2016년에는 구정기획단장으로 일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한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힘썼다. 실제로 이러한 노력으로 성동구 성수동은 ‘소셜벤처의 성지’ ‘한국의 브루클린’ 등으로 불리게 됐고,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발돋움했다.

그러던 그가 한양여자대학교로 오게 된 것은 성동구청과 함께 의류패션사업 육성 등 민‧관‧학사업을 펼치던 한양여자대학교가 청년기업가와 소셜벤처 육성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좋은 사회를 만드는 일을 계속 하고 싶었는데, 사회적 가치가 실현된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에서 그 모델이 창출돼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또한 전문대는 직업교육 트랙에서 이탈하는 학생들 문제, 정부의 전문대 패싱 경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런데 2014년부터 한양여자대학교는 사회적 경제를 활용한 특화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산학디자인센터도 만들었고요. 이러한 서로의 생각이 맞아떨어져 한양여자대학교 내에 소셜혁신연구소가 세워지게 된 겁니다.”

현재 연구소는 한양여자대학교, 성동구청과 함께 ‘소셜벤처 이노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190명이 듣는 온·오프 혼합형 강좌다. 소셜벤처와 사회적 경제를 설명하는 데 유명 소셜벤처 대표들이 나섰다.

“전문대 학생들, 특성화고 아이들을 위한 강의를 연다고 하니까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소셜벤처 대표들이 강의에 나서줬습니다. 이노스쿨을 통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게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달하고자 했어요. 더 나아가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시킬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이노스쿨의 목적입니다.”

안 소장은 소셜혁신연구소를 통해 앞으로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일을 벌일 계획이다. 연구소도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체계적인 연구를 하는 곳으로 만들 생각이다.

“소셜벤처들의 생태계가 튼튼해지고, 실질적인 정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생각입니다. 또 공공혁신, 도시재생, 생활 SOC, 포용도시 사업을 혁신 정책으로 개발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소도 학교 내 연구기관이면서 동시에 대외적으로도 독자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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