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현 대전대 부총장, 디지털 혁명 시대에는 ‘통합적‧융합적’ 교육 중요
린 파스케렐라 미국대학협회 회장, 고용주 조사 결과 ‘교차 스킬’ 강조
파나이오티스 카넬로스 세인트 존스 칼리지 총장 ‘인문 교육’으로 미래 대비 해야

장호성 대교협 회장(단국대 총장)이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명섭 기자
장호성 대교협 회장(단국대 총장)이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공동주최하고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주관한 ‘2018 국제 교양교육 포럼’이 21~22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21일 진행된 포럼의 두 번째 기조강연은 ‘미래사회와 교양교육’을 주제로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강연자들은 한목소리로 대학이 취업기관의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급속도로 변하는 미래사회에 생존할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역설적으로 과거부터 축적된 교양교육을 통해 의사소통, 창의,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 능력 등을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기조강연자로 나선 손동현 대전대 부총장은 ‘문화전환시대의 교양교육’을 중심으로 강연을 펼쳤다. 손 부총장은 ‘디지털 혁명’에 의해 야기된 사회문화적 변화의 주요양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그 변화의 결과로 나타난 지적 지형의 변모를 분석‧해석한 후 이 변모에 뒤따르는 새로운 교육적 수요를 밝혔다. 이어 대학교육의 구조변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고, 새로운 대학교육에서 교양교육이 떠맡아야 할 역할 및 의의를 검토했다. 

손 부총장은 대학의 교육구조는 기초학문의 여러 분야가 균형 있게 교육되도록 재구조화돼야 새로운 정보사회가 요구하는 지적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적 수요란 다차원적인 동시에 통합적‧융합적 사고능력에 대한 요구”라며 “이러한 능력이 창의적 능력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과 연계되지 않은 기술은 이제 예상하기 어렵다. 오늘날 산업 구조가 바뀌는 것도 당연하다”며 “이런 맥락에서 통합이라는 현상이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업은 새로운 산업 분야 찾고 있고, 시간 효율적으로 충족시키는 분야 찾고 있다”면서 “대학은 지식을 생산하고 보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대학 교육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양교육은 이러한 통합적‧융합적 교육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며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손 부총장은 “고등교육의 목표 새로 설정해야 한다. 정보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지적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이다”며 “유용한 정보와 유용하지 않은 능력, 비판적 사고, 합리적 커뮤니케이션 능력, 창의적 사고 능력 등을 함양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는 통합적 사고를 통해 가능해 진다”고 밝혔다. 

린 파스케렐라(Lynn PASQUERELLA) 미국대학협회 회장은 ‘21세기 교양 교육: 미래를 위한 교육’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파스케렐라 회장은 “미국에서는 고등교육의 상품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등교육의 유일한 가치는 취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장 큰 과제는 교육과 경제적 분리해야 한다”며 “오늘날의 학생들을 미래에 대비하도록 새로운 경로를 개척해야 한다. 미국대학협회는 ‘포용적 교육 수월성’을 교양교육과 연계한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면서 “글로벌 지식경제 사회에서 기업들은 교양교육을 원한다는 사실이 최근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고등교육 기관과 기업고용주 500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미래의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기술, 문화적 역량, 교육적 경험이 중요한 가치라고 답했다”며 미래사회에서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탈산업, 지식기반의 경제 세계에서 모든 학생들이 직장에서 성과를 내도록 ‘효과 높은 연습과정(high-impact practiecs’을 들을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변경해야 한다”며 “이는 대학은 생산적 시민으로 교육할 의무가 있다. 학생들이 직업에 대해 생각하고, 직장경험을 습득하고, 학습내용을 적용할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 고등교육 기관은 교육 대상에 해악을 미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술과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교양교육이 가진 사명의 일부일뿐”이라며 “문학, 철학, 음악, 예술 등을 통해 인간의식을 조명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온전히 번성하게 한다. 개인 그리고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경험을 풍부하게 하며, 인간 존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밝혔다. 

끝으로 파나이오티스 카넬로스(Panayiotis KANELOS) 세인트 존스 칼리지 총장은 ‘포스트 모던 세계에서 교육에 대한 낡은 접근 방식’에 대해 강연했다. 카넬로스 총장은 교양교육을 자연과학 및 인문학에서 시행하는 것이 오늘날의 경제 체계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카넬로스 총장은 고대 그리스 교육의 전통을 살펴보며, 교양교육의 역사를 소개했다. 그는 “헤르메스(Hermes]는 발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전하는 신이었다”며 “오늘날 우리는 헤르메스의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교육은 글로벌 경제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면서 “문제는 교육 성격상 변화 느리다는 점이다. 대학을 보면 현재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일어난 경제발전 따라가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경제포럼의 2016년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를 인용하며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AI(인공지능)이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학은 직업능력  스킬보다 미래 사회에 적응할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인트 존스 칼리지가 필수 과정으로 운영하는 서양 고전 읽기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카넬로스 총장은 “학생들은 토론, 번역, 저술, 실험, 수학적 시연, 음악적 분석을 체득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교육한다”며 “이는 기술 선구자들이 몸소 보였듯이 역설적으로 가장 오래된 교육의 형태로, 학생들이 미래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도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1일에 이어 22일에 열리는 ‘2018 국제 교양교육 포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진행되며, △교양교육 개념의 변화 △교양교육의 수월성 △교양교육의 운영과 평가 △교양교육과 기업의 미래 인재상 등을 주제로 네 개 세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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