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 교양교육의 재발견’ 주제로 국제 교양교육 포럼 열려
김도연 포스텍 총장, “직업능력 중요… 평생 배우는 능력 지닌 사람 길러내야”
게오르그 크라우쉬 JGU 총장, “연구중심수업 초점… 다양한 경험 쌓도록 지원해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1~22일 ‘변화의 시대, 교양교육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2018 국제 교양교육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사진=한명섭 기자]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1~22일 ‘변화의 시대, 교양교육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2018 국제 교양교육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미래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인 대학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기도 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1~22일 이틀간 롯데호텔 서울 사파이어 볼룸에서 ‘변화의 시대, 교양교육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2018 국제 교양교육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포럼 시작 첫 번째 기조강연에는 김도연 포스텍(Postech) 총장이 ‘미래사회와 대학교육’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기조강연 두 번째 연사인 게오르그 크라우쉬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대(JGU: Johannes Gutenberg University Mainz) 총장은 ‘미래를 위한 대학교육-연구중심수업’에 대해 발표했다.   

■ 직업능력, 지식보다 지혜, 사회‧정서적 역량 갖춘 인재 키워야 = 우선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3가지 측면에서 향후 사회의 변화 방향을 들여다봤다. 첫째,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총장은 “앞으로 25년 후에 일어날 일은 모르겠지만 5년 후 상황은 짐작할 수 있다. 65세 이상 인구비율을 놓고 보면, 2017년 8월 기준 한국 14%, 일본 27.7%다. 2050년이 되면 한국 36%, 일본 40%로 추정된다”며 “실제로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120세까지 살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바뀔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둘째, 연결사회에서 초연결사회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총장은 “인터넷 연결점을 보면 1993년에 1백만을, 2008년에 70억을 넘으면서 전 세계 인구수를 넘게 됐고, 2018년 현재 200억 이상이다. 2020년이 되면 500억에 달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사람과 사람, 기계과 기계, 기계와 사람이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세 번째로 인간사회에서 인간과 기계가 합쳐서 사는 사회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퀀텀컴퓨팅과 ‘아티피셜 인텔리전스(Artificial Intelligence: 24시간 일하고 공부하는 것)’로 인해 인간과 기계가 공감하는 사회가 된다는 얘기다.

김도연 포스텍(Postech) 총장이 ‘미래사회와 대학교육’을 주제로 첫 번째 기조강연 연사로 나섰다.[사진=한명섭 기자]
김도연 포스텍(Postech) 총장이 ‘미래사회와 대학교육’을 주제로 첫 번째 기조강연 연사로 나섰다.[사진=한명섭 기자]

김 총장의 예상대로 흘러간다고 하면 대학교육은 과연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인가. 김 총장이 제시한 해법은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직업능력(employability)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 총장은 “초장수 시대가 예상됨에 따라 대학졸업 후 적어도 70년 정도 사회‧경제적 생활을 해야하고, 그러려면 적어도 5~6회 이상 직장을 바꿔야한다는 게 미래학자들의 얘기다”면서 “첫 번째 직장을 구하는 데 쓸 수 있는 역량과 마지막 직장을 구하는 데 쓰는 역량을 대학에서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이제는 대학 교육을 통해 평생 배우는 능력을 지닌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는 의미다. 

다음으로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그동안 대학 교육이 지식 전달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지혜를 키워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궁극적으로 대학 교육은 학생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꼽은 것은 사회‧정서적 역량이다. 김 총장은 “지금까지의 대학 교육이 인지적 영역, 즉 지식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학생들이 자기관리와 자기제어가 필요한 사회‧정서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학교육의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사회‧정서적 역량은 스스로의 감정과 정서를 이해하고 다스려 긍정적인 인생을 살면서 타인을 배려해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역량을 가리킨다. 

교양교육을 선도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교양교육 관계자 및 대학 총장, 국내 대학 교양교육 전문가 등이 2018 국제 교양교육 포럼’에 참석했다.[사진=한명섭 기자]
교양교육을 선도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의 교양교육 관계자 및 대학 총장, 국내 대학 교양교육 전문가 등이 2018 국제 교양교육 포럼’에 참석했다.[사진=한명섭 기자]

■ ‘연구 중심 수업(research-oriented teaching)’에 방점 둔 학사과정 운영 ‘주목’ =  게오르그 크라우쉬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대 총장은 실용적인 측면에 방점을 두고 두 번째 기조강연에 나섰다. 크라우쉬 총장은 교수 전략(Teaching Strategy), 구텐베르크 티칭 카운슬(GTC: Gutenberg Teaching Council), 질 관리(Quality Management) 등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온 3만1500여 명이 재학하는 대학이라고 소개한 크라우쉬 총장은 “대학은 학생들에게 참여 기회를 최대한 부여할 수 있는 ‘연구 중심 수업(research-oriented teaching)’에 방점을 둬야한다”며 “이는 모든 학생들이 리서치에 참여한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취업 가능성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사실 두 개의 요소는 상충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우쉬 총장에 따르면 연구라는 것은 △질문을 제기하는 능력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능력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게 리서치의 핵심이다. 이 점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라며 “절차에 대해 질문하고 학생들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면 앞으로 취업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어떤 조직이나 사회에서 일하든지 필수적인 잠재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크라우쉬 총장은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학생들이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하는 대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런 차원에서 크라우쉬 총장은 “우리 대학은 다학제적 과정들을 개설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며 “미래 세대가 국제화된 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외국 대학과의 융복합‧이중학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게오르그 크라우쉬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대(JGU: Johannes Gutenberg University Mainz) 총장은 ‘미래를 위한 대학교육-연구중심수업’에 대해 발표했다.[사진=한명섭 기자]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게오르그 크라우쉬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마인츠대(JGU: Johannes Gutenberg University Mainz) 총장은 ‘미래를 위한 대학교육-연구중심수업’에 대해 발표했다.[사진=한명섭 기자]

교수역량을 높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어떤 교수가 처음 합류하게 되면 경력 교수는 물론 의무적으로 (교수역량 관련) 교육을 받아야한다. 또한 사회계열학과나 자연계열과학 등 다른 학문 영역의 교수더라도 동료 간 학습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다”고 전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티칭 카운슬(Teaching Council)이다. 이 조직은 총장이 직접 임명한 교수 전문가와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학생들(2명), 외부 자문위원(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다. 이들이 함께 모여 교수 부분의 발전을 위한 혁신적 교수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관련된 조언을 제공하는 게 티칭 카운슬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크라우쉬 총장은 “우리 대학은 최초로 시스템을 인정받은 대학”이라며 “독일에서 모든 교과과정은 5년마다 인정을 받아야한다. 이를 위해 외부심사기관이 들어와 적합성 여부를 평가하거나, 내부인증기관 중 품질보증개발센터 코스웍이 있어 특정표준과 부합하는지 등을 따져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학습 및 수업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본교 전반적으로 표준화된 수업 전략 개발 및 시행 △시스템 인증 및 과목, 수업 및 시험 절차의 체계적인 평가 방식 도입 △수업, 학술적 교수법 및 과목 구성을 개선할 전략적 도구로써 GTC 수립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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