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사회 열어 이사‧교수‧직원‧학생‧동문 총장후보추천위원에 포함 결정
현 총장 23일 임기 만료, 업무 공백 불가피… 박영국 대외협력부총장 대행체제 운영

경희대 본관
경희대 본관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경희대가 개교 69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총장 선출방식을 도입한다. 기존 총장 선출 형태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후보를 공모하고 소정의 심사 절차를 거쳐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법인 이사회를 열어 총장 선정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하는 형태였다.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21일 이사회에서 법인 측 공영일 이사장‧조여원 상임이사와 ‘총장선출 범경희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간에 단일안으로 합의한 총장선출제안에 대해 원안 그대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의견이 모아진 총장선출안을 보면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수는 이사 5인, 교수 15인, 직원 5인, 학생 5인, 동문 5인으로 구성된다. 이사‧교수‧직원‧동문위원은 각각 이사회‧교수의회‧노동조합·총동문회 추천을 받고, 학생위원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 추천을 받는다. 의결방식은 공모에 의해 지원한 후보자 검증 후 검증 후보자 전원을 구성원 투표에 회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구성원 투표 방식은 교수‧직원의 직접 투표와 학생‧동문의 간접 투표로 진행되며, 연기명식 투표(3배수로 선정)를 통해 확정된 인원을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가 그중 1명을 선임하기로 해 이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경희대는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해 넘어야할 산이 만만찮다. 당장 공영일 이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30일까지로, 구성원 모두의 민주적 참여를 통한 새로운 총장 선출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가 많은 게 아니다. 게다가 경희대 역사상 총장선출제가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 참고할만한 과거 데이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범대위 이성근 위원(교수의회 의장)은 “전임 교수의회 회장이 마련한 대학평의원회안을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반년 동안 진행해 온 법인과의 총장선출제 논의의 큰 틀이 확정됐다. 법인과 범대위 모두 상이한 입장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단일안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긴 시간 격론 끝에 가까스로 합의했다”며 “이제 교수들의 의견을 모아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일정을 비롯해 구체적인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늦은 감이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 대학구성원이 총장선거에 참여하는 기본적 틀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현재 조인원 총장의 임기가 23일로 만료됨에 따라 상당 기간 행정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희대는 당분간 박영국 대외협력부총장(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총장대행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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