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엄상현 중부대 총장, “학생들 열심히 가르치고 잠재력 키워 1등 대학으로 만들겠다”
[심층대담]엄상현 중부대 총장, “학생들 열심히 가르치고 잠재력 키워 1등 대학으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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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10월 4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 대한민국 대학배구사에 신화가 탄생했다. 중부대 배구부가 ‘2018 KUSF(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성균관대를 3 대 1로 누르고 우승한 것. 중부대 배구부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앞서 정규리그 1위도 차지했다. 이에 창단 이후 최초 통합 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엄상현 중부대 총장은 9월 취임한 뒤 중부대 배구부의 성공 스토리에서 학교의 미래와 비전을 찾았다. 무슨 의미일까? 시계추를 돌려보자. 때는 2012년 7월. 당시 건동대 폐교가 결정됐다. 중부대는 건동대 배구부를 인수, 배구부를 창단했다.

그러나 중부대 배구부는 소위 전통의 명문대 배구부가 아니다. 따라서 스타급 고교 배구선수들의 선호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중부대 배구부는 창단 6년 만에 명문대 배구부를 하나둘 넘어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어찌 보면 언더독(Underdog·스포츠에서 승리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의 반란이다.

비결은 조직력. 중부대 배구부는 비록 스타급 선수로 구성되지 않았지만, 조직력이 탄탄한 1등 팀으로 탈바꿈했다. 훈련과 연습의 결과물이다. 엄 총장은 이것을 주목했다.

엄 총장은 “중부대 배구부의 스토리를 일반 교육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학생들을 4년간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키워 중부대를 1등 대학으로 만들겠다. 이를 통해 중부대가 대한민국 지역 대학이 살아갈 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 중부대 총장으로 취임한 것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중부대는 어떤 대학인가.
“올해 개교 34주년을 맞았다. 1983년 학교법인 중부학원 설립 인가를, 1984년 중부신학교 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실제 설립자가 인수하면서 중부대로 승격됐다. 중부대의 전신이 신학교이지만 현재는 신학교와 관련이 없다.”

- 설립자가 구상한 중부대의 목표가 궁금한데.
“훌륭한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설립자께서 중부대가 대학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 지금은 대학도 특성화시대다. 중부대의 특성화 분야는 무엇인가.
“중부대는 충청캠퍼스와 고양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다. 충청캠퍼스는 보건 계열, 바이오 분야가 강하다. 또한 충청캠퍼스에는 공공인력 양성을 위한 경찰경호학부를 비롯해 항공관광학부, 사범학부, 공연예술학부가 있다. 고양캠퍼스는 2015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했다. 올해 4년 편제가 완성됐다. 고양캠퍼스에는 글로벌비즈니스학부, 사범학부, 건축토목공학부, 소프트웨어공학부, 전기전자자동차공학부, 문화콘텐츠학부, 공연예술학부가 있다. 충청캠퍼스와 고양캠퍼스의 학생 규모는 비슷하다.”

- 캠퍼스가 두 개인 이유는.
“중부대는 충청 지역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지역 대학이 서울과의 거리에 따라 어려워지다 보니 설립자께서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고양캠퍼스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마침 당시 미군 공여지 개발을 위해 교육부가 대학 이전을 추진했다.”

- 그렇다면 중부대는 충청 지역 대학인가 아니면 고양 지역 대학인가.
“고민할 필요 없다. 둘 다 해당된다. 충청캠퍼스는 충청 지역에 맞게, 고양캠퍼스는 고양 지역에 맞게 발전하고 있다. 사실 충청과 고양이 모두 중부다. 충청은 남한의 중부이고, 고양은 통일 한국 시대의 중부다. 중부대 졸업생들은 중부인으로서 인성 등을 동일하게 갖추지만, 캠퍼스 특성에 따라 충청캠퍼스의 중부인과 고양캠퍼스의 중부인으로 차별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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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캠퍼스에는 주로 충청 지역 학생들이 오나.
“그렇지 않다. 수도권 학생들이 많이 온다. 수도권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권, 경기권 통학 버스가 잘 배치됐다. 또한 신입생들은 전원 기숙사 입사가 가능하다.”

- 중부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됐다. 자율개선대학 선정 효과가 있었나.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가 좋지 않았다.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노력의 결과가 자율개선대학 선정으로 이어졌다. 2019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이 9 대 1 수준을 기록했는데 충청권에서 제일 높았다.” 

- 자율개선대학 선정만으로 경쟁률이 높다고 볼 수 없을 텐데. 
“중부대는 학과가 다양하고 개성이 있다. 고교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할 때 이런 부분을 감안하는 것 같다.”

-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방안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내용적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예전부터 얘기가 있었다. 수업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 학생 중심으로 토의하고, 학생들의 창의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원격강의 확대도 구상하고 있다.”

- 1984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2010년까지 교육부에서 근무했다. 교육부 시절에 비해 다른 점은.
“교육부의 대학 행정은 규범적으로 접근한다. 바람직한 목표를 설정하고 대학들이 목표 방향으로 가도록 유도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현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대학은 규범보다 현실이 우선이다. 교육부 공무원 시절 대학을 보는 시각과 대학 총장으로서 정책을 보는 시각이 상당히 다르다.”

- 고등교육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우리나라는 대학을 거의 민간에 의존한다.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지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는다. OECD 자료에 나온다. 우리나라 정부가 초·중등 분야는 OECD 수준으로 투자한다. 하지만 대학은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 1인당 공교육비 수준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민간 투자 비율이 높다. 이를 정부가 개선하지 않으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대표적으로 사립대 등록금을 10년 이상 동결시키고 사립대에 요구하는 사항이 많다.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 사립대는 등록금 외에 재원 마련이 어렵다. 등록금은 동결시키고 교육의 질을 높이라고 하니까 불가능하다.”

- 대학구조조정 정책은 어떻게 보나.  
“정부가 학생 정원을 강력하게 축소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원래 감축 계획 규모만큼 시행하지 않았다. 다음 학년도부터 학생들이 2만 명씩 감소한다. 자연적으로 정원 자체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억지로 줄이려고 하지 않아도 정원이 감소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교육적 입장에서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모두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교양과목을 하나라도 더 배워 삶을 조금 더 낫게 이해할 수 있다면, 누구는 가고 누구는 가지 말라고 말할 권리가 누구한테 있겠나. 대학에 가려는 사람이 많으면 대학에서 받아주는 게 옳다. 고등교육 기회를 원하는 만큼 주는 것이다.”

- 말씀하셨듯이 사립대들의 재정이 어렵다. 중부대도 마찬가지일 텐데 재임 기간 동안 중부대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다행스럽게도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됐다. 자율개선대학은 별도 평가 없이 2019년부터 3년간 정부 지원을 받는다. 올해보다 좋은 재정 상황에서 시작할 수 있다. 앞으로 모든 시스템을 점검하고 교직원들과 합심해 학교발전계획을 만들 생각이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현재 전국에서 12개 대학이 배구팀을 보유하고 있다. 3월부터 10월까지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가 열렸는데 중부대가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배구연맹 관계자가 ‘스타급 고교 졸업 배구선수들은 전통의 배구 명문대에 진학한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중부대에 온다. 그런데 소위 일류가 아닌 학생들이 중부대에 와서 열심히 수업 듣고 배구 훈련을 해 전국 1등을 했다. 조직력이 탄탄할 수밖에 없다. 4년 동안 그렇게 키워냈기 때문이다’라고 칭찬했다. 전체 교직원들한테 배구부 사례를 갖고 중부대를 1등 대학으로 만들어보자고 강조하고 있다.”

- 아주 좋은 생각이다. 3등 학생이 입학해서 1등 학생으로 졸업하면 된다. 배구부가 1등을 했듯이 학생을 그렇게 키우면, 중부대는 10년 내 충분히 일류 대학이 될 수 있다.
“얼마나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중장기발전계획에 포함시킬 생각이다. 학생들이 중부대에 와서 고교 졸업 때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잠재력을 스스로 확인하고 키워서, 지덕체를 균형 있게 갖추도록 교육시킬 생각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갈 수 있는 준비를 4년 동안 해주고자 한다.”

- 중장기발전계획은 어떻게 만들 생각인가.
“철저히 실천형 중장기발전계획을 만들고자 한다. 모든 부서에 5개년 계획 작성을 지시했다. 2019년 3월에 5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어떤 스타일의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CEO형+학자형이고 싶다. 관료형은 되고 싶지 않다. 교육부 과장 시절 위임형으로 바뀌었다. 중부대에서도 부총장에게 대부분 위임하고 대외적인 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물론 방향 설정은 할 것이다. 또한 행정도 중요하지만 대학은 기본적으로 교육·연구기관이다. 말하자면 교육과정이 핵심이다. 항상 교육과정을, 즉 학생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수행할 것이다.”

본지 이인원 회장(왼쪽)이 엄상현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인원 본지 회장(왼쪽)이 엄상현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엄상현 총장은...
서울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교육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28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뒤 교육부 대학행정지원과장, 학술학사지원과장, 국제교육협력담당관, BK21 기획단장, 학술연구정책실장,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올 9월 중부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이인원 회장 / 사진=한명섭 부국장 / 정리=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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