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사법은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아니다
[사설] 강사법은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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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국 사립대 총장들과 만났다. 당시 정기총회 참석 총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재정 임계점에 와 있다”며 탄식과 우려를 표했다. 유 장관은 “(강사법 개정안이)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즉시 대학들과 재정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강사법 지원 재정을 내년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 사립대 총장들의 만남은 약 20분에 불과했지만 최대 화두는 강사법이었다. 

2011년 11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이것이 강사법의 시작이다. 당시 강사법의 골자는 시간강사에게 교원으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시간강사’의 명칭을 ‘강사’로 변경하며, 강사 임용기간을 1년 이상으로 정한 것이다. 강사법은 2013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강사법은 대학들에도, 시간강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대학들은 임용기간을 1년 이상으로 정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호소했다. 시간강사들은 처우 개선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특히 시간강사의 대량해고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결국 강사법은 2012년 12월 11일, 2013년 12월 31일, 2015년 12월 31일 연이어 유예됐다. 2017년 12월 29일 재차 유예되면서 시행일이 2019년 1월 1일로 연기됐다.

강사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교육부는 강사법 개선을 목표로 ‘대학 강사 제도개선 협의회’를 구성했다. ‘대학 강사 제도개선 협의회’는 18차례 회의를 거쳐 9월 3일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 위원장은 개선안을 토대로 10월 10일 강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교육위는 11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위원장의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위원장의 개정안은 △서면계약으로 강사 임용 △강사 재임용 절차 3년까지 보장 △방학 기간 임금 지급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2019년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그런데 논란의 불씨가 강사법 개정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재임용 절차 3년까지 보장’이 시간강사의 신분안정화를 한층 향상시켰지만 반대로 대학들의 부담도 가중시켰다. 이에 대학들은 시간강사 임용을 최소화하고, 전임교원 강의시수를 늘릴 방침이다. 이는 시간강사들의 대량해고를 의미한다.

또한 강사법 개정안이 대학가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대 학장·대학원장들은 강사법 개정안이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면 강사법을 핑계로 대학이 구조조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의아하다. 어쩌다 강사법이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됐을까.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과 신분 안정화를 누가 마다하겠는가. 관건은 예산이다. 대학들은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과 인하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물론 일부 대형 대학들은 적립금 규모도 크고, 정부 지원 성과도 좋고, 기부금도 많이 유치한다. 하지만 대다수 대학들의 형편은 녹록치 않다. 강사 임용기간을 3년까지 보장하려면 재정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한다. 교육부와 교육위는 강사법 지원 예산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와 교육위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기획재정부와 예산결산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상임위 협조 없이 강사법 지원 예산 확보는 불가능하다.

강사법 예산 지원을 단순히 대학과 시간강사 지원 차원에서 보면 안 된다. 대학들이 재정 부담에서 벗어나 강사 임용을 활성화하고, 강사들은 처우와 신분 안정화를 바탕으로 강의에 매진하면 대학교육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강사들이 최소 3년간 임용을 보장받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조속히, 속 시원히 해결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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