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사회, 교육부 제청, 대통령 임명 통해 최종 확정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오세정 전 의원이 ‘3수’ 끝에 서울대 총장 자리에 올랐다. 서울대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제27대 총장 최종후보자로 오세정 전 의원을 선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선거를 관장하는 총장추천위원회는 앞서 정책평가를 거쳐 오세정 전 의원과 이우일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정근식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교수를 총장후보자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정책평가에 따른 순위는 오 전 의원, 이 교수, 정 교수 순이었다. 이사회는 26일 최종후보자 3인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27일 논의 끝에 오 전 의원을 최종후보자로 확정했다. 14명의 재적이사 가운데 9명이 오 전 의원을 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 후보자가 된 오 전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아직 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이사회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남겼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 최종후보자
오세정 서울대 총장 최종후보자

교육부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이라는 절차가 남긴 했지만, 최종후보자인 오 전 의원의 총장 당선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다. 2010년 치러진 제25대 총장 선출 때만 하더라도 투표를 거쳐 최종 2인의 후보자를 선정한 후 제청·임명 절차를 밟았기에 최종 임명 전까지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14년 실시된 제26대 총장 선출부터는 이사회를 거쳐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하는 것으로 선출 체계가 변경됐다.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음은 곧 총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 전 의원은 이번 총장선거 기간 동안 줄곧 ‘태풍의 눈’이었다.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입성한 국회의원 자리를 내던지고 나왔다는 점에서다. 올해 상반기 실시된 제27대 선거에서 총장으로 내정된 강대희 의대 교수가 ‘미투’논란에 휩싸이며 자진사퇴해 재선거가 치러지게 되자 오 전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후보로 등록, 선거戰에 뛰어들었다.

오 전 의원은 선거 초반부터 ‘유력’한 총장 후보로 거론됐다. 앞서 열린 25대·26대 선거에 모두 도전했음에도 총장이 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당시 성적들이 ‘아쉬움’을 남길 정도로 좋았기 때문이다.

2010년 실시된 제25대 총장 선거에서는 아쉽게 탈락했다. 최종 당선자인 오연천 전 총장의 뒤를 이어 37.7%를 득표, 최종 후보 2인에 들었지만 52.3%를 득표한 오 전 총장에게 밀려 총장 자리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두 번째로 뛰어든 2014년 제26대 선거에서의 아쉬움은 더 컸다. 이사회에 추천된 3명의 최종후보자 가운데 학내 정책평가 성적이 제일 좋았고, 총장추천위도 1순위 후보자로 오 전 의원을 선정했지만 정작 총장이 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다. 당시 서울대 이사회는 공동 2순위로 추천된 성낙인 전 총장을 선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남대 이사장직을 지냈으며, 성 전 총장이 영남대 교수로 오래 재직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선택’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기도 했지만,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가 정책투표 1위를 차지하고도 안심할 수 없었던 것은 이 같은 앞선 선거 내용들에서 기인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추천순위가 뒤바뀐 26대 선거에서의 학내 반발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이사회가 결정을 뒤집긴 어려울 것이라며 오 전 의원의 당선을 낙관하기도 했다.

오 전 의원이 최종후보자가 됨에 따라 서울대는 또 다시 '경기고' 출신 총장을 맞이하게 됐다. 非경기고 출신 총장이 나온 것은 서울사대부고 출신이던 제22대 이기준 전 총장이 마지막이다.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후보자 오른 오세정 전 의원은? = 1953년생으로 경기고를 졸업, 서울대 물리학과를 거쳐 美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자연대학장, 기초과학연구원 원장, 전국자연대학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했지만, 이번 총장선거 과정에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현재는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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